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치실이 다시 건강 관리의 작은 습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단순히 치아 사이 음식물을 빼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구강 건강, 특히 잇몸 염증과 세균 관리가 심뇌혈관 건강과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치실 사용과 허혈성 뇌졸중, 심장색전성 뇌졸중, 심방세동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수빅 센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는 미국 ARIC 연구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뇌졸중 과거력이 없는 치아 보유 성인 6200명을 대상으로 치실 사용 여부와 뇌졸중·심방세동 발생의 관계를 분석했다. 추적 기간 중앙값은 23.7년이었다. 이 연구는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Stroke》 2026년 5월호에 실렸으며, 2026년 4월 8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치실 사용군, 허혈성 뇌졸중 위험 낮게 관찰
결과는 눈에 띄었다.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낮았다. 조정 후 위험비는 0.77로 제시됐다. 이는 통계적으로 약 23% 낮은 위험과 연결된다.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해 생기는 심장색전성 뇌졸중은 조정 후 위험비 0.60, 심방세동은 0.88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치실 사용과 허혈성 뇌졸중, 심장색전성 뇌졸중, 심방세동 위험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정리했다.

다만 이 결과를 “치실이 뇌졸중을 막는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관찰연구다. 치실을 꾸준히 쓰는 사람은 대체로 치과 진료, 식습관, 금연, 운동, 혈압 관리 같은 다른 건강 행동도 더 잘 실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치실 사용자는 처음부터 혈관 위험 요인, 치주질환, 충치가 더 적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여러 교란 요인을 보정했지만, 생활 습관 전체의 차이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핵심은 치실 자체보다 잇몸 염증 관리
그럼에도 이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구강 건강을 심뇌혈관질환 예방의 주변 문제가 아니라 일상 관리의 한 부분으로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도 이 연구의 초기 발표를 전하며, 치실 사용이 혈전성 뇌졸중과 심방세동 위험 감소와 관련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발표에서는 치실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허혈성 뇌졸중, 심장색전성 뇌졸중, 심방세동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연구진은 구강 감염과 염증 감소 가능성을 설명했다.
구강과 혈관의 연결은 염증에서 출발한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류를 통해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치주질환은 단순히 잇몸에서 피가 나는 문제가 아니라 만성 염증 상태와 연결될 수 있다. 혈관 안쪽에 염증이 생기고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전이 생기기 쉬워지고, 이것이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치실은 칫솔이 닿기 어려운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와 플라크를 줄이는 도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뇌졸중 발생 규모도 예방 관리 필요성 보여줘
국내 상황을 보면 뇌졸중 예방의 중요성은 더 분명하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뇌졸중 발생 규모는 11만3098건, 인구 10만 명당 221.1건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감소 추세지만, 고령화 영향으로 전체 발생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발생 뒤 장애와 사망 부담이 큰 질환이기 때문에 혈압, 혈당, 지질, 흡연, 운동뿐 아니라 생활 속 작은 관리 습관도 중요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치실이 기존 예방법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뇌졸중 예방의 기본은 고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고지혈증 관리,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수면,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다. 치실은 이 기본 관리 위에 더해지는 구강 관리 습관이다. 치실을 쓴다고 혈압약을 중단하거나, 흡연과 운동 부족을 그대로 둬도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하루 한 번, 부드럽게 치아 옆면을 닦는 습관
오히려 치실은 “작지만 오래 가는 습관”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칫솔질은 치아 표면을 닦는 데 강하지만, 치아와 치아 사이, 잇몸선 가까운 틈은 놓치기 쉽다. 이 부위에 플라크가 쌓이면 잇몸 염증과 입 냄새, 충치, 치주질환 위험이 커진다. 치실은 하루 한 번, 특히 자기 전 칫솔질 전후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활화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잇몸에서 피가 날 수 있지만, 염증이 있던 부위가 자극을 받으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출혈이 계속되거나 통증이 심하면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치실을 30~40cm 정도 끊어 양손 가운데손가락에 감고, 엄지와 검지로 짧게 잡아 치아 사이에 천천히 넣는다. 잇몸을 찍듯 누르지 말고 치아 한쪽 면을 C자 형태로 감싸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인다. 같은 치아 사이에서도 양쪽 치아 면을 각각 닦아야 한다. 너무 세게 밀어 넣으면 잇몸을 다칠 수 있으므로 힘보다 각도와 부드러운 움직임이 중요하다.
치아 사이가 넓거나 잇몸이 내려간 사람은 치간칫솔이 더 편할 수 있다. 임플란트, 브리지, 교정 장치가 있는 경우에는 일반 치실보다 슈퍼플로스, 치간칫솔, 워터픽 등을 상황에 맞게 쓰는 것이 좋다. 손 조작이 불편한 사람은 홀더형 치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골라 꾸준히 쓰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뇌졸중 예방은 병원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식탁, 운동화, 혈압계, 약통, 그리고 세면대 앞의 치실에서도 시작된다. 물론 치실 하나로 뇌졸중 위험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잇몸 염증을 줄이고 구강 세균을 관리하는 습관은 전신 건강 관리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치아 사이를 닦는 1분의 습관이 입 안의 문제를 넘어 혈관 건강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치실은 과소평가된 생활 건강 도구다.
미디어원 Copyrights ⓒ MediaOn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기변환]3f081acb-a222-46ea-a5f4-5e0ad466f637](https://img.media1.or.kr/2026/05/크기변환3f081acb-a222-46ea-a5f4-5e0ad466f637-696x463.png)








![[파워골프 레슨 제1화] 힘 빼고 천천히 스윙하라, 골프공은 도망가지 않는다 아일랜드 그린을 바라보며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골퍼가 워터 해저드 앞 티잉 그라운드에 서 있다](https://img.media1.or.kr/2015/05/ChatGPT-Image-2026년-5월-10일-오후-03_40_44-324x235.jpg)
![[파워골프 칼럼 프롤로그] 파워골프 리부트,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서다 파워골프 칼럼 프롤로그를 상징하는 석양빛 골프장에서 힘 있고 균형 잡힌 스윙을 마친 골퍼](https://img.media1.or.kr/2015/05/ChatGPT-Image-2026년-5월-10일-오후-03_17_23-100x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