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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30톤급 무인수상정 진수…해양무인체계 글로벌 표준 시장 겨냥

AI 자율운항·UMAA 표준 검증 테스트베드 본격 가동, 140톤급 전투용 무인수상정 개발도 속도

한화시스템이 해양무인체계 시장을 겨냥한 독자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투자와 개발로 만든 30톤급 무인수상정을 지난달 초 부산 가덕대교 인근에서 성공적으로 진수하고,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본격적인 해상 시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진수는 단순한 장비 공개가 아니다. 미래 해군이 추진하는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전환, 이른바 ‘Navy Sea GHOST’ 흐름 속에서 무인수상정이 해상 작전의 보조 수단을 넘어 하나의 전투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시스템은 약 700억 원 규모의 자체 투자를 통해 30톤급 무인수상정과 전투 임무 수행이 가능한 140톤급 무인수상정 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30톤급 무인수상정, 2027년까지 핵심 테스트베드로 활용

이번에 진수한 30톤급 무인수상정은 한화시스템의 해양무인체계 기술을 실제 바다에서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한화시스템은 이 무인수상정을 2027년 말까지 고도화된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과 개방형 아키텍처의 완전성을 검증하는 핵심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인수상정은 단순히 조종자가 없는 배가 아니다. 임무관리체계, 통합기관제어체계, 자율운항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작전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임무를 계획하고, 주변 상황을 인식하며, 추진과 조향을 제어하고, 다른 무기체계 또는 지휘체계와 연동하는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특히 해양 환경은 육상보다 변수가 많다. 파고, 바람, 조류, 선박 밀집도, 통신 거리, 장시간 운항 조건이 모두 작전에 영향을 미친다. 한화시스템이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해상 시험을 진행하는 이유도 실제 작전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UMAA 표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관문

한화시스템이 강조하는 핵심은 글로벌 표준이다. 글로벌 해양무인체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 해군의 표준 인프라인 UMAA, 즉 무인 해양 자율성 아키텍처 기준에 맞춘 소프트웨어 구조 확보가 중요하다.

UMAA는 무인 체계가 사람의 직접 개입 없이 상황을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설계도에 가깝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무인수상정이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을 넘어 군집 운용, 타 무기체계와의 상호 연동, 지휘통제체계와의 연결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때 서로 다른 장비와 플랫폼이 함께 운용되려면 개방형 표준 구조가 필요하다.

한화시스템은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에 적용된 자율운항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규격 기준 자율운항 실증을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미 해군 UMAA 표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규격 호환성 실증에 돌입한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무인수상정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려면 성능뿐 아니라 표준 호환성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AI 자율운항, 장애물 회피에서 피아식별·추적까지

한화시스템의 다음 목표는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 고도화다. 회사는 장애물과 타깃 탐지를 넘어 피아식별과 추적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자율운항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검증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화시스템은 유턴이 어렵고 선박이 밀집한 지역에서의 협수로 자율운항, 높은 파고와 강풍 조건에서의 안전성 보장 자율운항,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장거리 자율운항 등 실제 작전 환경에서의 효용성을 높이는 고난도 검증에 집중한다.

이는 무인수상정의 실전성을 가르는 핵심이다. 항구 주변이나 협수로는 선박 교통이 복잡하고 회피 공간이 제한된다. 원거리 해역에서는 통신 안정성과 장시간 자율운항 능력이 중요하다. 악천후 환경에서는 센서와 판단 알고리즘, 선체 제어 능력이 모두 시험대에 오른다. 무인수상정의 성능은 실험실이 아니라 바다 위에서 증명돼야 한다.

140톤급 전투용 무인수상정까지,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

한화시스템의 구상은 30톤급 시험 플랫폼에 머물지 않는다. 회사는 전투 임무 수행이 가능한 140톤급 무인수상정도 자체 투자로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말 진수를 계획하고 있다. 30톤급이 AI 자율운항과 개방형 아키텍처 검증의 테스트베드라면, 140톤급은 실제 전투 임무를 염두에 둔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신예 전투용 무인수상정 개발 과정에서 함정 전투체계, 통합기관제어체계, 자율운항 기술을 융합하고 있다. 무인수상정에 다양한 임무 장비와 무장, 군집 드론 운용 개념을 결합해 소형 함정 수준의 정밀 타격과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유·무인 복합체계 기반 해양 전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방향은 최근 해양 방산 시장의 흐름과 맞물린다. 무인수상정은 정찰, 감시, 기뢰 제거, 대잠수함 작전, 위험 해역 접근, 장시간 초계 같은 임무에서 유인 함정의 부담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인명 손실 위험이 크고 반복 시간이 긴 임무에서는 무인체계의 전략적 가치가 커진다.

미래 해전의 중심축, 유인 함정에서 무인체계로 이동

최근 전쟁 양상은 해양무인체계의 가능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비교적 저비용의 해상 드론이 대형 함정에 실질적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해군 전력 운용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 해군력은 대형 함정 중심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미래 해전에서는 유인 함정과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드론, 위성, 지휘통제체계가 함께 움직이는 복합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무인체계는 단순히 저렴한 대체재가 아니라, 위험을 분산하고 감시 영역을 넓히며 작전 지속성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한화시스템이 해양무인체계를 독자 기술로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인수상정의 경쟁력은 선체 하나에만 있지 않다. 자율운항 소프트웨어, 센서 융합, 통신, 지휘통제, 전투체계, 표준 아키텍처, 군집 운용 능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결국 해양무인체계는 조선 기술과 전자·통신·AI·방산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합되는 분야다.

국내 최초 무인수상정 개발 경험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 무인수상정 개발과 군집 무인수상정 개발 참여 등 국방 분야의 검증 과정을 거치며 기술력을 쌓아왔다고 설명한다. 이번 30톤급 무인수상정 진수는 그 축적된 경험을 글로벌 표준과 상용화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한화시스템이 국방 분야의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친 무인수상정을 개발하며 대한민국 해양무인체계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를 여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표준, 고도의 AI 자율운항 기술, 지휘통제 기술을 내재화한 무인수상정을 통해 대한민국 해양방산 기술 영토를 세계로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관건은 실증이다. 무인수상정은 기술 시연만으로 시장을 설득하기 어렵다. 장거리 운항, 악천후 대응, 협수로 운항, 표준 호환성, 임무 장비 연동, 실제 해군 운용 개념과의 결합까지 입증해야 한다. 한화시스템의 30톤급 무인수상정은 이 검증의 출발점에 있다.

산업적 의미 — 해양방산의 경쟁축이 소프트웨어로 이동한다

이번 진수의 산업적 의미는 해양방산 경쟁의 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통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배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인체계 시대에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성, 여러 장비와 연결되는 개방형 구조, 작전 데이터를 통합하는 지휘통제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한화시스템은 방산 전자, 레이더, 통신, 전투체계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해양무인체계로 확장하고 있다. 30톤급 무인수상정은 그 기술을 실제 해상 환경에서 검증하는 시험대이고, 140톤급 전투용 무인수상정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음 단계다.

해양무인체계 시장은 아직 표준과 운용 개념이 빠르게 형성되는 중이다. 이 시기에 독자 기술과 글로벌 표준 호환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업은 향후 수출과 공동개발, 국제 방산 협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무인수상정 진수는 그래서 단순한 신제품 발표가 아니라, 한국 해양방산이 미래 해전의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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