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 [19]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편
대부분의 종주 산행이 그렇듯이 서울에서 당일 출발해서 가기는 시간상으로 상당히 버겁다 .
그래서 이번 산행도 전날 저녁에 출발하여 성삼재에 새벽 3 시에 도착을 했다 . 산행은 대부분 3 시 30 여분 전후로 입산을 허락한다 .
성삼재에 도착하니 꽤 많은 산행객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 저 힘든 고행길이 그리도 즐거울까 싶었다 . 그런 설렘과 행복은 기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
100 여 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대부분 지리산 주 능선으로 향하고 서북능선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소수였다 .
지리산 주 능선은 성삼재 휴게소에서 이어지는 길로 가고 서북능선은 올라오던 길을 꺼꾸로 100 여미터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작게 들머리가 있다 . 이를 지나치기 쉬우니 유의해야 한다 . 특히 야간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
어둠을 헤치고 부지런히 능선을 가다 보니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처음 만나는 고리봉을 지난다 . 작은 고리봉이다 . 고리봉을 지나 만복대로 발걸음을 서두른다 . 혹시나 서북 능선 최고봉인 만복대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욕심을 내어 본다 . 하지만 가는 길에 여명이 이미 시작을 한다 . 여름철에는 새벽 2 시경에는 올라야 만복대에서 일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
아쉽지만 만복대로 향하는 도중 장엄한 지리산에서의 일출을 카메라에 담고 만복대로 가쁨 숨을 몰아 쉰다 .
이미 몇 분이 만복대에서 지리산의 행복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 서로가 서로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사진을 담아 준다 .
만복대에서 한 숨을 돌리고 정령치 휴게소에서 넉넉하게 아침을 먹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선다 . 내리막길이지만 그리 경사가 심하지 않아 편안한 산행을 한다 .
정령치에 도착했다 . 휴게소는 굳게 문을 잠근 상태다 . 정렬치 휴게소에서 일부 음식을 구입하기로 한 계획은 산산이 부서진다 . 다른 산행객들에게 물으니 문을 닫은 지 몇 년 되었다고 한다 . 벌서 다녀간 게 몇 년이 지났는가 보다 .
늘 그렇듯이 스스로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산행은 낭패를 본다 . 준비한 한끼의 식사를 나눠서 먹고 비상식량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
세결산을 지나 세동치 부운치 팔랑치를 지나 약 6km 를 바래봉을 향한 기대 감으로 쉼 없이 걷는다 .
바래봉에 핀 철쭉이 모든 피로를 날려 줄 것으로 믿기에 힘이 난다 .
작은 오름과 내림의 반복이지만 그리 힘이 들지는 않는다 . 그러나 쉬이 보면 지칠 수 있기 때문에 늘 마음 가짐은 단단히 해야 한다 .
3 시간여를 힘차게 달려 온 보상으로 저 멀리 바래봉이 보인다 . 사람이 인산인해다 . 출발한 성삼재에서는 거리가 멀지만 정령치에서 출발한 분들 그리고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트레킹 하듯이 올라 온 많은 상춘객들이 합하여 대단한 시장을 방불케 한다 . 이리도 저리도 즐기는 게 산 아니겠는가 ! 그렇게라도 자주 산을 오는 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
바래봉 아래에서 식사를 하는 많은 분들 틈에서 모자란 식수를 채우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며 10 여 분 뒤에 만날 바래봉을 생각해 본다 .
이 또한 지나가면 추억일 것이다 .
오랜만에 찾은 바래봉에서 잠시 그 때 올랐던 시절과 상황을 회상하고 발걸음을 재촉 한다 .
바래봉에서 날머리인 구인월 마을까지는 덕두산을 거치며 약 4.7km 의 거리다 . 곳곳에 있는 이정표의 거리가 제각각 다르다 . 초보 산행객들을 충분히 지치게 만들만한 실수들이다 . 왜 이리 시정이 잘 되지 않을까 투정을 하며 하산 시간에 맞춰 속도를 조절 한다 .
새벽부터 출발한 약 10 시간의 산행 23km 의 거리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마무리를 했다 .
식사를 마치고 오른 바래봉은 흐드러지게 핀 철쭉이 가득 하다 . 하늘까지 물들일 심사인가 보다 . 그 넓은 능선을 빨갛게 물들여 놓았다 .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가득해 진다 .
사진을 원 없이 찍는다 .
정령치에서 큰 고리봉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 . 그리고 여정은 계속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사람을 쉬이 지치게 한다 .
20 여 분간의 산행으로 큰 고리봉을 지난다 . 다시 세결산으로 향해 간다 . 세결산까지는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