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좋은 리조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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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리조트의 불모지 아니야? 북경이나 상해를 빼면 좋은 호텔도 없다는데”
대답은, “No"
도연명과 구양수 등 중국의 대 문호를 길러낸 곳, 펄벅 여사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대지’의 집필을 마친 장소. 손으로 네모를 만들어 풍경을 담아보면 한 폭의 산수화가 완성되니, 이런 ‘여산서해풍경구(?山西海?景?)’ 의 그림 속 자리 잡은 휴식처는 오션 레이크 리조트다.

<탁림호>

#진정 이곳이 중국입니까?
강서성의 시하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장수 마을이라는데, 비결은 맑은 공기와 물이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는 사이, 버스는 리조트에 도착했다. 첩첩산중에서 모던함이 풍기는 건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입구 앞에 서자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내는데,
“안녕하십니까?”
낯선 중국 땅에서 들리는 한국어는 반갑지만 어색하다. 원래 있던 리조트를 한국 기업에서 리뉴얼했다고 한다. 시설 등이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편의 시설도 대폭 늘렸다. ‘니하오’ 를 기대했기에 아쉽지만, 중국에서 느껴진 한국의 위상에 어깨는 절로 올라간다.
리조트의 로비는 높은 천장과 은은한 노란색 조명으로 국내 5성급 호텔에 못지않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전통 등을 형상화한 긴 조명, 나뭇잎 모양의 천장 장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키를 받고 안내 된 방은 허니문 스위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허니무너를 위한 방이다. 침대에는 장미 꽃잎으로 만들어진 하트와 꽃다발을 안은 곰인형이 있다. 중국 한가운데 떨어져, 현지 처녀와의 로맨스라도 꿈꾸라는 얘기인가? 침대 정돈을 부탁하고 커튼을 열자 입이 떡 벌어진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자는 무릉도원(武陵桃源). 끝없이 보이는 험산준령과 파란 하늘은 이곳을 천혜의 휴식처로 이름 짓기에 부족함이 없다.
꽃잎이 어찌나 많은지 아직도 방을 정리하고 있는 하우스 키퍼를 뒤로 하고 리조트 구경에 나섰다. 리조트는 크게 숙소가 있는 리조트 존,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핫 스프링 존, 물놀이를 즐기는 워터 파크 존 세 개로 나뉜다.
프론트의 직원에게 물으니, 가까운 거리에 호수가 있다고 한다. 버스는 2인 이상일 때 제공한다는데, 운 좋게 다른 투어 팀에 끼어서 갈 수 있었다. 10여 분을 달리자 섬들이 보이며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보는데, 퍼뜩 드는 생각이 있다. ‘이곳은 내륙인데??’ 진정 이것이 호수인가! 바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호수였다.
섬의 수만 1660여개라고 하니,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도원경에서 즐기는 액티비티!
<집트랙>
리조트에 액티비티가 없다면, 앙고 빠진 찐빵! 다양한 액티비티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바다를 닮은 호수, 많은 섬이 있지만 외할머니 섬과 원숭이 섬, 민속촌 섬이 이곳을 대표한다. 가장 가까운 곳인 외할머니 섬은 배를 타고 10여분가량 달리면 볼 수 있다.
섬에는 매화나무로 이뤄진 미로가 있다. 아쉽게 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코끝에 스치는 매실 향기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미로를 뒤로하고 10분 거리의 집트렉 코스로 올랐다. 집트렉은 높은 나무나 길을 개척하기 어려운 곳에 줄을 연결해 매달려 가는 이동수단이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곳의 집트렉이 더 매력적인 것은 섬과 섬 사이를 간다는 것, 아찔하지 않은가? 고소공포증이 있어 다리가 덜덜 떨리지만 고통은 순간, 곧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허공을 나는 것을 즐기 게 된다.
연결 된 곳은 건너편 낙타봉, 낙타 등이 연상되는 봉우리가 눈앞에 들어온다. 짧은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짜릿한 체험, 너무 아쉬워 하지는 말자. 돌아가려면 또 타야 하니까!
섬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중국적인 풍경과 웅장함은 엄청난 흡입력을 갖는다. 중국에 가면 대륙 그 이상의 것을 본다는 말을 실감 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원숭이 섬, 말 그대로 원숭이가 많이 사는 섬이다. 원숭이 쇼(?)도 볼 수 있고, 먹이 주기도 한다. 영악한 발리의 원숭이와는 다르게, 상당히 고분고분하며 귀엽다.
민속촌 섬은 시간상 둘러보지 못했는데, 전통 농기구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섬이다. 세 섬을 모두 둘러보는데 3시간가량 소요된다.
강소성에 와서 여산을 보지 않으면 그대는 무엇을 봤단 말인가? 걱정말자, 리조트에서 준비한 트레킹 프로그램으로 여산을 즐길 수 있다.
1시간 30분 코스의 트레킹은 힘들지 않아 산책으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 가까이 가니 장관이 펼쳐진다. 삼첩천은 155미터에 이르는 3단폭포로 ‘不到三?泉,不算?山客 (삼첩천을 보지 않았다면 여산에 오른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수량이 많은 여름이 삼첩천의 하이라이트! 천둥이 치는 듯 한 소리와 물보라는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다른, 동양의 멋을 지녔다.
이외에도 리조트 근처에는 인공 레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어, 도원경과 안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던 여러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지친 몸과 위장에 활력을!
리조트에 돌아가면 뜨끈한 온천이 기다린다. 시하가 장수마을로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온천인데, 세계 3대 온천에 들 만큼 수질이 좋다. 리조트는 80여개의 테마 온천을 갖추고 있다.
도가의 이치를 형상화한 태극탕과 인삼, 당귀 등 귀한 재료를 넣은 동굴 온천의 인기가 가장 좋다.
리조트의 한국인 버디는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약초를 드시면 안됩니다” 라며 장난도 친다. 이곳의 GO를 부르는 다른 말은 버디, 친구 같이 편하고 리조트 내 온갖 시설을 줄줄 꿰고 있어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 두 명의 한국인 버디가 있는데, 훈훈한 외모와 착한 몸매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아 현지 처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클럽메드와 PIC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 서비스도 프로급이다.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외치는 말, ‘느끼해!’ 음식이 기름지기로 유명한 중국, 이곳에서는 담백한 웰빙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모든 메뉴는 맑은 자연 속에서 자란 유기농 야채로 만들어진다. 그 중, 항암효과가 뛰어난 생차이(?菜) 라고 불리는 비름나물요리, 버섯요리 등과 탁림호의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는 리틀 피쉬로 만든 각종 요리들은 이곳의 대표메뉴.
패스트푸드와 조미료에 찌든 도시인들에게는 선물과도 같다.
남국의 휴양지도 아름답지만, 올 해는 중국의 리조트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온천과 레포츠, 휴식. 편견을 버리면 새로운 중국 속 리조트가 보인다!

<태극온천탕>

오인균기자( travelnew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