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과 G20, 한국관광 인프라 현주소 적나라하게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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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암에서 개최된 F1그랑프리는 세계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본 우리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유명선수와 각국 취재진들이 러브호텔에 묵는다는 소식이 해외언론에 알려지면서 자칫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서다. 다행인지 경기는 명승부로 이어지면서 대회준비 부족에 대한 면이 묻혔다.

헌데 한달여 만에 국제적인 행사에서 또 한번 일이 터졌다.

G20정상들을 분산 투숙하는 것이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특급호텔 수가 턱없이 부족해 일부 정상들이 같은 호텔에 투숙해야 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다행히 지난 2일 문화체육부장관이 숙박시설 확충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런데로 G20행사를 무사히 치룰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관광 인프라의 현실이다.

3일 간의 행사기간 동안 무려 2000명에 가까운 취재진과 각국 정상, 셰르파(사전 교섭대표), 수행원 등 4000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그냥 방문객도 아니고 각국 대표단이고, 63개국에서 방한한 취재 보도인원이 그만큼이다.

누군가는 이번 G20의 경제효과가 턱없이 부풀려진 거품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떠들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G20으로 국민의 자유권이 현저히 훼손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정말 중요한 한가지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하반기 F1과 G20에 주목하는 전세계에 수천만명의 사람들은 바로 자신들의 대표단이 하는 말에 귀기울이고, 자국의 취재진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 한국을 바라본다.

그것이 설령 부풀려진 빈껍데기 행사라고 하더라도 한국을 주목하는 시선에 가면을 들이밀 수 없고, 거짓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00만여명을 웃돌았으며 올해는 9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고 3만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끄럽게 떠들 것만이 아니라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숨겨진 우리의 보석들을 꺼내어 놓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