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못 믿겠다? 메리츠화재, 보험금 거부의 민낯
(미디어원=박예슬 기자) 메리츠화재 등 대형 보험사의 잦은 보험금 지급 거부가 실손보험 자체의 신뢰를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설계된 안전망이, 정작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필수 검사와 치료조차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 이유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메리츠화재의 보험금 지급 거부 사건은 이 문제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피해자인 김종호 씨(66)는 지난 4월 수원 제이에스병원에서 쇄골 견봉단 골절 수술을 받았다. 전신마취를 앞두고 집도의는 환자의 고령과 빈혈 이력을 고려해 심장초음파 검사와 혈액 보강 주사(멀티블루·뉴트리헥스)를 권고했다. 멀티블루는 철분·엽산·비타민이 복합된 혈액 강화 주사로, 전신마취 시 빈혈 위험을 줄이는 데 사용된다. 뉴트리헥스 역시 영양결핍이나 회복기 환자에게 보조적으로 투여되는 대사 보강 주사제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심장초음파 비용 22만 원과 주사제 비용 10만 원, 총 32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보험사의 논리는 단순했다. 심장초음파 검사가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기존 심장질환 이력이 있는 경우에만 급여 대상이며, 고령자의 전신마취 안전성 확보 목적이라면 비급여 처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도의 역시 수술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음을 소견서에 명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는 보험금 지급 거부를 고수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집도의가 치료 목적이라고 명확히 밝힌 멀티블루와 뉴트리헥스 주사 역시 보험사는 “단순 영양제일 것 같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는 약관에도 어긋난다. 메리츠화재 약관에는 “영양제·종합비타민·호르몬 투여 등은 보상하지 않으나, 상해 치료 목적일 경우 보상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즉, 평상시 건강보조가 아닌 수술 전 치료 목적의 필수 투여라면 당연히 보상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정확히 그 조항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는 의사의 소견서와 약관 해석 모두를 무시한 채 지급 거부를 강행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담당자의 태도였다. 메리츠화재 보상담당자는 환자에게 “의사 소견서를 누가 믿느냐, 우리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의학적 판단을 전면 부정하고 환자의 안전을 무시한 발언이다. 게다가 그는 “상급자에게 잘 이야기하고, 앞으로 재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지급될 수도 있다”는 조건부 지급까지 언급했다. 보험금 지급 여부가 약관과 법이 아닌 내부 ‘눈치 보기’로 좌우된다는 사실은 국민적 공분을 살 만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민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1만 건을 넘었고, 메리츠화재는 최다 민원 발생 보험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고령자들의 수술 전 필수 검사나 치료 행위가 약관을 이유로 거부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약관을 해석하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기본법은 국민의 안전권과 피해보상권을 보장하고, 보험업법은 정당한 보험금 청구 거부를 금지하며, 약관규제법은 불공정한 약관을 무효로 규정한다. 그러나 메리츠화재의 이번 보험금 지급 거부는 이러한 법적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태다.
실손보험의 본래 목적은 국민에게 의료비 걱정 없는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보여준 이번 태도는 실손보험을 국민의 안전망이 아니라 기만과 배신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의사 소견서를 믿을 수 없다”는 발언은 소비자의 권리를 짓밟았을 뿐 아니라, 의료진의 전문성을 모욕한 것이다.
이제 금융감독원과 한국소비자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험사가 약관을 핑계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관행을 근절하지 않는다면, 실손보험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국회 또한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입법에 즉각 나서야 한다.
보험은 국민과 맺은 약속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사건에서 그 약속을 배신했다. 보험금 지급 거부라는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실손보험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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