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LS전선, 미국 최대 해저케이블 공장 ‘심장부’ VCV 타워 착공

LS전선, 미국 최대 해저케이블 공장 ‘심장부’ VCV 타워 착공

버지니아 체서피크 LS그린링크 생산기지 2028년 상업생산 목표…북미 전력망·AI 데이터센터 수요 겨냥

LS전선이 미국 해저케이블 생산거점의 핵심 설비 공사에 들어가며 북미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미국 생산법인 LS그린링크가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의 VCV 타워 건설에 착수하면서, 미국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생산기지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수직 공정 단계로 진입했다.

VCV 타워는 해저케이블 공장의 심장부로 불린다. VCV는 Vertical Continuous Vulcanization의 약자로, 고전압 케이블의 절연층을 연속적으로 형성하는 핵심 공정이다. 케이블을 수직 방향으로 생산하면 중력에 따른 편심과 변형을 줄일 수 있어 절연 품질과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해저케이블은 한 번 설치되면 장기간 바닷속에서 고전압을 안정적으로 견뎌야 하기 때문에 절연층 품질은 제품 신뢰성과 직결된다.

LS그린링크 공장에 들어설 VCV 타워는 높이 201m 규모다. 완공되면 세계 최대 VCV 설비이자 버지니아주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공장 건물이 아니라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는 셈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버지니아의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주목하는 이유다.

이번 착공식에는 구본규 LS전선 사장과 현지 정·관계 인사가 참석했다. 아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팀 케인 미국 연방 상원의원, 바비 스콧 연방 하원의원, 릭 웨스트 체서피크 시장 등 주요 인사가 자리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업 투자에 머물지 않고 미국 에너지 인프라와 지역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LS그린링크 공장은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LS전선은 이 프로젝트를 약 6억8100만 달러, 한화 약 1조 원 규모의 대형 투자로 발표했다. 공장은 엘리자베스강 유역 약 39만6700㎡ 부지에 들어서며, 연면적 약 7만㎡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 항만시설까지 갖춰 초고압직류송전, 즉 HVDC 해저케이블의 생산과 출하, 운송까지 연결하는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시장에서 해저케이블 생산기지가 갖는 의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전력 수요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대규모 송전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큰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발전원과 수요지를 잇는 초고압 송전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력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투자도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만을 위한 설비가 아니다. 해상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 계통으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장거리 전력망과 지역 간 전력 연계,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도 쓰인다. 미국 내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시설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현지 생산능력은 공급망 안정성과 프로젝트 일정 관리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LS전선의 북미 전략은 단일 공장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LS그린링크는 해저케이블 생산을 담당하고, LS마린솔루션은 초고압 해저케이블 시공과 해양 인프라 역량을 맡는다. 여기에 가온전선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다. 생산, 시공, 전력 인프라 공급을 연결하는 북미 전력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조는 미국의 공급망 현지화 정책과도 맞물린다. 에너지 안보와 핵심 인프라 자립을 강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미국은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 더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S전선이 체서피크 생산기지를 통해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보하면, 현지 발주처와의 협상력과 프로젝트 대응력도 높아질 수 있다.

관건은 시장의 변동성이다. 미국 해상풍력 시장은 정책 변화와 금리, 프로젝트 비용 상승에 따라 일부 사업이 지연되거나 조정되는 흐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노후 인프라 교체라는 큰 흐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LS전선이 북미 생산기지를 해상풍력뿐 아니라 광범위한 전력 인프라 공급망의 거점으로 설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LS그린링크를 북미뿐 아니라 유럽 시장까지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 보고 있다. 현지 생산 역량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면 LS전선은 한국과 미국, 유럽 수요를 연결하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공급망에서 더 강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버지니아 주정부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LS그린링크를 버지니아의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평가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인프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 입장에서는 대규모 제조 투자와 고용, 항만·물류 인프라 활성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이번 VCV 타워 착공은 LS전선 미국 공장 프로젝트에서 상징성이 큰 단계다. 부지 확보와 공장 착공을 넘어, 실제 초고압 해저케이블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가 올라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LS전선이 북미 전력망 시장에서 단순 수출 기업을 넘어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인프라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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