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험이 많이 있는 여행자들의 조언 중에는 세계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이탈리아 로마를 가장 나중에 여행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 이는 로마의 방대한 유적을 먼저 경험하게 되면 다른 나라의 관광자원이 로마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시시하고 초라해 보인다는 의미다 .
기자는 개인적으로 25 년 전 로마를 여행하고 1 년 뒤 같은 시기에 같은 일정으로 파리를 여행한 경험이 있었다 . 여행 뒤 당시 위의 여행자들의 이야기에 절대 공감했던 기억이다 .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프랑스 파리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관광지였다 . 수많은 중세의 역사유적과 에펠탑과 퐁피두 미술관 같은 현대적인 건축조형물까지 시대를 뛰어 넘는 여러 유 · 무형의 다양한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파리가 당시 초보 여행자였던 나의 시각으로도 1 년 전에 보았던 로마에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볼 것이 없고 초라해 보였던 것이다 .
이와 같은 의미로 볼 때 페루의 역사문화유적은 북중미를 포함한 남미 여러 나라 중에서도 문화적 전통이나 역사적 문명 유적의 분포에 있어서 북미 멕시코의 마야와 아즈텍의 유적 군을 제외하면 그 문화적 전통성의 다양함은 비교할 나라가 없다고 본다 .
일부 볼리비아의 북부 티와나쿠 유적이나 칠레의 북부 산 페트로 데 아타카마 지역에 잉카시대의 유적이 조금 남아 있기는 하지만 페루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문명들의 유적과는 그 규모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려하고 경이로운 파타고니아와 아마존밀림 등의 자연경관을 관광자원으로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인류 역사적 문명의 흔적과 여행을 연관시키기는 쉽지가 않다 .
다만 브라질 아마존 강 하류의 선사시대 동굴에 있는 원시인그림이나 칠레 파타고니아의 밀로돈 동굴 등에서 인류의 흔적을 찾을 수는 있으나 이들이 남겨놓은 유물은 문명 이전의 조잡한 토기와 동굴벽화정도의 수준이어서 인류의 문명사적으로 큰 의미를 찾을 수는 없다 .
따라서 남미의 여행은 페루와 볼리비아 북부 · 칠레 북부 에서는 잉카와 잉카이전의 화려했던 아메리카 문명의 유적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볼리비아는 우유니와 같은 알티플라노의 고원경험을 위주로 하며 나머지 칠레와 아르헨티나 · 브라질은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연의 절대적 경이로움을 감상하는 여행을 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또한 역사적으로 16 세기 이후 남미의 모든 국가들은 오랜 기간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잔혹하고도 아픈 식민지배의 역사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 때문에 이들 침략자 나라들의 문화가 들어와서 남미 토착 원주민 인디오들의 전통과 접목해 많은 건축물과 유적들이 각 나라의 식민도시를 중심으로 만들어 졌다 .
남미의 모든 나라에 공통적으로 분포돼 있는 식민지 시대의 근대 유적은 원주민 인디오의 전통과 어우러져 현재에 있어서는 또 다른 의미의 역사유적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
글 사진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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