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시니어 의료건강 대장암 검진, 대변검사 건너뛰고 대장내시경 시대 오나… 국가검진에 AI 판독 도입 추진

대장암 검진, 대변검사 건너뛰고 대장내시경 시대 오나… 국가검진에 AI 판독 도입 추진

복지부, ‘국가건강검진 대수술’ 추진… 대장내시경 1차 검진·AI 영상 판독 확대·빅데이터 기반 질환 예측

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국가건강검진 체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대변검사, 즉 분변잠혈검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대장암 검진 체계를 대장내시경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판독 범위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국가검진 방식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2026~2030)’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검진 항목 조정을 넘어 암 조기 발견, 빅데이터 기반 질병 예측, 생애주기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국가검진 체계 전면 개편 성격이 강하다.

대장암 검진, 대장내시경 1차 도입 추진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대장암 검진 방식이다. 현재 국가 대장암 검진은 먼저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한 뒤 양성 반응이 나와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변 채취 과정에 대한 불편함과 낮은 수검률, 정확도 논란이 지속돼 왔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상위권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 시 완치 가능성이 높은 암으로 꼽힌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의 정확도가 생존율을 크게 좌우한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분변잠혈검사만으로는 용종이나 초기 병변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해온 대장내시경 검사를 국가검진 체계 안으로 정식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변검사를 건너뛰고 곧바로 대장내시경을 1차 검진으로 받는 구조가 검토되는 셈이다.

다만 비용과 의료 인력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대장내시경은 분변검사보다 비용 부담이 크고 숙련된 의료진이 필요하다. 검사 과정에서 드물지만 출혈이나 천공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검진 대상 연령과 위험군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AI 판독, 국가검진 신뢰도 높일까

이번 개편안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변화는 AI 영상 판독 확대다. 현재 폐암 검진 일부에서 활용되는 AI 영상 판독 보조 시스템(AI-CAD)을 유방암과 흉부 방사선 검사 등으로 넓히는 방안이 추진된다.

AI 판독 기술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작은 이상 징후를 먼저 탐지하고 의료진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 특히 초기 암 병변처럼 사람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보완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의료 인력 부족과 판독 편차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관심도 크다.

다만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보조 시스템’ 역할에 가깝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최종 진단과 치료 결정은 의료진 판단이 중심이 되며, AI는 판독 정확도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빅데이터 기반 질환 예측 체계 구축

정부는 검진 이후 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자격·보험료·검진 및 진료 내역,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 국립암센터 암등록 통계 등을 연계한 ‘건강검진 종합 코호트’를 구축해 질병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는 빅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가검진의 역할이 단순히 질병을 찾아내는 단계에서 개인별 위험을 예측하고 사후 관리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민감한 건강정보가 대규모로 결합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도 중요하다.

노인·아동 검진 체계도 손질

노인 건강검진도 달라진다. 현재 특정 연령인 66세, 70세, 80세에만 시행되는 신체기능검사를 66세 이상 노인 대상으로 2년마다 정기 실시하고, 상지 기능 평가를 위한 악력 검사도 추가된다. 낙상 예방과 노쇠 관리에 초점을 맞춘 개편이다.

아동 검진 공백 문제도 손질된다. 정부는 생후 66~71개월에 끝나던 영유아 검진 종료 시점을 75개월까지 연장해 초등학교 입학 전 건강 공백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영유아 1차 검진 기간도 확대해 생애 첫 검진 수검률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번 국가건강검진 개편안은 단순히 검사 항목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질병 발견→예측→관리’ 체계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 입장에서는 검진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비용 부담과 의료 접근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향후 정책 설계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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