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10명 중 7명 여름휴가 간다, 올해 키워드는 ‘짧고 가까운 회복 여행’

10명 중 7명 여름휴가 간다, 올해 키워드는 ‘짧고 가까운 회복 여행’

피앰아이 조사, 휴가 계획 71.8%·국내여행 74.2%…강원도 1위, 비용 부담은 숙박요금 상승이 가장 컸다

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올해 여름휴가의 핵심은 멀리 가는 여행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제대로 쉬는 여행이다. 고물가와 숙박요금 상승, 항공 유류할증료 부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휴가 자체를 포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신 소비자는 여행 기간을 줄이고, 해외 장거리보다 국내와 근거리 여행지를 선택하며, 관광지를 많이 둘러보기보다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쪽으로 휴가의 목적을 바꾸고 있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가 6월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20세부터 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여름휴가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8%는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비용 부담이 크지만 여름휴가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며, 휴가가 일상의 회복 장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발 시기는 여전히 성수기에 몰렸다. ‘7월 말~8월 초’가 35.9%로 가장 높았고, ‘8월 중·하순’ 21.5%, ‘7월 초~중순’ 21.3%, ‘9월 이후 늦은 휴가’ 10.5% 순이었다. 휴가 수요가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는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체류 기간에는 변화가 뚜렷했다. ‘1~2박’이 42.2%, ‘3~4박’이 39.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5박 이상’은 8.9%에 그쳤다. 전년과 비교하면 1~2박은 늘고 5박 이상은 줄었다.

강원도와 제주도로 향하는 국내 여름휴가 수요
국내 여행지 선호는 강원도와 제주도에 집중됐고, 휴식·힐링 가능한 환경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꼽혔다.

이 변화는 소비자가 휴가를 포기하기보다 휴가의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긴 휴가와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워졌지만, 짧은 일정으로 가까운 곳에서 쉬는 여행은 여전히 필요하다. 휴가의 양보다 질을 따지는 흐름도 강해졌다. 하루나 이틀이라도 조용한 숙소에서 쉬고, 바다나 숲을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일상의 피로를 덜어내는 방식이 올해 여름휴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여행지는 국내가 압도적으로 강했다. 응답자의 74.2%는 여름휴가지로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근거리 여행은 20.8%, 유럽과 미주 등 해외 장거리 여행은 2.8%에 머물렀다. 해외여행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올해 여름휴가의 대중적 선택은 국내로 기울었다. 환율과 항공권, 현지 물가, 일정 부담을 고려하면 국내 여행은 비용과 시간 면에서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국내 여행지 선호에서는 강원도가 33.0%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18.9%로 2위였고, 부산 9.0%, 서울 5.9%, 여수 5.0%, 통영 4.0%, 경주 3.8%, 전주 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강원도의 강세는 올해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산과 바다, 계곡, 숲, 리조트와 펜션, 캠핑과 드라이브 코스가 함께 있는 강원도는 ‘짧고 가깝게, 푹 쉬기’에 맞는 대표 목적지다.

제주도 역시 여전히 강력한 여름 여행지다. 항공 이동이 필요하고 성수기 비용 부담이 크지만, 바다와 자연, 카페, 숙소, 미식, 액티비티가 결합된 목적지라는 점에서 수요가 유지된다. 다만 강원도가 제주보다 높은 선호를 보인 것은 비용과 접근성, 짧은 일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자동차와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강원도는 1~2박 휴가에 유리하다.

여행지 선택 기준에서도 휴식과 효율이 앞섰다. 단일 최우선 기준으로는 ‘휴식·힐링이 가능한 환경’이 28.7%로 1위였다. 이어 ‘비용 대비 효율성’ 22.7%, ‘접근성 및 이동 편의성’ 20.7%가 뒤를 이었다. 새로운 경험이나 이색 체험, SNS 인기도보다 조용히 쉬고, 비용을 아끼고, 이동이 편한 곳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는 올해 여름휴가가 과시형 여행보다 회복형 여행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복수 응답 기준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휴가지 선택 기준으로 ‘휴식·힐링이 가능한 환경’은 51.1%로 가장 높았고, ‘접근성 및 이동 편의성’ 46.8%, ‘비용 대비 효율성’ 46.2%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행자는 좋은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동 피로와 비용 부담을 함께 계산한다. 멀리 가서 지치는 여행보다 가까운 곳에서 충분히 쉬는 여행이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용 부담은 올해 여름휴가의 가장 큰 변수다. 응답자의 45.7%는 올여름 휴가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41.3%, ‘부담되지 않는다’는 13.0%였다.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비용 압박을 느끼는 상황에서 휴가 수요가 70%를 넘었다는 것은,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비용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뜻한다.

비용 부담의 가장 큰 이유는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이었다. 응답자의 53.4%가 이를 비용 압박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개인 소득 감소와 경제적 불안감 19.7%,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급등 16.2%, 원·달러 환율 상승 9.4% 순이었다. 여름 성수기 숙박요금은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수요가 집중되면 숙박비는 휴가 예산의 핵심 부담으로 올라선다.

항공 유류할증료도 여행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2026년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이 여름휴가 계획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66.3%에 달했다. 전혀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6.7%에 그쳤다.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 해외 장거리 여행은 물론 제주와 같은 항공 의존 목적지도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장거리 대신 근거리, 해외 대신 국내, 성수기 대신 이른 일정으로 선택지를 조정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고려하는 방법도 뚜렷했다. ‘장거리 대신 근거리 여행지 선택’이 36.5%, ‘해외 대신 국내 여행으로 전환’이 36.1%로 상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수기를 피한 이른 일정 조정 28.7%, 저비용항공사 이용 14.9%, 숙박 등급 하향 조정 14.1%, 카드사·OTA 할인 쿠폰 활용 8.2% 순이었다. 절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6%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미 휴가 예산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고민하고 있다.

올여름 희망 휴가 스타일에서는 ‘완전한 휴식·힐링’이 54.1%로 압도적 1위였다. 미식·로컬 문화 탐방은 26.5%, 액티비티·체험은 10.2%, 웰니스는 4.2%, 워케이션은 3.4%였다. 휴가의 목적이 관광지 순회에서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특히 40대와 50대는 완전한 휴식에 대한 선호가 더 강했다. 일과 가족, 경제적 부담이 겹치는 세대일수록 여름휴가를 에너지 회복의 시간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진다.

20~30대는 미식과 체험 활동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젊은 층의 여행이 단순 휴식에만 머물지 않고, 로컬 맛집, 카페, 시장, 축제, 해양 액티비티, 사진 명소 등 취향형 경험과 결합된다는 뜻이다. 다만 이들 역시 비용과 접근성의 영향을 받는다. 가까운 지역 안에서 맛집과 체험, 숙소 휴식을 함께 묶는 짧은 일정이 젊은 여행객에게도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

관광업계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올해 여름 여행객은 비싼 상품보다 납득 가능한 상품을 원한다. 숙박업계는 성수기 가격 상승 속에서도 조식, 레이트 체크아웃, 수영장, 온천, 키즈 프로그램, 펫 동반, 지역 체험 등 체감 혜택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지자체와 관광기관은 강원도와 제주도처럼 자연 회복형 목적지를 중심으로 교통 정보, 주차, 숙박, 맛집, 계곡·해변 안전 정보, 대체 관광지를 촘촘히 제공해야 한다.

여행사와 OTA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 장거리 패키지보다 1~2박 국내 휴식 상품, 근거리 리조트, 가족형 펜션, 숲캉스, 호캉스, 웰니스 스테이, 기차 여행, 렌터카 결합 상품의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가격만 낮추는 할인 경쟁보다 성수기 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짧은 일정 안에서 충분히 쉬었다는 만족을 주는 구성이 중요하다.

올해 여름휴가는 소비 위축과 여행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이다. 사람들은 돈이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휴가를 떠나려 한다. 이는 휴가가 더 이상 선택적 사치가 아니라 일상을 버티기 위한 회복의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다만 그 방식은 더 짧고, 더 가깝고, 더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

피앰아이 조민희 대표는 고물가와 여행 비용 부담에도 소비자들이 휴가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여행 방식과 목적지를 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여름휴가는 멀리 가는 여행보다 가깝게 쉬는 여행이 핵심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는 그 해석을 뒷받침한다. 10명 중 7명은 떠나지만, 오래 멀리 떠나는 사람은 줄고 있다.

결국 2026년 여름휴가의 키워드는 회복이다. 강원도와 제주도, 부산과 여수, 통영과 경주 같은 국내 여행지는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일상의 피로를 덜어내는 공간으로 선택되고 있다. 성수기 숙박비와 항공권 부담이 커질수록 여행자는 더 현실적인 방식을 찾는다. 휴가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까운 곳에서 푹 쉬는 여행. 그것이 올해 여름 여행 시장의 가장 뚜렷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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