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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R&D 15조원 투입…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집중 육성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목표, AI 기반 고부가 소재 기업 전환 가속

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LG화학이 2035년까지 연구개발, R&D에 15조원을 투자하며 AI 기반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6월 22일 타운홀 미팅에서 반도체, 모빌리티·로봇 소재, 항암 신약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전통 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로 압박받는 가운데, LG화학은 고성장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R&D 자원의 재배치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총 15조원을 R&D에 투입하고, 이 가운데 70%를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등 육성 사업에 배분할 계획이다. 단순히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AI 기반 신규 응용 분야와 선도 기술 확보에 집중해 수익 구조를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R&D 자원 70%,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에 집중

LG화학은 지난 6월부터 CEO 직속 신사업 개발 조직도 신설했다. 미래 핵심 사업을 빠르게 발굴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내부 연구개발만으로는 속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조달 가능한 재원 범위 안에서 인수합병, M&A 등 외부 성장 전략도 병행한다. 기술 확보와 고객 기반 확대, 사업화 속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반도체·인프라 분야에서는 첨단 패키징 소재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다. LG화학은 패키징용 접착제, 저유전 소재, 열관리 소재, 유리기판 등 고부가 제품 개발을 확대한다. PID, DAF, CCL 등 기존 핵심 소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자소재 사업을 2030년 2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첨단 패키징 소재는 반도체 성능과 제조 공정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빌리티·로봇 소재와 항암 신약까지 미래 성장축 확대

모빌리티·로봇 분야에서는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소재를 넘어 로봇 구조 소재, 정밀 구동·접합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자동차와 로봇은 경량화, 내구성, 열관리, 정밀 접합, 고강도 소재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시장이다. LG화학은 고객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형성된 기술 장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항암 신약 사업도 미래 성장축으로 포함됐다. LG화학은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이전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화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소재 사업 중심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명과학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려는 흐름이다.

단순 소재 공급에서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

LG화학이 강조한 또 하나의 방향은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단순히 소재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제품의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가격 경쟁 중심의 범용 소재 사업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고객 공정과 제품 성능에 깊이 관여하는 고부가 솔루션형 사업으로 전환해야 안정적인 고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김동춘 사장은 LG화학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항암 신약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축에 역량을 집중해 ‘기술이 강한 컨버팅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기술이 강한 컨버팅 회사란 고객과 시장 변화에 맞춰 소재, 공정, 제품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축적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와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기업을 뜻한다.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관건

이번 전략은 LG화학이 전통 화학 기업에서 AI 시대의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 이동하려는 선언에 가깝다. 석유화학 중심의 범용 제품은 경기와 공급 과잉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반도체 패키징 소재, 미래 모빌리티 소재, 로봇 소재, 항암 신약은 기술 장벽과 고객 맞춤형 개발 역량이 중요한 분야다. R&D 15조원 투자와 신사업 조직 신설은 LG화학이 성장축을 장기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 관건은 실행 속도다. 고부가 소재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반도체 소재에서는 일본과 미국, 대만 기업들이 강한 기술력을 갖고 있고, 모빌리티와 로봇 소재 역시 완성차와 로봇 기업의 요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LG화학이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구개발 투자뿐 아니라 고객 공동 개발, 양산 품질, 글로벌 공급망, M&A 실행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LG화학의 이번 발표는 국내 소재 산업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앞으로 소재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 생산량이 아니라 고객 산업의 변화에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AI 반도체, 전기차, 로봇, 바이오 산업이 성장할수록 소재 기업은 더 정밀하고 복잡한 기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LG화학이 제시한 15조원 R&D 투자 전략은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승부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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