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에 가까운 섬 ’ 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어울릴 만한 지상 최대의 낙원 뉴칼레도니아 ( 누벨칼레도니 ) 는 , 드라마 [ 꽃보다 남자 ] 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드라마가 방영된 2008 년 무렵에야 우리나라에 알려졌지만 , 일본이나 유럽인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유명 관광지로 각광받아 왔다 .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남태평양의 열대섬 뉴칼레도니아 , 그중에서도 누메아는 유럽풍 생활양식이 보편화 되어 남태평양의 작은 니스로도 불린다 . 맑고 깨끗한 해변을 한가로이 거닐며 , 천국에서의 기분을 만끽해보자 .
프랑스 문화와 멜라네시안 문화가 공존하다
프랑스령인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에서는 낯설고도 흥미로운 프랑스 문화를 접하게 된다 . 항구에 늘어선 수많은 요트들 , 산호가루 반짝이는 백색 해변 , 그리고 잘 꾸며진 도시를 보면 자연스레 프랑스의 니스가 연상된다 .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원주민 아이는 “ 봉주르 !” 라고 인사하며 유창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 거리에는 불어로 된 간판의 상점들이 즐비하다 . 이렇듯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 한쪽에서는 멜라네시안 문화가 물씬 느껴지는 떠들썩한 공연이나 토속적인 기념품 상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
이 도시에는 25 만 명의 뉴칼레도니아인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다 . 인구 대비 요트 보유 1 위의 국가인 뉴칼레도니아 답게 항구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요트의 행렬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 항구 뒤편으로는 유럽풍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 단층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 시내 중심은 걸어서 둘러보고 조금 먼 거리는 앙증맞은 꼬마기차 ‘ 누메아 익스플로러 ’ 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
누메아 도심 속 관광 명소를 즐기다
여행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 그 다음 여행이 쉬워지는 법 . 맨 처음으로 갈 곳은 도시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우엔토로 (Ouen toro) 언덕이다 . 이 언덕에서는 누메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앙스바타 (Anse Vata) 해변에서 가까운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 해발이 128m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으며 , 까나르 섬과 메트로 섬 등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장소 중 하나다 .
해변의 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시트롱 만 (Baie des Citron) 근처에 위치한 ‘ 누메아 수족관 (Aquarium des Lagons)’ 으로 지난 2007 년 새롭게 단장을 했다 . 뉴칼레도니아의 진짜 바닷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를 관람할 수 있는 이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종이 많기로 유명하다 . 어두운 실내에서 형광색으로 빛나는 산호 , 사람 얼굴을 한 인면어 , 머리 부분에 혹이 자라는 나폴레옹 피시 등 진귀하고도 흥미로운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
이제 누메아 시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 꼬꼬띠에 광장 (Place des Cocotiers)’ 으로 발걸음을 옮길 차례다 . 열대 야자나무 ( 꼬꼬띠에 ) 가 많이 자라고 있는 데서 명칭이 유래된 이 광장은 사람들의 수가 비교적 적어 한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 또한 가운데에 길게 뻗은 교차로를 두고 네 개의 직사각형 구획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 광장 동쪽에는 키오스크 음악당이 , 광장의 중앙에는 여신상이 세워져 있는 셀레스트 분수대가 , 서쪽에는 누메아 관광안내소가 위치하는 등 깔끔한 구획 구성이 돋보인다 .
관광안내소 근처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잠시 티타임을 갖고 공원 골목들을 활보한다 . 공원 양 옆으로 자리한 골목들마다 자그마한 쇼핑상점과 레스토랑 , 카페 등이 많기 때문에 누메아 시내관광을 할 때 꼭 들를만한 곳이다 . 광장에서는 매주 목요일 밤마다 멜라네시안 원주민들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
놓치면 후회하는 티바우 문화 센터와 아침 시장
누메아는 3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원주민인 카낙 (Kanak) 족의 멜라네시안 문화와 150 년의 프랑스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다 .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더 알기 위해서 티나 만에 위치한 ‘ 티바우 문화 센터 (Tjibaou Cultural Centre)’ 로 향한다 . 멀리서도 유독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의 건축물은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 (Renzo Piano) 가 원주민의 전통가옥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한다 . 카낙의 민족지도자였던 장 마리 티바우 (Jean-Marie Tjibaou) 의 추모를 위해 만든 티바우 문화센터는 카낙 전통의 예술성과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건축물로 인정돼 세계 5 대 건축물로도 손꼽힌다 .
이곳은 연극이나 댄스 등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과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3 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카낙 원주민과 조우한 듯 신비스런 분위기가 연출된다 . 전시실에서는 멜라네시안 문화와 더불어 남태평양 문화가 고스란히 가미된 다양한 조각 , 회화 , 공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 북부 · 남부 · 로얄티 군도 등 세 지역의 가옥이 그대로 재현된 ‘ 므와카 구역 (Mwakaa)’ 도 꼭 들러봐야 한다 .
아침 시장 역시 여행 중 빼놓지 않고 꼭 방문해야 할 코스이다 . 현지인들의 활기찬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고 , 운이 좋다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모젤항 부근 육각형의 푸른색 지붕을 찾아가면 아침 시장을 만날 수 있다 . 오전 5 시부터 11 시 30 분까지만 열리기 때문에 오전 첫 일정으로도 알맞다 . 시장에는 뉴칼레도니아에서 수확되는 아름다운 꽃과 탐스러운 과일 , 진귀한 토속 기념품들이 가득해 자연스럽게 눈이 휘둥그레진다 . 진열품들이 지닌 원색의 아름다움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
또한 이곳 카페테리아 주변에서는 무료로 음악 연주나 공연 등이 열리는데 , 인근 섬마을 주민과 타 지역 사람들 , 여행자들이 몰려 역동적이고 활기찬 시장의 풍경이 연출된다 . 시장 주변에 운집한 특산물 가게에서 조금은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항구로 향한다 .
항구에서는 즐거운 갈등의 시간이 기다린다 . 모젤항에서 쌍동선 (Catamaran) 을 타고 아메데 등대섬 (Amedee Lighthouse Island) 에서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조화를 만끽할 것인가 , 때 묻지 않은 에덴동산 블루리버파크에서 천혜의 생태자연을 바라보며 순수한 자연을 즐길 것인가 . 선택은 자유지만 , 결과는 확신할 수 있다 . 이번 여행이 그동안 꺼져 있었던 꿈을 향한 불꽃을 다시 일으키는 기회가 되리라는 것을 . 어쩌면 이미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Merci, 뉴칼레도니아 ! Au revoir, 누메아 !!”
가는 길
2008 년부터 에어칼린 항공이 인천과 누메아를 잇는 직항노선을 현재 주 2 회 ( 월 / 토요일 ) 운항하고 있다 . 한국어 통역원이 탑승하며 한국어 자막 영화도 볼 수 있다 . 비행시간은 9 시간 30 분 정도 소요 .
여행팁
남태평양 중심에 위치한 뉴칼레도니아는 1774 년 제임스 쿡 선장의 의해 발견됐으며 , 현재 프랑스 해외 자치령 섬이다 . 연평균 20~28 도의 봄 날씨로 , 언제든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공용어는 프랑스어를 쓰지만 각기 다른 멜라네시안 언어가 30 여 개가 된다 . 시차는 한국보다 2 시간 빠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