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LG CNS와 두산이 AI, 로봇,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수소연료전지, 디지털트윈을 하나의 협력 테이블에 올렸다. 단순한 시스템 구축 계약이 아니라, 두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 전환 역량과 제조·에너지 기술을 결합해 산업형 신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I가 기업 업무를 넘어 제조 현장과 에너지 인프라, 로봇 운영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양사의 협력은 국내 산업 AX 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LG CNS는 1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두산과 ‘AX·RX·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등 신사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현신균 LG CNS 사장과 유승우 두산 사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협약 체결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사업협력추진체를 구성하고 세부 운영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의 첫 축은 AX다. AX는 인공지능을 기업 업무와 산업 현장 전반에 적용해 업무 방식과 사업 구조를 바꾸는 AI 전환을 뜻한다. LG CNS는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 ‘에이전틱웍스’를 기반으로 두산의 에이전틱 AI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실제 적용 가능한 사업 로드맵을 함께 수립할 계획이다. 에이전틱 AI는 단순 질의응답형 AI를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여러 절차를 스스로 수행하는 AI로, 기업 업무 자동화와 제조 현장 운영 최적화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두 번째 축은 RX다. RX는 로봇 전환을 뜻한다. 제조 현장과 물류, 설비 운영 영역에서 로봇을 어떻게 도입하고 운영할지에 대한 기술과 프로세스를 포함한다. 두산은 에너지, 첨단소재, 로보틱스 분야에서 쌓아온 산업 역량을 갖고 있고, LG CNS는 AI와 클라우드, 로봇 운영 플랫폼, 데이터 기반 시스템 통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이 구체화되면 로봇을 단순 장비로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로봇을 학습·운영하고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분야도 중요한 협력 대상이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르게 커지고 있고, 기업 IT 인프라는 단순 서버 운영을 넘어 고성능 컴퓨팅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에너지 효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LG CNS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두산의 IT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하고, 두산의 수소연료전지를 LG CNS 데이터센터 사업에 도입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이 대목은 이번 협약의 산업적 의미를 키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과 냉각, 안정성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술이다. 두산의 에너지 기술과 LG CNS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이 결합될 경우, AI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모델을 검토할 수 있다. 아직 협의 단계이지만, 데이터센터를 단순 IT 시설이 아니라 에너지·AI·운영기술이 결합된 산업 인프라로 보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조 AX도 이번 협력의 핵심 분야다. 양사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해 제조 설비의 생애주기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 구현해 상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예지보전, 공정 최적화, 에너지 절감, 품질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와 디지털트윈이 결합되면 제조 데이터가 단순 기록을 넘어 의사결정 자산으로 바뀐다.
친환경 모빌리티를 활용한 물류 사업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두산은 수소연료전지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기술 기반을 갖고 있고, LG CNS는 물류 시스템과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구축해온 경험이 있다. 물류 영역은 AI, 로봇, 자율주행, 친환경 동력 기술이 동시에 맞물리는 대표 산업이다. 양사가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협력을 끌고 갈 경우, 수소 기반 물류와 AI 운영 시스템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실험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은 두 기업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가 있다. LG CNS는 AX 전문기업으로서 기업용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산업 현장에 더 깊게 적용할 수 있다. 두산은 에너지와 제조, 로보틱스 기술을 AI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산업 기반을 가진 기업이 만나 AI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구조다.
관건은 실행이다. MOU는 방향을 제시하는 단계일 뿐이며, 실제 성과는 사업협력추진체가 어떤 과제를 선정하고 얼마나 빠르게 실증과 상용화를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에이전틱 AI는 기업 현장에 적용할 때 보안, 책임, 데이터 품질,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가 필요하다. 로봇 전환도 현장 안전, 설비 연동, 운영 인력 교육이 함께 따라야 한다. 데이터센터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는 방안 역시 경제성, 안정성, 운영 기준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협력은 국내 산업계가 AI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더 이상 사무 자동화나 챗봇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조 설비를 예측하고, 로봇을 운영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바꾸며, 물류 체계를 재설계하는 산업 운영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LG CNS와 두산의 협력은 이 변화가 실제 기업 간 사업 구조로 옮겨가는 장면이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LG CNS의 AX·RX 역량과 두산의 기술력을 결합해 제조 현장의 AI 설비 예측부터 로봇 기반 산업 혁신까지 사업화 성과를 빠르게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승우 두산 사장도 첨단소재와 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두산의 기술력과 LG CNS의 AX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협약의 핵심은 AI와 로봇, 데이터센터를 각각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인프라로 묶는 데 있다. AI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데이터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위에서 움직이며, 제조 현장의 실행은 로봇과 설비, 에너지 인프라와 연결된다. LG CNS와 두산이 이 연결고리를 실제 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번 협력은 국내 산업 AX의 중요한 실증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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