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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출시 첫날 1만277대 계약…SUV 시대에도 살아 있는 ‘국민 세단’ 수요

현대차 최초 플레오스 커넥트·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적용…부분변경 넘어 상품성 대폭 강화

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현대자동차의 더 뉴 그랜저가 출시 첫날 1만 대 넘는 계약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자동차 소비 흐름이 바뀌고 있지만, 그랜저라는 이름이 가진 대중적 신뢰와 고급 세단 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2026년 5월 14일 7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를 공식 출시했다. 현대차그룹 뉴스룸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는 40년간 이어진 그랜저의 헤리티지 위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하이브리드 시스템, 운전자 보조 기술을 더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개발됐다.

시장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가 출시 첫날 총 1만277대의 계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의 첫날 계약 1만7294대에 이어 현대차 부분변경 모델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더 뉴 그랜저 실내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
더 뉴 그랜저 실내에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사진=현대자동차

부분변경이지만 변화 폭은 신차급에 가깝다

더 뉴 그랜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램프와 범퍼 변경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존 그랜저의 비례감을 유지하면서 외관의 선과 면을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전면부에는 15mm 길어진 프론트 오버항을 바탕으로 한 샤크 노즈 형상이 적용됐다. 여기에 얇고 긴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슬림 헤드램프가 어우러지며 전면 인상이 한층 안정적이고 세련된 방향으로 바뀌었다.

측면부도 디테일이 달라졌다. 방향지시등이 적용된 펜더 가니쉬로 전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라이팅 이미지를 만들었고, 현대차 세단 최초로 돌출형 샤크핀 안테나 대신 히든 타입 안테나를 적용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대형 세단에서 차체의 매끈한 인상과 고급감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번 변화는 소비자 불만을 줄이고 상품성을 보강하려는 성격도 강하다. 그랜저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큰 모델인 만큼, 디자인과 편의 기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빠르게 쌓인다. 현대차가 이번 부분변경에서 외관 비례와 실내 인터페이스를 함께 손본 것은 그랜저를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상품성 재정비 모델로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그랜저 실내의 방향을 바꿨다

실내 변화의 핵심은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실내 중심에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등 주요 기능을 한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 상태 정보를 제공하는 슬림 디스플레이도 별도로 배치해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줄이는 구성을 택했다.

더 뉴 그랜저 측면 후면 디자인과 대형 세단 비례감
더 뉴 그랜저는 전면 오버항을 15mm 늘리고 디테일을 다듬어 대형 세단의 비례감과 고급감을 강화했다. 사진=현대자동차

더 중요한 변화는 소프트웨어다.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더 뉴 그랜저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즉 SDV 흐름에 맞춘 플래그십 세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개방형 운영 환경을 토대로 차량 전용 앱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생성형 AI 기반 기능도 들어간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에 대형 언어 모델 기반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 차량 제어, 정보 검색, 여행 일정 추천, 감성 대화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디지털 생활 공간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그랜저에 본격 반영한 셈이다.

스마트 비전 루프·전동식 에어벤트, 감성 품질까지 보강

더 뉴 그랜저는 편의 사양에서도 고급감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에 처음으로 전동식 에어벤트를 적용했다. 기존 돌출형 조작 노브를 없앤 히든 벤트 방식으로 실내를 더 간결하게 만들고, 플레오스 커넥트와 연동해 승객 집중, 승객 회피, 자동 순환, 자유 조작 등 다양한 풍향 제어를 지원한다.

스마트 비전 루프도 눈에 띄는 사양이다. 고분자 분산형 액정 필름을 활용해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루프 투명도를 6개 영역으로 나눠 조절할 수 있다. 개방감은 살리면서도 빛과 열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옵션을 많이 넣는 수준을 넘어 실내 체감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다.

안전 사양도 강화됐다. 더 뉴 그랜저에는 내연기관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가 적용됐다. 정차 또는 저속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급격히 밟는 상황을 감지해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기억 후진 보조, 1열 모니터링 시스템 등도 함께 적용돼 운전자와 동승자 안전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성이 보강됐다.

가솔린·LPG·하이브리드 4개 라인업, 세단 수요를 넓게 흡수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로 운영된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5가 4185만 원, 가솔린 3.5가 4429만 원, 하이브리드가 4864만 원, LPG가 4331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종 가격은 친환경차 고시 완료 이후 확정된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그랜저 수요에서 중요한 축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출시 첫날 계약에서 가솔린 모델은 58%, 하이브리드 모델은 40%, LPG 모델은 2%를 기록했다. SUV와 전기차가 시장 관심을 끌고 있지만, 대형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연비와 정숙성, 유지비를 고려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림 선택에서도 고급화 흐름이 뚜렷했다. 출시 첫날 계약에서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 비중은 41%로 집계됐다. 기존 그랜저의 캘리그래피 선택 비중보다 높아진 수치로, 소비자들이 단순히 ‘큰 세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사양과 디지털 경험을 함께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SUV 시대에도 그랜저가 팔리는 이유

국내 자동차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SUV와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세단은 과거보다 선택지가 줄었고, 특히 대형 세단 시장은 수입 브랜드와 제네시스, 일부 국산 모델 사이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더 뉴 그랜저가 출시 첫날 1만 대 넘는 계약을 기록한 것은 그랜저 브랜드의 위치가 여전히 특별하다는 의미다.

그랜저는 오랫동안 ‘성공한 가장의 차’, ‘법인차’, ‘패밀리 세단’, ‘국민 고급차’의 이미지를 함께 가져왔다. 최근에는 수입차와 고급 SUV가 그 자리를 나눠 갖고 있지만, 그랜저는 여전히 가격과 브랜드 신뢰, 실내 공간, 정숙성, 유지 편의성의 균형이 좋다. 더 뉴 그랜저는 여기에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AI, 하이브리드 효율, 고급 사양을 더해 기존 소비층과 젊어진 세단 수요를 함께 노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와 SUV 중심의 시장 환경에서도 더 뉴 그랜저가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은 디자인과 상품성, 디지털 혁신에 대한 고객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말은 더 뉴 그랜저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랜저는 단순히 오래 팔린 차가 아니라, 현대차가 대중형 플래그십 세단에서 어느 수준까지 상품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이번 더 뉴 그랜저의 초반 성과는 대형 세단 시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명확한 이유가 있는 차에만 수요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자인 변화, 17인치 디스플레이, 플레오스 커넥트, 하이브리드 강화, 안전 사양 보강이 모두 그 이유를 만드는 장치다. SUV 시대에도 그랜저가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는지, 더 뉴 그랜저의 초기 계약 성적은 그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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