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미디어원
중동발 에너지 불안이 다시 세계경제의 중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 관련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유가는 단순한 원자재 가격이 아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료, 해운 운임, 제조 원가, 물류비, 전기요금, 소비자물가가 차례로 움직인다. 중동의 긴장은 곧바로 한국 경제의 비용으로 번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 길이 불안해지면 산유국과 소비국 모두 흔들린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더 민감한 문제다. 유가 상승은 정유·화학·항공·해운업에는 직접 비용으로 작용하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생활물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외신들이 중동 긴장을 금융시장 뉴스가 아니라 세계경제 뉴스로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이터는 이번 중동 불안 속에서 원유시장 주도권도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OPEC이 공급과 가격의 핵심 조정자였다면, 지금은 미국의 생산량과 전략비축유, 제재 조정, 수출 여력이 시장 안정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시장은 더 이상 산유국 회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쟁, 제재, 해협 통항, 미국의 정책 판단이 모두 가격을 움직인다.

미·중 관계도 겉으로는 휴전이지만 속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휴전 기간에 법적 대응 수단, 공급망 통제, 핵심 기술 관리, 보복 조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이는 관세 전쟁이 잠시 멈췄다고 해서 미·중 경쟁이 약해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은 다음 협상에 대비해 경제적 압박 수단을 더 정교하게 쌓고 있고, 미국 역시 기술과 안보를 앞세운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 기업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화학, 해운, 소비재까지 한국 산업은 미국과 중국 공급망 사이에 걸쳐 있다. 미국이 안보와 기술을 앞세우고, 중국이 원자재와 시장 접근을 지렛대로 삼으면 한국 기업의 선택지는 좁아진다. 미·중 갈등은 외교 뉴스가 아니라 기업의 생산지, 수출 가격, 물류비, 투자 판단을 흔드는 경영 리스크다.
이스라엘 내부 정치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들이 차기 선거를 앞두고 힘을 모으고 있지만, 안보 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스라엘 정치는 가자, 레바논, 이란 문제와 맞물려 있다. 지도부 구성이 바뀌더라도 안보 강경 노선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중동의 긴장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
북한 관련 외신 보도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북한은 러시아를 위해 싸우다 숨진 병사들을 기리는 기념시설을 공개했다. 이는 북한의 러시아전 관여가 더 공개적이고 제도화된 단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병력과 무기, 탄약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 에너지, 식량, 외화 지원을 받는다면 한반도 안보 환경은 더 거칠어진다.

오늘 외신을 종합하면 흐름은 하나로 모인다. 세계경제는 다시 전쟁의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중동의 유가는 물가를 흔들고, 미·중 경쟁은 공급망을 압박하며, 이스라엘 정치와 북한·러시아 군사협력은 안보 부담을 키운다. 한국이 봐야 할 것은 먼 나라의 사건이 아니다. 유가, 환율, 수출, 방산, 해운, 항공, 에너지요금까지 모두 우리 경제의 고지서로 돌아올 수 있는 뉴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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