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기원전 49년 겨울, 이탈리아 북쪽의 한 물줄기 앞에서 로마 군단이 멈춰 섰다. 지도에는 강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건너뛰어도 될 만큼 좁은 시냇물에 가까운 물줄기였다. 이름은 루비콘.
그러나 루비콘은 그저 작은 시냇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로마 공화국이 정해 놓은 정치적 경계선이었다. 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이 강을 넘는 순간, 그것은 곧 국가에 대한 반역을 의미했다.
그 강 앞에 서 있던 사람은 로마의 장군 Julius Caesar였다.
그는 갈리아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수년간의 전쟁 끝에 그는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장군이 되었고, 그의 군단은 유럽 최강의 군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로마 원로원은 그에게 명령을 내렸다.
군대를 해산하고 혼자 로마로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그 명령은 사실상 정치적 제거를 의미했다. 무장을 해제한 채 로마로 들어가면 그의 정적들은 곧바로 재판에 세우고 권력을 빼앗을 것이 분명했다.
카이사르는 강가에서 오래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눈앞의 물줄기는 겨우 몇 걸음이면 건널 수 있는 시냇물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시냇물을 건너는 순간, 로마는 더 이상 예전의 로마가 아니게 된다.
마침내 그는 결정을 내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틴어로 Alea iacta est.
그리고 그는 말을 몰아 루비콘을 건넜다.
그 순간 로마 공화국의 운명은 결정됐다.
카이사르의 군대는 빠르게 이탈리아를 장악했고, 그의 정적이었던 폼페이우스는 로마를 버리고 동쪽으로 도망쳤다. 내전은 몇 년 동안 이어졌고 결국 카이사르는 로마의 절대 권력자가 된다.
그는 종신 독재관이 되었고, 로마 정치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처럼 그의 권력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기원전 44년, 원로원 회의장에서 그는 암살당한다.
하지만 이미 세계사의 흐름은 바뀌어 있었다.
그의 죽음 이후 권력 투쟁은 계속됐고, 결국 그의 양자였던 Augustus가 승리한다. 그리고 로마는 더 이상 공화국이 아닌 제국이 된다.
지금도 서양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루비콘을 건넜다.”
어떤 순간에는 거대한 강이 아니라 시냇물 같은 작은 물줄기 하나가 세계사의 방향을 바꾼다.
기원전 49년 그 겨울밤, 대제국 로마의 운명도 그렇게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