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플랫폼 시대, 고객을 다시 내 고객으로 만드는 법

플랫폼 시대, 고객을 다시 내 고객으로 만드는 법

처음 가는 중국집은 배달앱에서 찾고, 마음에 들면 다음부터 직접 전화한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포털은 좋은 기사를 발견하는 입구이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은 결국 매체의 몫이다.

짜장면을 앞에 두고 음식점에 직접 전화 주문하는 모습
플랫폼에서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은 뒤에는 직접 주문도 하나의 선택이 된다. 반복 거래가 시작되면 플랫폼의 검색 기능보다 가게의 음식과 서비스가 더 중요해진다.

요즘 짜장면을 주문할 때 배달앱을 잘 쓰지 않는다. 이미 먹어본 집이고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면 가게에 직접 전화를 건다.

“단무지 조금 더 주세요.” “오늘 좀 급한데 빨리 가능할까요.”

짧은 주문이지만 가게와 바로 연결된다. 몇 번 주문하다 보면 어느 집 음식이 내 입맛에 맞는지 알게 되고 가게도 자주 찾는 손님을 기억한다.

여행레저신문 사이트에서 여행기사를 직접 읽는 독자
포털에서 처음 발견한 매체라도 좋은 기사가 계속 쌓이면 독자는 매체 사이트를 직접 찾는다. 검색 유입을 단골 독자로 연결하려면 기사 품질이 먼저다.

처음 가는 음식점을 찾을 때는 다르다. 그때는 플랫폼을 이용한다. 메뉴와 가격을 보고 음식 사진을 살펴본다. 먼저 주문한 사람들의 리뷰도 읽는다. 몇 군데를 비교한 뒤 한 곳을 고른다.

이 편리함은 플랫폼이 만들어낸 큰 변화다.

전화번호부를 넘어선 플랫폼

배달 플랫폼이 없던 시절에는 동네 중국집 하나를 찾는 데도 수고가 필요했다.

스마트폰 뉴스 검색과 언론사 사이트를 함께 이용하는 독자
검색과 포털은 새로운 기사를 발견하는 강력한 입구다. 매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유통 알고리즘이 아니라 독자가 다시 찾을 만한 기사와 이용 경험이다.

전화번호부를 뒤지거나 주변 사람에게 물어야 했다. 배달이 되는지, 메뉴가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는 일도 흔했다. 음식이 어떤지는 한번 찾아가 먹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웠다.

플랫폼은 이 과정을 한 화면으로 옮겼다.

위치와 영업시간, 메뉴, 가격, 사진을 보여줬고 이용자들의 평가까지 붙였다. 소비자는 전에 가본 적 없는 음식점도 어느 정도 살펴본 뒤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은 단순한 전화번호부가 아니었다. 낯선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모아 소비자의 첫 선택을 도와주는 장치였다.

그래서 새로운 가게를 찾을 때 플랫폼은 여전히 유용하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이미 찾은 가게를 매번 다시 찾아야 할까

한번 주문해보고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면 필요한 정보는 이미 확보돼 있다.

가게 위치를 알고, 메뉴를 알고, 가격을 알고, 맛까지 안다. 다음 주문에서 다시 수십 개 음식점을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플랫폼 안에서 거래를 계속하면 음식점은 기존 고객의 주문에도 플랫폼 비용을 부담한다. 수수료뿐 아니라 더 잘 노출되기 위한 광고와 경쟁에도 돈이 들어간다.

플랫폼을 거치는 비용이 커질수록 판매자에게는 직접 주문 한 건의 가치가 커진다.

고객에게도 장점이 있다. 가게와 바로 이야기할 수 있고 작은 요청도 전달하기 쉽다. 자주 이용하는 손님이라면 가게가 자기 방식으로 서비스를 더할 수도 있다.

좋은 가게를 발견한 뒤부터는 플랫폼을 입구로 사용했던 소비자가 직접 거래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게 역시 그 선택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한번 주문한 고객에게 다음에도 이 집을 이용해야 할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뉴스에는 배달앱 대신 포털이 있다

언론사가 독자를 만나는 구조도 닮아 있다.

네이버와 다음, 구글은 수많은 기사를 한곳에서 찾고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독자는 특정 언론사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검색 결과와 뉴스 화면에서 새로운 매체를 발견한다.

규모가 작은 매체도 좋은 기사 하나가 검색이나 뉴스 서비스에 노출되면 처음 보는 독자와 만날 수 있다.

언론사에 포털은 매우 강력한 유통망이다.

동시에 그 유통망은 언론사가 소유한 것이 아니다.

뉴스 배열이 바뀌고 검색 방식이 바뀐다. 추천 기준도 변한다. 최근 AI 검색과 요약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람들이 뉴스를 발견하고 소비하는 방식까지 달라지고 있다.

유통 정책이 바뀌면 매체의 방문자 수 역시 영향을 받는다.

어제 포털에서 들어왔던 독자가 내일도 같은 경로로 들어온다는 보장은 없다.

10만 명이 읽어도 내 독자가 아닐 수 있다

포털을 통해 한 기사에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고 해보자.

그 사람들이 기사를 읽은 뒤 매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음 기사를 발행했을 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검색이나 추천 화면에 또 등장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방문자는 있었지만 관계는 남지 않은 것이다.

배달앱에서 여러 차례 주문한 고객이 음식점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언론사에 중요한 숫자는 순간적인 페이지뷰만이 아니다.

한번 들어온 사람이 다시 직접 찾아오는가.

여기서 매체의 경쟁력이 갈린다.

후킹으로 얻은 클릭의 대가

언론사 스스로 만든 문제도 있다.

플랫폼에서 더 많은 클릭을 얻으려 제목을 과장하거나 결론을 감추고 궁금증만 키우는 기사가 늘었다. 제목을 보고 들어갔는데 정작 독자가 기대했던 정보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번의 클릭에는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독자는 그 매체를 기억하더라도 다시 찾지 않는다.

플랫폼 노출이 줄어 트래픽이 떨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기사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독자가 떠날 수도 있다.

두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유통 경로가 약해진 문제라면 새로운 유통망을 찾아야 한다. 기사가 읽을 가치가 없는 문제라면 제목이나 검색기술을 손보기 전에 상품부터 고쳐야 한다.

언론사의 상품은 기사다.

회원 버튼보다 먼저 필요한 것

언론사가 직접 독자를 확보하려 하면 회원가입, 구독, 뉴스레터, 알림 같은 기능을 떠올린다.

필요한 장치들이다. 과정도 쉬워야 한다.

좋은 매체를 발견한 독자가 단골 가게 전화번호를 저장하듯 어렵지 않게 구독하고 다시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버튼부터 만든다고 독자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음날 다시 들어왔을 때 읽을 기사가 있어야 한다. 특정 분야의 정보가 꾸준히 쌓여 있어야 하고, 전에 읽었던 기사와 같은 수준의 신뢰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가 먼저 판단한다.

여기는 다시 올 만한 곳인가.

그 판단이 선 뒤에 회원가입과 구독이 작동한다.

플랫폼 시대에 더 중요해진 본업

플랫폼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다.

새로운 음식점을 발견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데 배달앱은 편리하다. 수많은 뉴스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검색과 포털도 필요하다.

소비자는 그 편리함을 충분히 이용하면 된다.

다만 좋은 가게를 찾고도 매번 처음부터 검색할 필요는 없다. 좋은 매체를 발견하고도 언제나 포털이 다시 보여주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이때부터 선택의 기준은 플랫폼의 배열 순서가 아니라 가게의 음식과 매체의 기사다.

판매자는 한번 찾아온 사람이 다시 올 만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 제공자는 다시 읽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의 힘이 커질수록 이 기본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처음 만나는 곳은 플랫폼이어도 된다. 두 번째 선택부터는 고객이 결정한다. 그 선택을 다시 받기 위해 가게는 상품을 관리하고 언론사는 기사를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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