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아픈 기억 … 영혼을 위한 기도
섬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 사이판 섬이 지닌 역사를 안다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 사이판 섬이 있는 서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북마리아나제도의 역사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 후 유명한 탐험가 마젤란이 첫 발견 (1521 년 ) 을 하고 , 스페인 통치시대 , 독일 통치시대를 겪었으며 , 1914 년 일본이 섬을 빼앗음과 동시에 2 차 세계대전의 군사적 요충지가 되어 전란에 휘말렸다 .
지금 서있는 이곳 , 사이판의 최북단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서면 뭔가 알 수 없는 비장하고 , 장엄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 이곳의 이름은 바로 만세 절벽 (Banzai Cliff) 이다 . 일본 통치시대는 1944 년 미군이 사이판에 들어오게 되며 막을 내리게 되지만 , 끝까지 저항하던 일본 군인과 일반인들이 “ 천황 만세 (Banzai)!" 를 외치며 뛰어내린 곳이 바로 여기다 . 그래서일까 . 절벽 아래 바다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무서울 정도로 깊고 짙푸른 위험스런 색을 띄고 있다 .
전쟁의 기억이 남아 있는 또 다른 곳 , 자살 절벽 (Suicide Cliff) 은 만세 절벽 근처에 위치해 있다 . 만세 절벽에서 일반 군인들이 자살했다면 , 이 절벽에서는 군 장교들이 뛰어내렸다고 한다 . 정상에 오르면 평화기념공원으로 꾸며져 있는데 , 당시 사용되었던 전쟁물품과 전쟁상황판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전쟁의 정의 여부를 떠나 , 같은 인간이라는 동질감 속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담아 기도를 드려본다 . 전쟁은 무의미한 것이지만 , 이곳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더없이 소중한 법이니까 말이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