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독도인가

(미디어어원)2026년 3월 12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독도를 언급했다. 발언은 즉각 파장을 불렀다.
다카이치는 독도를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로 부르며 일본 영토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알려가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외교부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독도는 현재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왜 지금 독도인가.
지금 세계 정세는 긴박하다.
중동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호르무즈 해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월 14일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 항로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을 직접 거론했다.
동아시아 안보 환경도 긴장 상태다. 중국의 대만 압박은 계속되고 있고 일본은 대만 유사시를 자국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한반도 역시 군사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북한은 탄도미사일 10발을 동해 공해상으로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총리가 독도 문제를 다시 꺼냈다.
이 발언이 왜 지금 나왔는지에 대해 일본 주요 신문이나 외신, 그리고 한국 주요 언론 보도를 살펴봐도 뚜렷한 분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 정치의 흐름을 보면 하나의 맥락은 분명하다.
일본 정치에서 영토 문제는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다. 독도뿐 아니라 센카쿠 열도, 북방영토 문제도 필요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호출됐다.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 메시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일본 정치에서 강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자민당은 최근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고 다카이치는 강한 정치적 기반을 확보했다.
이런 조건을 함께 놓고 보면 이번 발언은 외교 문제라기보다 국내 정치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일본 정치에서 영토 문제는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상징적 이슈로 반복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지금의 국제 정세는 그런 정치적 계산을 반복할 때가 아니다.
중동 전쟁이 이어지고 에너지 해상로가 흔들리고 있으며 동북아 안보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필요한 것은 갈등의 확대가 아니라 협력의 유지다.
영토 문제를 정치적 도구로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방식은 양국 관계를 불필요한 갈등으로 끌고 갈 뿐이다.
지금 동북아에 필요한 것은 협력을 선택하는 책임 있는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