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는 평화와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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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깃털의 섬 ‘백령도’

백령도 (白翎島), 하얀 깃털처럼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와 옥빛 맑은 바다위에 자리한 섬이란 뜻일까. 백령도는 그 이름에도 신비로움이 있다. 한 선비의 사랑을 담은 전설에서 유래한 그 뜻을 들으니 섬은 더욱 평화롭고 풍요하게 다가온다.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 소청도, 대청도, 우도와 함께 백령도서군을 이루고 그 중심에 백령면 소재지가 있는 곳이 백령도다. 인천에서북서쪽으로 191.4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은 북위 37도 52분에 위치하며 북한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실제 북한의 장연군에서 약 10km, 장산곶에서 15km 떨어져 있으니 그야말로 북한이 지척이다.

백령도는 소청, 대청과는 달리 평야지대며 해발 184m의 업죽산이 가장 높은 곳이다. 주위를 둘러싼 널디 너른 바다는 수산물의 보고이며 논밭 농사가 모두 활발하니 부족함이 없다. 91년부터 99년까지 사곶~남포리의 간척사업으로 크기면에서 14번째이던 섬은 8번째 큰 섬으로 올라 앉았다. 45.83평방키로 미터이며 인구는 대략 5천명 정도다.

섬에는 한 때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몇 해 전 유명 방송의 한 TV프로그램이 다녀간 후 관광객이 급증하였다 한다. 그렇듯 활발하던 섬은 이즈음은 고요하기까지 하다. 섬 주민의 말을 빌면 “천안함과 함께 백령도도 침몰하였다“. 작년 초 꽃다운 46인의 용사를 앗아간 천안함 사건과 대치와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남과 북의 상황으로 더 이상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 용맹함이 온 세상에 잘 알려진 해병대, 백령도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6여단의 여단장은 “적들이 감히 침공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안심하고 찾아도 좋다“며 보다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섬이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갈한 백령도 횟집 차림시끌벅적하던 횟집촌이 주말에도 한적하다

깃털처럼 가볍게 이 곳 저 곳으로 발걸음을 놓아보자.

두무진 (명승 제8호)

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연화리의 포구가 두무진이다. 연화리라는 지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연꽃이 많이 피는 연당’이라는 연못이 마을 앞에 있었기에 연지동이었다가 연화리로 개칭 되었다 한다. 두무진은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머리털과 같다하여 두모진(頭毛津)이라 불렀다가 장군머리 형상이라 하여 두무진(頭武津)으로 바꾸었다고도 하고 산림이 우거진 곳이라 두모진이라 하였다가 러일 전쟁 당시 일본의 병참기지가 생긴 이후로 두무진으로 바꿔 불렀다고도 한다. 오랜 파도의 침식으로 병풍처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들은 금강산의 만물상에 비견되어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린다.

광해군 5년 백령도로 귀양 온 이대기 (李大期)가 《백령도지(白翎島誌》에서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인 선대바위를 비롯, 코끼리 바위, 형제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온갖 모양을 한 바위가 층상암벽에 자리하고 있는 절경 중의 절경으로 일컬어진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일컬어지는 두무진

사곶 해수욕장

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백사장은 세계에서 두 개뿐인 천연비행장이며 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1985년까지 공군화물수송기가 활주로로 사용하였으며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해수욕장의 입구에서 약 2.8km 이며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들고 난다. 다른 한 곳은 이탈리아의 나폴리에 소재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사곶해수욕장은 자연이 만든 활주로이다.

콩돌해안

백령도 소재의 해수욕장으로 남포동 오금포 남쪽 해안을 따라 1㎞ 정도 형성되어 있다. 콩돌이라 불리우는 둥근 자갈로 해변이 덮여 있는데 석영으로 이루어진 규암이 부서지고 해안의 파식작용으로 마모를 거듭하여 생긴 것으로 약 1만 5천년의 세월의 흐름이 만들어 낸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1997년 지정됐으며 반출은 절대 금지이다.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했다는 연봉바위와 인당수가 보이는 곳에 심청전의 무대가 백령도였음을 알려 주는 심청각, 물범의 집단 서식지인 물개바위 등 백령도에는 찾아 볼 곳이 많다.
콩돌해안엔 천연기념물 콩돌이 빼곡하다.콩돌 해수욕장, 4월의 바닷물은 여전히 차갑다.

사곶 냉면

백령도는 예부터 메밀이 잘 되는 곳이다. 메밀을 수확하여 직접 면을 만들어 팔던 곳이 진촌리 의 사곶 냉면이다. 메밀면 특유의 까슬함과 적당한 끈기는 담백한 육수와 조화되어 이방인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 잡아 버린다.

백령도 명물 사곶 냉면자연산 홍합이 미각을 돋운다

여행팁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데모크라시5호 마린브릿지호, 프린세스호가 오전 8시, 오전 8시50분, 오후 1시에 출발한다. 단 기상상황에 따라 출발 시간의 변동은 수시로 일어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소요시간은 기상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4시간 기준이다.

여름에도 선풍기가 3, 4일 밖에 필요없을 정도로, 내륙과는 온도차이가 4~5도 낮으므로 긴팔이나 조끼 등을 지참해 가는 것이 좋겠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필수며 펜션 등에 숙박예약을 하면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섬 일주 관광은 차량 렌트로 직접 해도 좋겠고 택시를 대절하거나 민박 펜션에서 교통편을 요청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