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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투자 라운드테이블, 서울서 한국 기업에 에너지·물류·신도시 협력 제안

중간회랑·알라타우 시티·산업 현지화 프로젝트 소개…한국 기업 약 50곳 참석

이정찬 기자ㅣ미디어원

카자흐스탄 정부 대표단이 서울에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에너지, 물류, 도시개발, 디지털 기술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설명했다.

2026년 5월 7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 기업과 함께하는 카자흐스탄 투자 라운드테이블’에는 카자흐스탄 외교부 투자위원회 가비둘라 오스판쿨로프 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과 한국 기업·금융기관·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KAZAKH INVEST를 중심으로 카자흐스탄의 투자 환경과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카자흐스탄 측은 이날 에너지, 기계공업, 농공복합산업, 교통 인프라, 물류, 디지털 기술을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KAZAKH INVEST에 따르면 라운드테이블에는 에너지, 산업, 인프라, 금융, 기술 분야의 한국 주요 기업 약 50곳이 참석했다. KIND, 한국수출입은행, 두산에너지, 한국석유공사, 신한투자증권, BNK금융그룹 등도 논의에 참여했다.

가비둘라 오스판쿨로프 카자흐스탄 외교부 투자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투자 라운드테이블에서 발표하고 있다
가비둘라 오스판쿨로프 카자흐스탄 외교부 투자위원회 위원장이 ‘Invest Kazakhstan’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물류 거점과 중간회랑 설명

이번 행사는 카자흐스탄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자국 투자 환경을 직접 설명한 자리였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권 가운데 하나로,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내륙 물류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카스피해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중간회랑, 즉 TMTM 노선은 이번 설명회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존 북방 물류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대체 물류 루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이런 흐름 속에서 자국의 지리적 위치와 물류 인프라를 한국 기업에 설명했다.

금융 조달·기술 이전·운영 모델까지 협력 범위 확대

카자흐스탄이 한국 기업에 기대하는 분야는 단순한 자본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제조 기술, 산업단지 운영, 인프라 구축, 에너지 전환, 디지털 시스템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카자흐스탄 현지 프로젝트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자흐스탄 측은 한국 기업이 단순 시공사나 장비 공급자로 참여하는 방식보다 금융 조달, 기술 이전, 운영 모델, 생산 현지화까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력 구조를 제시했다. 이는 자원 개발과 일부 인프라 사업 중심으로 진행돼 온 기존 중앙아시아 투자 논의와 다른 흐름이다.

카자흐스탄 대표단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서울에서 양자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대표단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개별 프로젝트와 산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에너지·인프라 분야 협의

산업 현지화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카자흐스탄은 한국 기업의 제조 기술과 자본을 유치해 현지 생산 기반을 넓히려 하고 있다. 이번 방한 일정에서도 자동차 부품, 에너지, 인프라, 풍력 등 분야별 협의가 이어졌다.

카자흐스탄 대표단은 서연이화 생산 현장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방문해 한국의 생산 현지화 사례와 산업단지 운영 방식을 살펴봤다. 카자흐스탄 측은 코스타나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기아 카자흐스탄 연계 자동차 부품 현지화 사업도 협력 사례로 소개했다.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 별도 소개

이날 별도 세션에서는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알라타우 시티는 카자흐스탄이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도시 인프라와 산업·혁신 기능을 결합하는 구상이다.

카자흐스탄 측은 이 프로젝트가 특별 법적 지위에 관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추진되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간소화된 행정 절차와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스마트시티, 도시 인프라, 에너지 시스템, 디지털 운영 기술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분야다.

특별경제구역과 원스톱숍 지원 체계 설명

카자흐스탄은 투자 지원 체계도 강조했다. 특별경제구역과 산업단지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 행정 절차를 줄이는 원스톱숍 방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연계 지원 등이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는 Aktobe 주정부, Baiterek 홀딩스, Samruk-Kazyna 국부펀드, KAZAKH INVEST 등 카자흐스탄 주요 기관이 함께 참여해 프로젝트별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측은 한국 기업이 현지 진출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행정 절차와 사업 환경 관련 부담을 줄이겠다는 점을 부각했다.

기존 협력 기반 위에서 산업 분야 확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제 협력은 이미 여러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금융, 유통, 금속,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합작법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 기아, 삼성, 신한은행, BNK, CU, 포스코 등도 현지 사업 기반을 갖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기존 협력 분야를 에너지, 물류, 도시개발, 디지털 기술 분야로 넓히려는 뜻을 밝혔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수시장과 유라시아 물류망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시장이다.

자동차·부품·에너지·도시 인프라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경험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규제 안정성, 계약 이행, 금융 구조, 환율, 물류 비용, 현지 인력 확보 등을 사전에 따져야 한다. 카자흐스탄 측이 투자 지원 제도와 특별경제구역을 강조한 것도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설명으로 볼 수 있다.

공식 행사 후 양자 면담 진행

공식 행사 후에는 카자흐스탄 대표단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 사이의 양자 면담도 진행됐다. 양측은 개별 프로젝트와 산업 협력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으며, 카자흐스탄 측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서울 라운드테이블은 카자흐스탄이 한국 기업에 자국 투자 환경과 협력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한 자리였다. 동시에 한국 기업에는 중앙아시아 시장, 유라시아 물류망, 산업 현지화 프로젝트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제시된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