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정호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경험이 관광 인프라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객이 공항에 도착해 교통을 이용하고, 식음료 매장에서 결제하고, 관광지 입장권을 구매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질수록 도시는 더 편한 목적지가 된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중국국제금융전시회에 참가해 제로페이 연동 유니온페이 체험부스를 운영한 것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상하이 엑스포 전시관에서 열린 2026 중국국제금융전시회에 참가했다. 중국국제금융전시회는 중국 금융 시장의 디지털화와 스마트 금융 혁신 흐름을 보여주는 행사로, 올해 32회를 맞았다. 이번 전시회는 6만㎡ 규모 전시장 안에 8개 특별 전시구역을 마련했고, 전 세계 400여 개 금융기관과 테크기업이 참여했다.
한결원은 이번 전시회에 유니온페이 협력기관 자격으로 참가했다. 우리나라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니온페이는 2022년 11월부터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제로페이와 연동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유니온페이 앱으로 한국 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QR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번 체험부스의 특징은 결제 기능을 단순 시연하지 않고 방한 관광객의 한국 여행 동선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부스 입구는 공항 도착 분위기로 구성됐고, 관람객은 공항버스, 식음료 매장, 관광지 등에서 결제하는 장면을 차례로 경험했다. 결제 기술을 설명하는 대신 한국 여행 중 실제로 마주하는 소비 장면을 따라가도록 만든 것이다.
이 방식은 관광 결제 인프라를 이해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중요한 것은 결제 시스템의 기술 구조보다 어디에서 어떻게 쓸 수 있는가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 카페와 음식점, 주요 관광지와 쇼핑 공간에서 익숙한 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면 환전 부담과 카드 사용 불편은 줄어든다. 결제 편의는 관광 만족도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제로페이와 유니온페이 연동의 핵심은 별도 적응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방한 관광객은 한국 전용 결제 앱을 새로 설치하거나 복잡한 가입 절차를 거치기보다, 기존에 쓰던 결제 앱으로 한국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가맹점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해외 결제 대응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제로페이 QR 인프라를 활용해 외국인 결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한국 인바운드 시장에서 중요한 고객층이다. 단체관광과 개별여행, 쇼핑과 식음료 소비, 지역 관광이 모두 결제 편의와 직접 연결된다. 관광객이 결제 단계에서 불편을 느끼면 소비는 줄어들고, 반대로 결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동선 안에서 추가 소비가 발생한다. 제로페이가 교통, 식음료, 관광지 결제 장면을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한 것은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 참가의 의미는 제로페이를 국내 소상공인 결제수단에 머물게 하지 않고, 방한 관광 결제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데 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그러나 외국인 결제망과 연동되면 국내 소비자 결제수단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가맹점을 연결하는 인바운드 결제망으로 기능할 수 있다.
핀테크 관점에서도 이번 사례는 중요하다. 모바일 결제는 단순한 결제 기능을 넘어 국가 간 관광 소비를 연결하는 인프라가 되고 있다. 해외 관광객이 자국에서 쓰던 결제 앱을 여행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확대되면, 결제사는 국경을 넘어 가맹점 네트워크를 넓히고, 관광지는 소비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제로페이와 유니온페이 연동은 한국의 소상공인 가맹망을 해외 결제 이용자에게 여는 방식이다.
다만 관광 결제 인프라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교통, 음식점, 카페, 시장, 관광지, 쇼핑 거리에서 결제 가능 여부가 명확해야 한다. 둘째, 가맹점주는 외국인 결제 응대와 정산 흐름을 쉽게 이해해야 한다. 셋째, 관광객에게는 결제 가능 매장 정보와 사용 방법이 여행 전후로 충분히 안내돼야 한다. 기술 연동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장 안내와 홍보가 함께 가야 한다.
중국국제금융전시회에서의 체험부스는 이러한 과제를 보여주는 실험장이기도 했다. 전시회 관람객이 공항버스, 식음료, 관광지 결제를 연속적으로 체험했다는 것은 결제가 여행 동선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관광객의 하루는 결제의 연속이다. 교통을 타고, 밥을 먹고, 커피를 사고, 입장권을 사고, 기념품을 사는 모든 순간이 결제 인프라와 연결된다.
소상공인에게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맞는 매장에서 결제 장벽이 낮아지면 매출 기회가 늘어난다. 대형 면세점이나 글로벌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전통시장, 동네 카페, 지역 관광지 주변 상점도 외국인 결제 수요를 받을 수 있다. 제로페이 인프라가 해외 결제망과 연결될수록 관광 소비가 더 넓은 가맹점으로 퍼질 가능성이 생긴다.
한결원은 이번 체험부스가 방한 외국인이 한국에서 경험하게 되는 결제 여정을 실제 이용 흐름에 맞춰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제로페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국내 가맹점의 결제 접근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외 결제사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전시회 참가의 핵심은 기술 홍보가 아니라 관광 소비 환경의 설계다. 방한 관광객이 쓰던 결제수단으로 한국의 교통과 식음료, 관광지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면, 결제는 여행의 불편 요소가 아니라 도시 경험을 매끄럽게 만드는 기반이 된다. 제로페이가 상하이에서 보여준 것은 하나의 QR 결제 기술이 아니라, 한국 여행의 첫 순간부터 마지막 소비까지 이어지는 결제 동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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