[미디어원=이만재 기자] 국민연금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에게 정부 제도는 두 번 부담을 준다. 국민연금은 전액 소득으로 간주돼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고, 동시에 기초연금은 공적연금 연계감액 규정에 따라 줄어든다. 문제는 이러한 계산 방식이 실제 생활 여건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집이 없어 월세나 사글세로 살아가는 노인에게도 예외는 없다.
국민연금은 전액 ‘소득’…건보료는 계속 오른다
현행 제도에서 국민연금 수령액은 전액 소득으로 반영된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이 금액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산정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월 100만 원을 받는 노인을 생각해 보자. 이 금액은 그대로 소득으로 계산돼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이 된다. 국민연금이 물가 반영 등으로 조금 올라가면 건강보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다.
실제로 노인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 인상분의 상당 부분이 건강보험료 증가로 다시 빠져나간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연금이 올라가도 체감 소득은 거의 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기초연금은 ‘공적연금 연계감액’
기초연금 역시 국민연금과 연동된다. 공적연금 연계감액 제도에 따라 국민연금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줄어들 수 있으며 감액 폭은 최대 절반 수준까지 가능하다.
결국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경우
①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② 기초연금 감액 이라는 두 가지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생활비 구조’를 보지 않는다는 것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 생활비 구조를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전액 소득으로 계산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월세나 전세 비용, 의료비 등 필수 지출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은 소득 산정 과정에서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특히 집이 없는 노인의 경우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크지만 행정상 계산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서류상 소득은 같아도 실제 생활 여건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이 구조는 복지의 ‘역전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해 일정 금액을 받는 노인의 경우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고 기초연금 감액까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건강보험료 부담이 거의 없고 별도의 지원을 받는다.
또 국민연금 수령액이 소득으로 전액 반영되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의 연금을 받을 경우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 노인 가운데 상당수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 취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
국민연금은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연금이 그대로 소득으로 계산되면서 건강보험료 부담과 기초연금 감액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는 노인의 실제 생활 여건과 괴리를 보일 수 있다.
특히 무주택 고령층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론
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연금을 내지 않은 사람이 더 유리해지는 구조라면 그 제도는 이미 설계가 잘못된 것이다. 잘못 설계된 구조는 즉시 개선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