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스포츠 2026 월드컵, 생중계 이후가 승부다… AI 하이라이트가 바꾸는 스포츠 미디어 경쟁

2026 월드컵, 생중계 이후가 승부다… AI 하이라이트가 바꾸는 스포츠 미디어 경쟁

48개국 104경기 역대 최대 규모… WSC Sports AI 영상 기술, 팬 여정 핵심 인프라로 부상

미디어원 ㅣ 김정호기자

2026 월드컵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회가 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48개국이 104경기를 치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32개국 64경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 수와 개최 범위 모두 크게 늘어난다. 대회 규모가 커진 만큼 방송사와 스포츠 미디어 기업이 처리해야 할 영상, 데이터, 하이라이트 콘텐츠도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가한다.

이제 월드컵 중계 경쟁은 “누가 생중계를 확보했는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팬들은 경기 전에는 출전 선수와 전술, 부상 정보를 확인하고, 경기 중에는 핵심 장면을 따라가며, 경기 후에는 하이라이트와 분석, 선수별 클립, 숏폼 콘텐츠를 소비한다. 특히 2026 월드컵은 북미 3개국, 여러 시간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팬이 모든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경기 이후 팬들이 놓친 장면을 빠르게 따라잡고 다음 경기로 관심을 이어가게 만드는 ‘팬 여정’ 설계가 스포츠 미디어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104경기 체제, 사람이 모두 편집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AI 하이라이트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람이 모든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고, 스타플레이어 장면을 잘라내고, 플랫폼별 규격에 맞춰 다시 편집하는 방식은 104경기 체제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방송사는 TV 중계용 긴 영상뿐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검색 플랫폼, OTT, 자체 앱에 맞는 서로 다른 길이와 형식의 콘텐츠를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 속도와 양, 정확도가 모두 요구되는 작업이다.

WSC Sports AI 스포츠 콘텐츠 플랫폼의 멀티스크린 영상 분석 화면
WSC Sports는 경기 장면을 플랫폼별 콘텐츠로 빠르게 전환하는 AI 기반 스포츠 영상 솔루션을 제공한다.

WSC Sports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경기 장면을 AI로 분석해 골, 어시스트, 세이브, 주요 선수 플레이, 인터뷰, 기자회견 등으로 자동 분류하고, 이를 하이라이트와 숏폼 영상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WSC Sports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고객사 플랫폼에서 3만 개 이상의 하이라이트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또 WSC Sports의 월드컵 자동 하이라이트 영상은 구글 검색에서 6000만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보도됐다.

경기 전체보다 ‘장면’이 경쟁 단위가 된다

2026 월드컵에서는 이 같은 기술의 필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수가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어나면 단순히 중계 시간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기 전후 인터뷰, 훈련 영상, 팬 반응, 선수별 데이터, 전술 분석까지 콘텐츠 단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팬들은 자국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 앱, SNS, 검색,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관심 있는 선수와 팀의 장면을 조각 단위로 소비한다. 스포츠 미디어의 경쟁 단위가 경기 전체에서 ‘장면’과 ‘순간’으로 쪼개지고 있는 셈이다.

BBC Sport의 앤드루 헤이그 편집장이 “생중계가 최우선이지만 중요한 것은 생중계 이후의 경험”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드컵은 90분 경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이라이트가 팬을 다시 불러오고, 분석 콘텐츠가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만들며, 선수별 숏폼 영상이 새로운 팬층을 유입시킨다. 특히 젊은 팬들은 전체 경기보다 핵심 장면과 해설 클립, 선수 중심 콘텐츠를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다.

AI는 비용 절감보다 수익 확대 도구

스포츠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 입장에서도 AI는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수익 확대 수단이 된다. 같은 경기 영상에서 다양한 플랫폼용 콘텐츠를 빠르게 뽑아내면 광고 노출과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검색 플랫폼에 노출되는 하이라이트, SNS에서 확산되는 숏폼, OTT 앱 안에서 제공되는 선수별 클립은 모두 새로운 접점이다. 판권을 단순히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산을 여러 방식으로 재가공해 수명을 늘리는 구조다.

다만 AI 하이라이트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 맥락을 읽고 제목을 붙이며, 국가별 정서와 팬덤의 온도를 조절하는 일은 여전히 편집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예컨대 같은 장면이라도 한국 팬에게는 손흥민의 움직임이 중요하고, 프랑스 팬에게는 음바페의 결정력이 중요할 수 있다. AI는 장면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붙여 팬에게 전달할지는 미디어 전략의 영역이다.

한국 스포츠 미디어와 플랫폼에도 시사점이 크다.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국내 방송사와 포털, OTT, 스포츠 채널은 더 이상 중계 편성만으로 팬을 붙잡기 어렵다. 경기 전 프리뷰, 실시간 주요 장면, 경기 후 숏폼, 선수별 분석, 데이터 기반 콘텐츠를 촘촘히 운영해야 한다. 특히 시차가 있는 경기의 경우 아침 출근길에 볼 수 있는 짧은 하이라이트와 요약 콘텐츠가 팬 접점을 결정할 수 있다.

결국 2026 월드컵은 경기장 안의 축구 경쟁만이 아니라, 경기장 밖 콘텐츠 운영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더 많은 플랫폼에 맞춰 팬이 원하는 장면을 제공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생중계가 대회의 중심이라면, AI 하이라이트는 그 열기를 24시간 이어가는 인프라다. 스포츠 미디어의 다음 경쟁은 중계권을 넘어, 팬의 하루 전체를 설계하는 기술과 편집력의 결합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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