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미디어원
미국 법무부 D.C. 연방검찰이 발표한 국제 마약조직 적발 사건에서 한국산 GBL 공급망이 핵심 축으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한국의 사업가 겸 수출업자 Sohyeon An을 실명으로 언급했고, 공식 브리핑에서도 한국에서 제조된 GBL이 미국 동부 마약 유통망으로 흘러간 경위가 설명됐다. 반면 한국 수사당국은 체포와 압수 사실이 미국 발표에 포함됐음에도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아 국내 수사 진행 상황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 법무부 D.C. 연방검찰은 5월 7일 워싱턴 D.C. 연방법원 대배심이 메스암페타민과 GBL 유통 조직 관련자 11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2023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C. 등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활동하며 캘리포니아산 메스암페타민과 한국산 GBL을 함께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산 GBL, 미국 동부 마약 유통망으로 연결
GBL은 감마부티롤락톤이다. 산업용 용제와 세정제 등 합법적 용도가 있지만, 인체에 들어가면 GHB로 빠르게 전환된다. 미국 법무부는 GBL을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용되는 물질로 설명하면서, 이 사건 조직이 메스암페타민과 GBL을 함께 판매해 사용자의 위험을 키웠다고 밝혔다.

문제의 대목은 한국 공급망이다. 미 법무부 보도자료는 GBL 공급망이 한국으로 거슬러 올라갔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사업가이자 수출업자인 Sohyeon An이 호주, 유럽, 미국 등지로 막대한 양의 GBL을 보냈다고 적시했다. 미국 내 공모자들은 뉴욕과 워싱턴 D.C.에 가짜 화장품 회사를 세우고, GBL을 세정제나 미용용품으로 허위 신고해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 시기에는 월 600리터 규모가 한국에서 미국 조직으로 흘러간 것으로 발표됐다.
공식 브리핑서도 Ms. Ahn과 한국 내 제조·법인 언급
공식 브리핑의 표현은 더 직접적이었다. 질의응답에서 미국 측 관계자는 한국 관련 대목을 설명하며, 한국에서 GBL이 제조됐고 Ms. Ahn과 관련 법인들이 대량의 GBL을 만들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GBL 자체에는 합법적 용도가 있지만, 해당 물질이 미국 내에서 메스암페타민과 함께 불법 약물로 유통될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사건이 단순한 미국 내 마약 유통 사건이 아니라 한국 내 제조·수출망과 미국 내 유통망이 연결된 국제 공급망 사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발표에 따르면 한미 공조는 서울까지 이어졌다. 미국 검사와 수사요원들은 한국 수사기관과 협력해 서울을 방문했고, 그 결과 한국 당국이 한국 국적자 5명을 체포했으며 2025년 9월 약 1.5t의 GBL을 압수했다. 미 법무부는 이를 한국에서 기록된 최대 규모의 국내 통제물질 압수라고 표현했다.
국내 보도는 있었지만 수사기관 설명은 부족
국내 언론도 사건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은 미국 연방검찰의 발표를 인용해 한국산 GBL, 가짜 화장품 회사, 월 최대 600리터 밀수, 한국인 5명 체포, 한미 공조수사 등을 전했다. 그러나 국내 보도 대부분은 실명을 쓰지 않았고, 한국 수사기관의 별도 발표를 중심으로 한 후속 보도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왜 한국 수사당국은 조용한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세 가지 이유가 가능하다. 첫째, 한국 내 사건은 아직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일 수 있다. 미국은 기소장과 브리핑을 통해 사건 구조를 공개했지만, 한국은 피의사실 공표와 수사보안 문제에 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둘째, GBL은 산업용 합법 용도와 불법 남용 가능성이 함께 있는 물질이다. 단순 제조·수출과 불법 목적 공급을 구분하려면 거래처, 계약, 허위 신고, 사용 목적 인식 여부를 따져야 한다. 셋째, 이번 사건은 한미 공조수사로 진행됐기 때문에 미국 사건의 공소유지와 한국 사건의 수사·기소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침묵보다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용함이 충분히 설명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법무부가 한국 내 공급망, 실명, 한국인 5명 체포, 1.5t 압수, 한국 내 최대 규모 압수라는 표현까지 공개한 사안이라면 한국 수사당국도 최소한의 사실관계는 설명할 필요가 있다. 누가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 GBL 제조·수출 과정에서 어떤 허위 신고가 있었는지, 국내 유통 여부는 있었는지, 산업용 물질 관리체계에 허점은 없었는지 국민이 알아야 할 공익적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해외 마약조직 적발이 아니다. 한국에서 생산·수출된 GBL이 미국 동부의 메스암페타민 유통망과 결합했고, 미국 수사당국이 한국 공급망을 역추적해 국내 압수와 체포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이 더 이상 마약의 소비 문제만을 걱정하는 나라가 아니라, 국제 공급망의 출발점으로도 지목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법무부는 피고인 전원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같은 원칙은 한국에서 실명으로 거론된 인물에게도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무죄추정은 침묵의 근거가 아니라, 정확한 공개의 기준이다. 한국 수사당국은 사건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장과 유언비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공식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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