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만나는 몽골여행? 남양주 시티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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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조명화 기자) 대학생때 한중미래숲이란 국제NGO의 스탭으로 “한중수교10주년 방한단”이란 대형프로젝트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청년지도자들에게 열흘동안 한국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달 동안 고민하면서 적지 않은 곳을 답사를 다녔고, 그 중에 고른 곳이 바로 남양주의 종합촬영소였습니다. 한국영화를 관심있게 본 중국인들에게 JSA, 스캔들 등의 유명영화의 세트장은 단순한 한국의 여행지를 넘어서 문화교류의 산실이 되더군요.

한국인에게 인천차이나타운이 바로 그런 공간 아닐까요? 중국까지 가기 어렵더라도, 지하철로 중국의 맛과 멋, 문화를 모두 체험할 수 있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외국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동대문의 인도/네팔 음식점, 이태원의 이슬람사원, 서래마을… 쾌한도시 남양주에서는 징기스칸으로 잘알려졌지만 조금은 생소한 나라
몽골을 만날 수 있다는데요. 버스타고 떠나는 대초원의 나라 몽골로 떠나보아요!

 우리나라에서 만나는 몽골, 몽골문화촌

동대문서 우연하게 들렀던 이국적인 음식점에서 맛본 매콤한 양고기탕(?)을 오랫동안 잊고지냈습니다. 이름조차 몰랐던 전골요리가 바로 몽골음식이였던 거지요. 그런데, 몽골의 울란바타르시와 경기도 남양주가 우호협력을 체결하고 몽골문화촌을 조성해 두었다니 이거 가보지 않을 수 없겠죠?

몽골문화촌은 크게 전시관/생태관/역사관 등의 전시실과 민속예술공연관, 그리고 마상공연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날 단체참가한 보이스카웃 어린이들은 몽골인들의 사냥도구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네요. 몽골 고유의 건축양식인 게르와 야생동물들을 재현해 생활풍습은 물론 역사와 고비사막의 공룡들까지 체험할 수 있게 꾸며 놓았습니다.

11시부터는 몽골의 대표예술인 20여명으로 이루어진 민속예술공연이 시작됩니다. 조금은 낯선 샤먼무용부터 드넓은 초원 앞에서라면 더욱더 멋질 악기연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전통 허미(고음과 저음을 같이 내는 발성법)와 옛부족인 하삭족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무대가 펼쳐집니다. 특히 사람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신기의 결정판이라는 전통 기예는 숨을 막히게 하는 묘기 중의 묘기더군요!

몽골문화촌 내의 전통음식점에서는 헐헉이라는 찜과 양고기 전골을 비롯해 다양한 몽골 전통음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헐헉은 주먹만한 돌과 두툼한 양고기를 한데 넣어 찌기 때문에 한시간 전에 예약을 하셔야 하니, 이걸 맛보시려거든 몽골문화촌에 도착하시자마자 예약을 넣으시는게 좋습니다.(2인분 이상 주문 가능) 혼자 여행다니면 밥먹는게 가장 아쉬운데 제가 맛본 양고기 전골과 간비르라는 몽골호떡도 별미였습니다. 간비르는 별다른 맛이 나지 않는 밀가루떡인데 얼큰한 국물과 함께 먹으니 밥이 필요없이 배가 그득해 지더라구요.

부랴부랴 마상공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말들이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우천시에는 공연을 하지 않을 뿐더러 1시 정각에 입장이 마감되니 꼭 5분전에 자리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더마파크와 이곳 몽골문화촌에서만 보실 수 있는데요, 더마파크의 공연이 축구경기장만한 무대에서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장쾌한 스케일로 그려낸다면, 몽골문화촌의 공연은 천장의 무대장치까지 활용해 인간이 말 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예에 그 특징이 있습니다. 달리는 말위에서 내렸다 타는 건 기본! 물구나무에 셋이 탓다가, 사람 위에 사람을 올렸다가… 한시간 동안 그냥 혼을 빼놓더라구요!! 공연 중에는 촬영이 금지되나, 공연 후에는 공연자와 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실 수 있습니다.

 남양주 피크닉 명소, 북한강 야외공연장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잔디마당, 시원한 그늘 아래서 공연을 볼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매주 토요일이면 3시마다 무료공연이 펼쳐지는지라 인근에서 찾아온 가족여행객들이 펼친 돗자리만 봐도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겠더라구요. 무료로 제공되는 천연 염색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교실 때문에 조용한 북한강자락이 시끌시끌하답니다. 아쉽지만 한시간 동안 커피 한잔 마시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50미터 전방에 편의점이 하나 있지만, 미리 군것질거리를 준비하시면 더 좋으실 겁니다.

 한국판 유니버셜 스튜디어, 남양주종합촬영소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크게 영상과 관련된 각종 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영상지원관과 판문점/민속마을/전통한옥세트로 이루어진 야외전시실로 구분할 수 있는데 둘다 둘러보기엔 오늘 시간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과감하게 야외로 발길을 돌려봅시다. 주차장에서 내리시면 먼저 판문점 세트가 눈에 들어오지만(JSA 촬영지) 일단 가장 멀리있는 전통한옥세트로 향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전망이 수려할 뿐더러 내려오면서 구경하는게 더 수월하거든요.

전통한옥세트 [운당]은 전통사대부 가옥을 그데로 복원한 곳으로 스캔들, 왕의 남자, 황진이 등 한옥을 배경으로 한 유명영화들이 촬영된 곳입니다. 종합촬영소를 한눈에 내려다보실 수 있구요, 모든 건물이 널찍널찍하게 배치되어 배우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S자로 길게 늘어진 길을 따라 두번째 코스 민속마을로 향합니다.

19세기말 종로거리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민속마을은 취화선을 비롯한 서민들의 모습을 촬영하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실제 건축방식과 고증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촬영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이 마을 구석구석에서 카메라 위치, 시선, 시간 등에서 열띤 이야기를 나누며 온갖 방송 장비들을 나르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서 탄생할 어느 멋진 영화와 사극에 대한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자, 그럼 마지막 코스인 판문점으로 가볼까요? 공동경비구역 JSA의 마지막 장면인 이곳에서는 실제 판문점에서 촬영이 거부당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두 우의 유명한 씬을 재현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을 뿐 아니라 판문각, 팔각정, 회담장 등도 똑같이 재현되어 있으니 구석구석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자유의 집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아쉽게도 오늘 남양주 공연코스도 마무리지을 때가 됐네요.

남양주그린투어 친절한 Tip1. 남양주그린투어의 다른 코스가 궁금합니다!/ 다음엔 어디를 갈까요?

남양주 시티투어의 코스는 특이하게도 서로 전혀 겹치지 않은 세 개의 주제별로 코스가 나눠져 있습니다. 자연코스의 경우 그 유명한 광릉국립수목원과 홍유릉을 방문할 수 있어 가족여행객에게 유난히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유기농산물을 직접 수확할 수 있는 체험코스 또한 다산유적지와 남양주역사박물관으로 구성된 알짜코스구요. 가족들이 편하게 나늘이하시려면 자연코스를, 직접 딴 농산물의 맛을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체험코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남양주 시티투어에서 맛본 당일치기 몽골여행에 매력을 느끼셨다면 청평의 쁘띠 프랑스,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 인천 차이나 타운, 동대문의 네팔/인도 음식점으로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하철 티켓 하나로 떠나는 세계여행!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한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