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휴식, 큰 활력! 서울 중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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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 수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 빌딩숲과 쇼핑몰 , 외국인 관광객의 천국 중구 . 이 곳 중구에도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이 곳곳에 숨어있다 . 명동에서 10 분 남짓 걸으면 펼쳐지는 명소로 여행을 떠나 보자 . 짧은 서울여행을 통해 마음과 몸의 쌓인 피로를 날려버리자 . 떠나자 서울 그 속으로 .

고층 빌딩 사이 고요한 휴식처

시립미술관

시청역 1 번 출구는 여느 출구와는 다르다 . 잔디와 나무가 어색한 서울 . 이곳만큼 자연과 빌딩이 조화를 이룬 곳이 있을까 ? 오른편 작은 골목 , 초록 풍경이 펼쳐진다 . 연인과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 . 아름다운 덕수궁 돌담길을 홀로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의 귀여운 거짓말이다 . 삼삼오오 짝지은 시민들 , 카메라를 짊어진 사진가 등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 길 이 갈라지는 지점 왼편 , 시립미술관이 보인다 . 시립미술관은 서울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에게도 사랑받는 문화공간이다 . 미술관 마당과 산책로에서는 성미 급한 한국인도 느림의 미덕을 실천한다 .

시립 미술관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다 . 건물 전면은 옛 대법원 모습을 보존한 것으로 등록문화제 237 호로 지정되었다 . 건물 전면부 파사드와 내부와는 공간이 있다 . 유리 천장으로 자연 채광을 하는데 파사드로 상징되는 ‘ 과거 ’ 와 2000 년대 신축된 ‘ 현재 ’ 의 만남을 뜻한다 .

1 층에 들어서면 도록과 아트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는데 팬시 제품을 비롯한 액자 등도 구입할 수 있다 . 3 층에는 관람 중 쉬어 갈 수 있는 카페가 있다 . 샌드위치와 쿠키 , 간식과 커피 등 음료도 팔고 있다 . 많은 관람객이 찾는 이유는 큰 채광창을 통해 덕수궁을 볼 수 있기 때문 . 창가 자리는 연인들이 즐겨 찾는 자리니 시간대를 잘 맞춰 가야한다 .

근방의 한 회사원은 “ 점심시간 마다 찾아와 여유를 즐긴다 ” 고 전한다 . 회색빛 도시 속에 있는 초록 문화공간이 당신을 기다린다 .

역사를 품고 있는 덕수궁

덕수궁

시립미술관에서 감성이 충만해진 당신 . 어딘가로 걷고 싶다 .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면 대로와 시청광장이 보인다 . 디자인 서울에 어울리는 세련된 무대와 경관 . 횡단보도에서 기다림도 사색의 시간이 된다 . 횡단보도를 건너지 말고 왼편을 바라보며 걷자 .

대한문이 보이는 이곳은 덕수궁 입구 . 대한문의 본래 이름은 대안문 이었으나 1906 년 보수를 거치며 대한문으로 고쳐졌다 . 원 뜻은 크게 편안하다 인데 , 한양이 창대해지라는 의미로 대한문이 되었다 . 덕수궁의 정문은 인화문 . 대한문 앞 대로가 생기고 환구단이 건립되며 대한문이 정문의 구실을 하게 됐다 .

대한문에서는 월요일 휴관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 시 , 오후 2 시 , 오후 3 시 30 분에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된다 . 덕수궁은 원래 경운궁이라 불렸다 .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일제가 고종을 폐위하고 순종만 창덕궁으로 이어 시키며 , 고종이 남은 이곳에 덕수궁 궁호를 내렸다 . 궁호의 의미는 상왕이 덕을 누리며 오래 사시라는 것이지만 , 강제로 상왕이 된 고종의 한이 서린 이름이기도 하다 .

대한문을 지나 나무 사이를 걸으면 함녕전 앞뜰이 보인다 . 벚나무와 소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의 풍경이 더 좋다 . 낯익은 동상 . 세종대왕 동상이 이곳에 있다 . 좌대는 석재고 사면에는 세종대왕 때 발명된 과학기재가 양각 되어있다 .

컴퓨터를 많이 다루는 현대인에게 세종대왕만큼 고마운 분이 있을까 ? 중국과 일본의 자판은 알파벳으로 이루어져 발음을 입력해야 한다 . 대한민국의 자판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손쉽게 글을 쓸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 무료 ’ 라는 점 .

문을 지나 함녕전이 보인다 . 옆의 건물은 덕홍전 . 함녕전은 고종의 환어로 1897 년 건축된 왕의 침전이다 . 1904 년 화재로 소실된 후 중건 되었고 , 고종은 이곳에서 68 세로 승하했다 .

함녕전은 보물 820 호로 지정되어 있다 . 옆의 덕홍전은 고종황제가 관료나 외교인사를 접견하던 장소다 . 건물 특성상 내부는 샹들리에가 있으며 화려하다 . 고종 황제의 한이 서린 것 인 듯 , 덕흥전 처마 사이 하늘에 눈이 시리다 .

함녕전 뒤편으로 정관헌이 자리한다 . 이름 그대로 조용히 궁궐을 내려 보는 휴식 공간 . 흥미로운 건축양식으로 촬영하기 좋은 곳이다 . 1900 년 무렵 러시아 건축가 사바친이 한식과 양식 건물을 혼합해 설계한 건물로 석재 서양기둥을 목재로 만들었다는 점과 기둥 상부에 전통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이 흥미롭다 .

고종황제는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절단과 담소를 즐겼다고 한다 . 고종과 커피의 관한 일화가 있다 . 고종은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커피를 맛봤는데 환어한 뒤에도 커피를 즐겼다 .

사건은 김홍륙이라는 자가 황제와 황태자가 마시는 커피에 독을 탄 것이다 . 김홍륙은 아관파천 때 통역관으로 성공하지만 위치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해 유배형을 받았다 . 앙심을 품고 독살을 시도했으나 고종은 독차를 뱉었다 . 황태자는 한 모금을 마셨는데 토해냈지만 여독으로 고생을 했다 .

덕수궁 중화전

덕수궁 중앙을 찾는 이유는 중화전을 보기 위해서다 . 중화전은 덕수궁의 중심 건물이자 왕이 하례를 받거나 국가 행사를 행했던 곳이다 . 정전의 앞마당을 조정이라 한다 . 중화전 앞도 조정으로 꾸며져 있다 . 바닥에 깔린 박석 중앙은 솟아있는데 어도라 칭하며 왕이 다니던 길이다 . 어도의 옆은 품계석이 자리한다 . 품계석은 좌우 24 개가 있으며 좌측은 문신 , 우측은 무신이 서게 된다 . 24 개 품계석은 우리 농경사회 24 절기를 뜻한다 . 많은 선비가 이곳에 서서 입신양명을 꿈꿨던 것도 백성을 보살피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

중화전 옆은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이 있다 . 석조전은 고종황제가 침전 겸 편전으로 이용하기 위해 1900 년부터 지어 1910 년에 완공했다 .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건물 앞과 옆으로 베란다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 고종 승하 후 일본 회화미술관으로 사용되다가 38 년 별관이 들어서면서 이왕가미술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현재는 덕수궁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

덕수궁은 찬란했던 과거와 초라했던 근대를 대변한다 . 낮의 덕수궁이 찬란함 이라면 밤의 덕수궁은 쓸쓸한 느낌을 갖게 한다 . ( 입장은 8 시 까지 )

서울은 아픈 역사와 빛나는 현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 높은 빌딩숲이 지금의 영광이라면 고궁의 아름다움과 숙연함 속에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 시립미술관에서 덕수궁까지 여정은 하루면 충분하다 . 명동과 가까워 먹거리도 풍부하니 관광객 , 휴식이 필요한 직장인과 학생 모두에게 숨 고를 시간을 준다 . 깊은 심호흡 속 긴장과 스트레스를 날리고 옛 기운과 새로운 공기를 충천해보자 .

관련 사이트
서울시립미술관 : http://seoulmoa.seoul.go.kr/
덕수궁 : http://www.deoksugun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