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어떤 음식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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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새해 첫날 아침, 첫 음식은 무척 중요하다. 똑같은 하루지만 새해 첫날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새해 음식으로도 얼마든지 한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떡국’을 포함해 전 세계 각국의 새해맞이 음식을 정리해 보았다. 모두 정리하고 보니 우연하게도 11개국이 모였다. 왠지 희망찬 해가 될 것만 같은 징조(?)다.


우리나라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 우리나라에서는 떡국을 먹는다. 순수와 장수를 상징하는 하얗고 긴 가래떡을 뽑은 다음, 부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엽전 모양처럼 납작한 떡으로 잘라 떡국을 끓여먹는다. 뽀얗게 우려낸 국물에 떡을 넣고 푹 끓여 달걀지단과 파 등의 고명을 넣어먹는 떡국 한 그릇은 ‘첨세병(添歲餠)’, 즉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일본

일본에서는 찹쌀로 만든 가가미 모찌란 떡을 먹는데, 이 떡을 된장 국물에 넣어 우리나라의 떡국과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가가미 모찌는 우리나라의 가래떡과는 조금 다르게 찐빵과 더욱 비슷하다. 이 외에도 설음식으로 오세치라는 요리를 먹는다. 오세치는 무, 연근, 우엉, 다시마, 콩, 새우 등을 달짝지근하게 요리한 음식으로 찬합에 담아두었다가 매 끼니때마다 조금씩 꺼내 먹는다. 새해 차례상을 차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오세치 요리는 새해 휴일동안 주부들도 쉬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각 재료들은 모두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연근은 지혜, 새우는 장수, 검은 콩은 노력, 다시마는 행운을 의미한다.

중국

중국은 워낙 넓고 인구가 많은 탓에 지역마다 먹는 음식이 다르고 방법 또한 가지각색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설음식은 ‘니엔가오’라 불리는 떡으로, 발음이 ‘해마다 높이 오른다’는 뜻을 가진 단어와 비슷해 설날에 많이 먹는다. 황색과 흰색의 니엔가오는 황금과 백은을 상징해, 새해 부자가 되길 기원하는 뜻도 담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떡의 찹쌀이 지닌 들러붙는 성질은 가족의 결속을, 둥그런 모양은 가족의 화합을, 달콤한 맛은 인생의 기쁨을, 부풀어 오르는 성질은 재물이 불어남을 상징한다.
또 하나, 중국의 대표적인 설음식은 우리에게도 친근한 ‘딤섬’, 즉 만두다. 섣달 그믐에 만두를 빚어 밤 12시에 먹는데, 만두 역시 화합 속에 새해를 맞이함을 의미한다. 만두의 모양이 원보(옛날 돈)를 닮아 새해에 만두를 먹으면 재물이 모인다는 뜻도 지니고 있다.

베트남

베트남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이자 설음식인 ‘반쯩’은 찹쌀 속에 돼지고기와 녹두를 넣어 요리한 후 대나무 잎이나 바나나 잎으로 싼 케이크 혹은 떡 같은 음식이다. 베트남 왕이 후계자를 결정하는데 가장 맛있는 요리를 가지고 오는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하자 막내아들인 리우가 돼지고기를 넣은 찹쌀요리인 반쯩을 가지고 와 왕위를 물려받았다는 이야기는 베트남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다.

구정 때쯤 베트남 재래시장을 가면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 리본으로 장식한 반쯩을 쉽게 볼 수 있다. 날씨가 서늘하므로 반쯩을 만들어 놓고 두고두고 먹는데, 딱딱한 반쯩의 경우에는 오븐이나 프라이팬에 올려 팬케이크 식으로 만들어 먹어도 별미다.

이란

이란에서는 새해 식탁에 ‘S’로 시작하는 음식 7가지를 올린다. ‘S’에 해당하는 것들은 식초, 사과, 마늘, 밀즙, 야생 올리브, 슈막, 동전으로 이란 말로는 ‘하프씬’이라고 한다.
각각의 음식은 물론 새해를 맞이하는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마늘은 배고픔을 멀리하고 항상 풍족한 생활을, 식초는 웃으며 살기를, 사과는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멕시코

서양과 달리 서양은 설날 연휴보다 한해의 마지막 날을 큰 명절로 보기 때문에 연말에 큰 파티를 열고 난 다음 날인 1월 1일은 그냥 쉬는 날로 여긴다. 그래도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은 아시아나 서양이나 비슷하다. 멕시코에서는 특별한 새해 음식으로 ‘포도 12알’을 먹는 풍습이 있다. 12알을 먹는 이유는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멕시코인들은 한 알 한 알의 포도를 먹으면서 새해의 소원을 빈다.

이탈리아

유럽에서도 식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코테치노 콘 렌티치’라는 돼지 족발로 만든 소세지와 콩을 곁들인 요리를 먹는다. 돼지와 녹두로 만든 음식을 먹는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땅을 긁지 않는 돼지를 먹으면 한해가 풍요롭고 부자로 잘산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불가리아의 주요 새해음식에는 ‘포카차’와 ‘바니차’라는 빵 종류의 음식이 있다. 둘 다 한 해를 점쳐보는 재미있는 풍습을 지니고 있다.

포카차의 경우는 빵 안에 동전을 넣고 구운 후, 식탁에서 가장 연장자가 사람 수 만큼 빵을 잘라 나눠 준다. 그 때 빵에 숨겨져 있는 동전을 갖게 되는 사람은 한 해 동안 행운이 따른다고 한다. 또한, 미혼자들은 첫 빵조각을 베게 아래 숨겨두고 자는데, 이 때 꿈에 나타난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풍습이 있다.

바니차는 반죽에 치즈, 호박, 사과 등을 넣고 둘둘 말아 굽는데, 이 때 새싹 봉오리가 맺힌 나뭇가지에 농작물 이름을 붙여 함께 넣는다. 각각 얻게 되는 나뭇가지에 따라 한 해 풍년이 될 농작물을 점치는데, 요즘은 결혼, 승진, 여행, 학업 등의 내용을 써놓기도 한다.

미국

미국은 땅이 넓다 보니 지역마다 새해에 먹는 음식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새해를 맞아 ‘호핑 존’이라는 음식을 먹음으로 신년을 축하한다. 이 음식은 콩과 쌀, 고기, 베이컨을 넣고 끓인 것인데, 본래 흑인 노예들이 먹던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남부 지역의 새해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스

‘바실로피타’라는 케이크를 커피와 함께 먹는다. 이 때 케이크 속에 동전을 넣어두는 데, 이 동전이 들어간 부분을 먹는 사람은 일 년 내내 행운이 깃든다고 한다.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새해 음식은 말린 과일을 넣은 ‘올리 볼렌’이란 작고 동그란 도넛이다.
온 가족이 갓 튀긴 뜨거운 도넛을 나눠 먹으며 한 해의 평안과 행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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