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처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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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할 때 까지도 우리에게 해외여행의 자유는 유보되어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순수 해외 관광의 연령 제한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1989년 전면 자유화를 단행하였다. 자원빈국이며 무역의존도가 극심한 우리에게 외환의 소비를 바탕으로 하는 해외여행은 사치일 수밖에 없던 시절이다.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지금 해외여행은 매년 국민의 4분의 일이 참여하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출국 내국인수가 1142만 명이고 2011년 연말까지 10%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니 해외여행은 더 이상 꿈속의 일이 아닌 것이다. 사실 1142만 명이란 숫자는 과장된 것이고 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출입국관리소에서는 한사람이 1회 출국하는 것을 1명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복수여행자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1000만 명에 이르지는 못한다.

어찌되었던 1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해외를 여행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우리에게 해외여행은 특별한 것이고 생소한 것이다. 소풍전날 잠 못 이루던 초등학교 시절처럼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그리고 낯선 곳의 여행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것은 누구나 겪는 일이겠다.
Pro처럼 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지난 30년간 세계70여 개국을 1200여회 여행할 수 있었다. 80년대 초부터 시작한 여행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세상이 많이도 바뀌었지만 아직도 찾지 못한 비밀스런 여행지는 많이도 남아있다. 새로운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예의 흥분과 조바심은 여전하고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과 시력으로 실수가 잦아지는 것이 요즈음이다.
‘Pro처럼 여행하기’는 잦아지는 자신의 실수를 보면서 여행초보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꾸려 나가는 것이다.
Pro처럼 여행하기
1. 여행목적지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어디를 누구와 함께 언제 여행할 것인가? 예산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어디가 좋더라."하는 주변사람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의 연령 성별 체력 선호도 취미 등을 고려하여 세심히 살펴보고 정확히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은 더욱 보람 있는 여행을 만들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선호하는 여행지 중에서 예산 규모와 부합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여행이 과소비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
2. 여행사의 선정
한국에는 두 종류의 여행사가 있다. 대형여행사와 소형여행사인데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은 대형여행사이고 그 외의 중소여행사는 모두 소형여행사로 분류하면 되겠다. 대형여행사와 소형여행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필자의 답은 ‘없다’이다. 대동소이한 상품을 전국의 모든 여행사가 비슷한 요금으로 팔고 있으니 어느 곳을 선정하나 크게 차이는 없다.
만일 필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의 여행사를 직접 찾아가 상담을 하고 온라인에서 내용을 비교해 본다면 실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본인 자신이 조금 더 발품을 판다면 여행 중 받는 대접은 조금 더 나아질 것이 분명하다.
3. 가격에 구애 받아라.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수많은 여행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전혀 전공과 상관이 없고 분야도 다른 사람들이 골드러시처럼 여행업에 뛰어 들었고 무한경쟁 시장에서 그들이 취한 것은 가격을 남보다 낮추는 것뿐이었다. 현재도 그 전통은 그대로 이어져 전공을 하거나 많은 직무경험을 가진 서비스 마인드 투철한 사람들이 여행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하여 상품의 가격을 99999원으로 기본으로 생각하는 사업자들에게서 부가가치 높은 여행상품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지역을 선정한 후 상품을 고를 때 그 가격에 포함된 정확한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일정표를 꼼꼼히 살피고 자유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식사는 포함되어 있는지 식사의 질은 어느 정도인지 교통편과 숙박시설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추가 비용을 미리 지불하거나 조정하여 불편한 여행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심할 것은 ‘대부분의 여행상품은 배고프다는 것’ 그리고 저가 덤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Pro처럼 여행하려면 가격에 구애를 받아라!”

글 사진 해운[海浪] 여행전문가

1984년 부터 여행업에 종사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