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보도자료 건국대 문두경 교수팀, 일반 대기 제작 유기태양전지 효율 19% 달성

건국대 문두경 교수팀, 일반 대기 제작 유기태양전지 효율 19% 달성

M-Y6 광활성층 소재로 클린룸 의존 낮춰…롤투롤 대량생산·BIPV·AIPV 상용화 가능성 높였다

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건국대학교 연구진이 일반 대기 환경에서 제작한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을 19%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중요한 문턱을 낮췄다. 유기태양전지는 가볍고 휘어지는 특성 때문에 건물 외벽, 차량 표면, 휴대용 전자기기,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아 왔지만, 높은 효율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려면 클린룸이나 글러브박스처럼 먼지와 산소, 수분을 엄격히 통제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연구실 안에서만 가능한 효율을 실제 제조 환경에 더 가까운 조건으로 끌어왔다는 데 있다. 건국대 문두경 연구특임교수 연구팀은 일반 대기 환경에서 제작한 정구조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을 19%까지 높였다. 광전변환효율은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을 뜻한다.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태양전지 기술의 성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유기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유기 반도체 소재를 활용한다. 얇고 가벼우며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 딱딱한 패널이 설치되기 어려운 표면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 건물 외벽에 붙이는 건물일체형 태양전지, 차량 지붕이나 차체에 붙이는 차량일체형 태양전지, 휴대용 충전기, 의류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가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제조 환경이었다. 최근 유기태양전지 연구에서는 20% 안팎의 높은 효율이 보고되고 있지만, 상당수 성과는 산소와 수분이 차단된 특수 환경에서 얻어진다. 산업 현장에서는 대면적 생산, 공정 단순화, 비용 절감, 장기 안정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 아무리 높은 효율을 내더라도 제조 조건이 까다롭고 비용이 높으면 상용화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소재로 알려진 Y6 계열을 바탕으로 구조를 단순화한 신규 광활성층 소재 M-Y6 시리즈를 개발했다. 광활성층은 태양빛을 흡수해 전하를 만들고 전류 생성에 관여하는 핵심층이다. 태양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심부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M-Y6 시리즈를 통해 기존 소재의 광학적·전기화학적 장점은 유지하면서 분자 구조를 더 단순하게 설계했다.

M-Y6 시리즈의 의미는 효율만이 아니다. 소재 구조를 단순화하면 합성 과정과 제조 비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또한 높은 결정성과 분자 정렬 특성을 갖도록 설계해 주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하도록 했다. 유기태양전지는 수분과 산소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습도 65% 수준의 고습 환경에서도 19%에 가까운 효율을 안정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이 강조된다.

특히 연구팀은 상부 전극을 제외한 모든 제조 공정을 일반 대기 환경에서 수행했다. 이는 실제 공장형 생산 공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유기태양전지는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롤투롤 공정과 결합할 수 있다. 롤투롤은 필름을 연속적으로 감고 풀면서 코팅과 인쇄, 가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이번 성과가 연구실 효율 경쟁을 넘어 제조 공정의 현실성까지 함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상용화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연구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생산에 필요한 특수 환경 의존도를 낮췄다. 둘째, 핵심 광활성층 소재의 설계를 국내 연구진이 주도했다. 태양전지 산업은 소재와 공정 기술의 확보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분야다. 해외 소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독자 소재 설계와 공정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은 산업적 의미가 있다.

응용 분야도 넓다. 유기태양전지는 투명도와 색상, 유연성을 조절할 수 있어 기존 태양광 패널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적용될 수 있다. 건물 유리창이나 외벽에 붙이는 BIPV, 차량 표면에 적용하는 AIPV,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 모듈, 웨어러블 전원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실제 상용화까지는 대면적 모듈 효율, 장기 내구성, 봉지 기술, 생산 단가, 인증 문제를 더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대기 제작 조건에서 19% 효율을 달성한 것은 이 과정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적 근거가 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연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에 게재됐으며, 2026년 16호 전면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는 건국대 전성재 박사가 제1저자로 주도했고, 양남규 박사와 김지연 박사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조은경 박사, 울산과학기술원 박지원·이건헌 박사과정 연구원, 양창덕 교수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두경 교수는 이번 연구가 태양전지 핵심 소재 기술의 국산화와 독자 기술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가의 진공 장비와 클린룸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와 차량일체형 태양전지, 건물일체형 태양전지 등 다양한 차세대 산업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기태양전지는 아직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적용 가능한 표면과 사용처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 태양광 산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건국대 연구는 효율 경쟁의 숫자 하나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만들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