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埼玉(기옥, Saitama)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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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토로 계곡에서 급류타기 뱃놀이는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미디어원=허용선 편집위원) 埼玉 ( 기옥 , 사이타마 ) 현은 도쿄 북쪽에 위치한 거주 인구 720 만명이 사는 일본의 현 ( 縣 ) 이다 . 우리로 보면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와 유사하다 . 한국 사람에게 잘 안 알려진 사이타마현은 일본 제 1 의 교통요지다 . 신칸센과 국도로 다른 도시와 잘 연결된다 .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사이타마시까지 약 60 분 , 하네다 국제공항에선 약 50 분 걸린다 .

얼마 전 사이타마현을 방문해 여러 지역을 돌아보았다 . 인상적인 곳으로는 히다카 시내에 있는 고마 ( 高麗 ) 신사다 . 이곳은 고구려 왕족인 고려왕 약광 ( 若光 ) 을 모시고 제사하는 곳이다 . 고구려는 한반도 넓은 지역과 중국 대륙 동부까지 국토로 하고 약 700 년 동안 존속했던 나라다 .

사이타마현의 유서깊은 절인 정법사

그러나 668 년 당나라와 신라 연합군에 의해 멸망했고 일부 고구려의 왕족과 시민 , 승려들이 일본으로 건너와 주로 칸토 지역에서 살았다 . 716 년에는 고구려 유민 중 1799 명이 고려왕 약광의 지휘 아래 무장국으로 이주해 살았다 . 고려왕 약광은 책임자로서 지역을 개발하고 주민들의 복지에 힘썼다 . 그는 고구려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작고했다 . 주민들은 그의 유적을 기려 고마 ( 高麗 ) 신사를 만들어 지금도 우러러 받들고 있다 . 현재까지 고려왕의 직계에 의해 고려 신사가 관리되고 있으며 주한 일본 대사 등 다수의 한국인들이 찾고 있다 .

닥나무로 만든 화지 제조 모습

약 1300 년 전 고구려의 귀화인들이 오가와마치에 종이제조 기술을 전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 닥나무만을 사용한 ‘ 호소카와 종이 ’ 는 그 독특한 기술과 튼튼하고 소박한 지질이 높이 평가되어 국가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사이타마 전통공예회관에서 수제 화지 만들기의 체험을 할 수 있다 .

와시 ( 和紙 ) 는 옷이나 창호지 , 글씨쓰는 종이 등으로 널리 이용된다 . 히가시치치부무에선 와시 ( 和紙 ) 제작체험을 할 수 있다 . 먼저 방문객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본 후 안내인은 정원에서 나뭇잎을 따오라고 말한다 . 단풍잎 등 여러 종류의 꽃잎을 가져가니 물속에 있는 종이 원료를 나무틀에 담아 젖은 종이를 배치한 후 그 위에 꽃잎을 예쁘게 부치라고 한다 . 다 말린 다음에 가져가면 좋은 추억 거리가 된다 .

가와고에의 구라즈쿠리 전통가옥 거리

사이타마현을 대표하는 이름난 관광지는 가와고에다 . 사이타마현 40 개 도시 중 한 곳으로 구라즈쿠리 전통가옥 거리를 보려고 해마다 일본인과 외국인 600 만 명이 찾아온다고 한다 .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구라즈쿠리 전통가옥 거리에는 옛날 양식의 건축물이 많다 . 오래된 상점들과 절과 신사 , 맛깔스런 음식 , 가와고에 다가시 ( 전통과자 ) 를 맛볼 수 있다 . 가와고에는 도쿄 도심에서 약 30 ㎞ 떨어져 있어 가까우며 사이타마현의 서쪽에 위치한다 . 금융 , 서비스 상공업이 왕성한 곳이다 . 에도시대부터의 오랜 문화가 남겨져 있는 가와고에는 ‘ 작은 에도 가와고에 ’ 라고 불린다 .

가와고에시의 ‘ 시간의 종 ’ 은 간에이 (1624~1643) 시대에 만들어진 후 약 350 년간 < 시간 > 을 알려온 가와고에의 관광명소다 . 현재의 종루는 1894 년에 재건된 것으로 나무로 만든 3 층 건물 ( 높이 16.2m) 이다 . 지금도 하루 4 번 창고양식 건축물 거리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 종소리는 환경성 주최 “ 간직하고 싶은 일본의 소리 풍경 100 선 ” 에도 선정되었다 .

매년 10 월에는 화려한 장식수레가 가와고에 축제를 빛낸다 . 정교한 인형을 태운 호화찬란한 다시 ( 축제용 장식수레 ) 가 작은 에도 가와고에의 상징인 창고양식 건축물 거리를 중심으로 도시 전체를 다닌다 . 여러 대의 다시가 네거리에서 마주쳐 지나가는 모습은 그 스케일의 장대함으로 구경꾼들을 압도한다 . 매년 약 100 만 명이 이 축제를 보려고 가와고에를 방문한다 . 장식수레는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 카와고에 축제회관 ’ 에서 볼 수 있다 .

나가토로의 너럭바위는 결정편암이 형성하는 광대한 암석단구다 . 암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에는 거센 급류가 흐른다 . 사공이 절묘한 노젓기로 격류를 잘 피해가며 운행하는데 스릴감이 느껴진다 . 암석으로 된 계곡과 단풍으로 우거진 주변 산 모습은 아름답다 . 여름철이면 이곳에서 수영하는 사람도 많고 격류 속에서 카누와 래프팅이 인기다 .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세운 백운산의 거대한 관음상

한노우시의 토리이관음은 감동적인 곳이다 .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법당을 지어달라고 하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한노우시 백운산 ( 白雲山 ) 에 법당과 거대한 불상 , 불탑을 지은 것이다 . 아들인 平沼彌太郞 는 가업인 임업을 발전시킨 인물로 참의원과 임업단체임원을 지낸 지역 유지다 .

그는 사재를 털어 백운산에 법당과 현장산장탑 , 구세대관음상을 세웠다 . 구세대관음상은 높이가 무려 33m 에 이른다 . 산 정상에 지어져 멀리서도 잘 보인다 . 내부에는 다수의 불상이 자리하며 철제 계단을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 본당이라고도 불리는 법당에는 관세음보살상이 7 분이 모셔져 있다 . 한국 절에는 대개 한 분을 모시는데 여러 관음상이 같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

백운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살은 대승불교의 성격을 가장 잘 구현하는 존재로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 깨달음을 얻을 능력이 있으나 자비심으로 중생 구제를 실천하는 존재이다 . 구제할 중생의 종류와 성격이 다종다양하므로 다양한 보살이 등장하게 되는데 , 그중에서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화신으로 숭앙되는 대표적인 보살이다 .
일본 국보인 칸기인쇼텐도의 오쿠텐 조각상

작년 일본 국보로 선정된 칸기인쇼텐도의 오쿠덴 조각상은 볼만하다 . 쿠마가야시에 있는 이곳은 전형적인 일본의 절이다 . 절의 법당 외부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가득하다 . 어딘지 닛코의 도쿠가야 이에야스 사당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 두 곳 차이는 닛코 사당은 당시 막강했던 일본 막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지만 이곳은 쿠마가야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금한 돈으로 오랜 기간 지어진 것이다 . 중국풍의 조각상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당시 일본인들은 중국 문화를 선호했다고 한다 .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사이타마현의 평균 기온은 15.8 도이며 맑은 날이 일본에서 제일 많다 . 뛰어난 자연조건으로 화훼와 야채 등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어 도쿄 등으로 판매된다 . 꽃으로는 팬지 , 야채로는 파 , 시금치 , 토란의 생산량이 일본 1 위다 . 제조업체가 무려 1 만 4 천개나 있으며 수송기계 , 화학약품 , 식료품 등의 생산량이 높다 . 광학렌즈의 제조 출하율이 일본 1 위이며 의약품 제조 출하율은 2 위다 . 에니메이션이 많이 제작되는 곳으로 가스카베시에선 ‘ 짱구는 못 말려 “ 의 짱구가 지역 안내인으로 활동 중이다 .

치치부 축제에는 밤 불꽃놀이가 볼만하다

사이타마 현에선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와 야구 , 사이클링이다 . 사이타마시에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축구전용 스타디움에선 2002 년 한일 공동개최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렸으며 , 2020 년 도쿄 올림픽 때 축구경기가 열릴 예정인 곳이다 . 자전거 보유율이 일본 1 인 사이타마현에선 다양한 사이클링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 여유로운 전원생활과 도시의 매력이 공존하는 사이타마현에선 숲과 강의 환경보호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원과 에너지 절약운동이 실시되는 에코라이프 지역이다 .

여행 Tip
사이타마현에는 도시가 무려 40 개나 되어 각 도시를 여행할 때 버스나 철도편을 이용해야 한다 . 사이타마현 한글로 된 관광안내 사이트는 http://www.sainokuni-kanko.jp/kr 이다 .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가와고에 역까지는 3 시간 간격으로 버스 운행 (1,700 엔 ), 나리타 공항에서 가와고에 역까지는 1-2 시간 간격으로 고속버스 운행 (3,200 엔 ). 사이타마시에서 후카야시까지는 JR( 전철 ) 로 약 50 분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