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국제 오늘의 한류가 있게 한 사람 김현식, 아리랑TV 세계 송출에서 ‘정신문화 한류’까지

오늘의 한류가 있게 한 사람 김현식, 아리랑TV 세계 송출에서 ‘정신문화 한류’까지

김현식 K-문화르네상스포럼 운영위원장은 오늘의 한류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방송길을 연 인물로 평가된다. 아리랑TV 창립 초기 세계 송출 기반 구축에 참여했고,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연임을 거쳐 독립기념관 이사로 역사와 정신문화 고양을 다음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한류의 뿌리를 대중문화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주 정신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의 한류는 어느 날 갑자기 세계를 흔든 기적이 아니다. K팝과 드라마, 영화와 음식이 세계인의 일상이 되기 전에 한국 콘텐츠를 먼저 세계 방송망에 올린 사람들이 있었다. 김현식 K-문화르네상스포럼 운영위원장은 그 길을 연 초기 한류 인프라 기획자다.

이정찬 기자 ㅣ미디어원

그는 한류의 무대 위에 선 스타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류가 세계로 나갈 방송길을 먼저 연 사람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인의 눈과 귀에 닿으려면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했다. 채널이 필요했고, 위성이 필요했고, 해외 방송사업자와의 협상이 필요했다. 김 위원장의 아리랑TV 시절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기반을 설명한다.

김 위원장은 아리랑TV 창립 초기 준비 단계부터 참여해 기획팀장을 맡았고, 이후 영상사업국장, 경영전략실장, 세계방송전략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그는 아리랑TV를 ‘한류의 밑바탕을 까는 굉장히 중요한 방송’으로 설명한 바 있다. 그의 경력은 한국 문화가 세계로 나가기 전, 먼저 세계 방송망에 올라타야 한다는 시대적 판단과 맞닿아 있었다.

아리랑TV의 세계 방송망을 상징하는 이미지
아리랑TV의 해외 송출 확대는 한국 문화가 세계 시청자와 만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한류가 세계로 나갈 방송길을 열다

아리랑TV의 세계 송출 확대는 한국 콘텐츠 해외 확산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00년 12월 아리랑TV는 모스크바 최대 케이블방송 KOSMOS-TV와의 계약을 통해 아시아 채널 가운데 처음으로 동유럽 24시간 방송을 실시했다. 당시 아리랑TV처럼 채널 전체를 재전송한 아시아권 국가는 없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장면은 오늘의 한류사를 다시 쓸 때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한류를 만든 것은 스타와 콘텐츠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방송사를 만들었고, 누군가는 송출망을 열었으며, 누군가는 낯선 해외 시장에서 한국 문화가 담긴 화면을 24시간 내보낼 길을 만들었다. 오늘의 한류가 꽃이라면, 김 위원장은 그 꽃이 해외 시장에서 피어날 수 있도록 방송의 뿌리를 심은 사람에 가깝다.

뉴미디어 정책과 공공문화행정으로 넓어진 길

아리랑TV 이후 그의 활동은 방송 현장에 머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 사무총장을 맡아 디지털방송 도입 초기 방송정책 현안을 연구하는 포럼을 운영했고, KBS 계열 방송문화원장, SBS방송아카데미문화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위원 등을 거쳤다. 세계 송출 실무 경험이 뉴미디어 정책, 방송교육, 방송심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의 다음 무대는 공공문화행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충남문화재단 제4대 대표이사를 맡은 뒤 제5대 대표이사로 연임했다. 방송 한류의 현장을 경험한 실무자가 지역 문화정책과 예술지원 행정의 책임자로 이동한 것이다.

K-문화르네상스포럼과 정신문화 한류를 상징하는 이미지
K-문화르네상스포럼은 대중문화 이후의 한류를 역사와 정신문화의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충남문화재단 대표 시절에도 그의 관심은 이미 ‘신한류’와 ‘한국문화 르네상스’에 닿아 있었다. 그는 충남을 한국 정신문화의 중심이자 신한류의 발전소로 세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계룡산, 동학, 독립기념관, 유관순, 이순신, 윤봉길 등 충남이 품은 역사문화 자산을 한국 문화의 미래 동력으로 다시 읽으려는 시도였다.

독립기념관 이사, 정신문화 고양을 다음 과제로

충남문화재단 임기를 마친 뒤 김 위원장의 행보는 다시 한국 문화의 뿌리와 정신문화의 영역으로 향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그는 문화재단 대표이사 임기를 마친 뒤 독립기념관 이사 공모 절차에 참여했고, 이사로 선임된 이후 독립운동의 기억과 한국인의 정체성, 미래 세대 교육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일을 자신의 다음 과제로 삼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류가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한국 문화의 뿌리와 정신을 세계와 나눌 때”라며 “앞으로 내가 가야 할 일은 정신문화 고양”이라고 말했다.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임기를 마친 뒤 독립기념관 이사 공모 절차에 참여하고 이사로 선임된 과정도, 그에게는 방송 한류와 문화행정을 넘어 역사와 정신문화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선택이었다.

그가 말하는 ‘정신문화 고양’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다. 한류가 세계인의 취향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한국 문화의 역사와 철학, 독립과 자주 정신까지 세계와 나누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한국이 무엇을 노래하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를 넘어 한국인이 어떤 역사적 경험과 정신적 자산 위에서 오늘의 문화를 만들었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흐름은 지금 K-문화르네상스포럼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8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문화르네상스 창립포럼에서 김 위원장은 ‘왜 K문화르네상스인가?’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포럼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올바른 역사·문화관 확립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K-문화르네상스포럼이 제시하는 핵심어는 ‘역사광복’과 ‘문화독립’, 그리고 ‘신한류창조’다. 이는 대중문화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은 한류를 역사와 철학, 정신문화와 시민문화로 넓히려는 시도다. 김 위원장의 이력은 이 구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그는 세계 방송망을 열었고, 뉴미디어 정책을 다뤘고, 공공문화행정을 경험했으며, 이제 독립기념관 이사로 역사와 정신문화의 현장에 서 있다.

그래서 김현식 위원장을 두고 ‘오늘의 한류가 있게 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그는 한류의 전면에서 조명을 받은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 문화가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방송망을 만들고, 그 경험을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으로 확장했으며, 이제는 대중문화 이후의 한류를 정신문화와 역사문화의 차원에서 다시 설계하고 있다.

오늘의 한류는 이미 세계인의 취향을 바꿨다. 다음 과제는 더 깊다. 한국 문화가 왜 강한지, 그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 앞으로 어떤 가치로 세계와 만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김현식 위원장의 K-문화르네상스 구상은 바로 이 질문 앞에 서 있다. 방송 한류의 길을 연 사람이 이제 정신문화 한류의 길을 말하고 있다.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리랑TV에서 세계 송출의 길을 열고, 충남문화재단에서 공공문화행정을 검증받은 뒤, 독립기념관 이사로 역사와 정신문화의 현장에 들어선 김현식 위원장. 한류가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시대를 지나, 한국 문화의 뿌리와 정신을 설명해야 하는 지금 그의 역할은 다시 커지고 있다.

미디어원 Copyrights ⓒ MediaOn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