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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골프 칼럼 프롤로그] 파워골프 리부트,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서다

파워골프 칼럼 프롤로그는 1997년 국내 최초 골프 전문 사이트로 출발한 파워골프의 역사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정찬 티칭프로·여행레저신문 발행인은 벤 호건의 《Power Golf》, 파워골프 도메인, 1998년 칼럼 연재의 기억을 바탕으로 파워골프 리부트의 첫 장을 연다.

파워골프 칼럼 프롤로그를 상징하는 석양빛 골프장에서 힘 있고 균형 잡힌 스윙을 마친 골퍼
파워골프 칼럼은 1997년 국내 최초 골프 전문 사이트의 기억에서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선다.

1997년 국내 최초 골프 전문 사이트에서 시작된 이름, 다시 골프 이야기를 열다

이정찬 ㅣ 티칭프로·여행레저신문 발행인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안다.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갤러리가 안다.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안다.”

세계 최고의 볼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벤 호건의 말이다. 그는 PGA 투어 64승, 메이저대회 9승을 거둔 전설의 골퍼다.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골프사에서 가장 깊이 기억되는 이름 가운데 하나다.

오늘 우연히 벤 호건의 책 제목을 다시 보았다. 1948년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 우승을 기념해 자신의 스윙을 분석하고 정리한 책, 그 제목이 바로 《Power Golf》였다.

묘한 인연이다.

‘파워골프’는 내게도 오래된 이름이다.

1997년, 나는 ‘파워골프’라는 이름을 짓고 도메인을 등록했다. 파워골프는 국내 최초의 골프 전문 사이트였다. 인터넷이 막 대중에게 열리던 시절이었다. 그때 우리는 골프예약시스템, 스코어관리프로그램, 파워골프쇼핑몰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호기롭게 골프 포털을 지향했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해진 서비스들이지만, 당시에는 꽤 앞선 시도였다. 골프장 예약을 인터넷으로 하고, 자신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필요한 골프용품을 온라인에서 찾아보는 일은 지금처럼 당연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파워골프라는 이름 안에 담으려 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며 사이트도, 도메인도 내 손을 떠났다. 이름은 사라진 듯 보였지만, 그때 만들었던 생각과 구조는 이후 여러 모습으로 남았다. 예약 시스템은 더 정교해졌고, 스코어 관리는 모바일로 옮겨갔고, 골프 쇼핑몰은 거대한 시장이 됐다. 모양과 이름은 달라졌지만, 골퍼들을 즐겁게 하는 방식은 그때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사실 파워골프 칼럼도 처음이 아니다.

1998년 봄부터 그해 겨울까지 25회를 연재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그 시절에 회당 방문자가 15만 명을 넘었다. 대단한 숫자였다. 지금처럼 검색도, 포털도, SNS도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도 많은 골퍼들이 파워골프를 찾아왔고, 글을 읽었고, 함께 골프를 이야기했다.

다시 그런 엄청난 인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숫자보다 정리가 더 중요하다. 1988년부터 시작된 내 골프 인생을 조금씩 되짚어보려 한다. 골프에 미쳐 살던 시간도 있었고, 먼지 쌓인 골프백을 바라보기만 하던 긴 시간도 있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골프 서적을 읽었다. 하루 4,000개의 연습 공을 7개월 동안 빠짐없이 친 적도 있다. 2년 동안 1,000번의 라운딩을 하며 몸으로 배운 것도 있다. 잘 친 날보다 무너진 날이 더 많았고, 깨달은 줄 알았다가 다음 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날도 수없이 많았다.

오랫동안 내 손을 떠나 있던 파워골프 도메인을 다시 찾은 것이 벌써 서너 해가 되었다. 1997년 등록 도메인이다. 피와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름이다.

30년 전 국내 대기업과 모 골프 방송국에서 그토록 탐내던 이름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이 이름을 쓰고 있지만, 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지, 그들이 때로 절망하고 때로 환희에 찼던 시간을 알 길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파워골프는 사라진 이름이 아니다.

명맥을 이어오던 파워골프는 이제 파워골프 칼럼을 시작으로 원래의 큰 그림을 다시 완성해 가려 한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의 훈계가 아니라, 골프를 다시 배우는 사람의 기록으로 시작하려 한다. 한때 골프를 알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골프 앞에서 겸손해지는 이야기로 시작하려 한다.

멀리 치려 하지 않고, 차분히 가볍게 간다. 그러나 의지와 신념은 꺾지 않는다.

골퍼라면 누구나 이름을 기억하는 파워골프.

그 이름을 다시 만들어 갈 것이다.

[First Issued May 13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