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ews GDP 13위인데 체감경제 27위…한국인 3명 중 1명 “기댈 사람 1명 이하”

GDP 13위인데 체감경제 27위…한국인 3명 중 1명 “기댈 사람 1명 이하”

한국의 1인당 GDP는 비교 대상 29개국 가운데 13위였지만 국민이 느끼는 경제 체감도는 27위에 그쳤다. 국가·가정 경제 평가는 7년 만에 가장 높았으나 사회 신뢰와 삶에 대한 평가는 후퇴했다. 어려울 때 의지할 사람이 1명 이하라는 응답은 34.6%로 늘었고, 불매운동과 책임 소비 등 사회문제 해결 행동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트리플라잇이 발간한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표지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트리플라잇이 국민 1000명의 인식을 조사해 발간한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자료=사회적가치연구원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비교 대상 29개국 가운데 13위였지만 국민이 느끼는 경제 체감도는 27위에 그쳤다. 경제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회복됐지만 사회와 제도에 대한 신뢰, 위기 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망은 오히려 약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트리플라잇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의 사회문제 인식을 분석한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6월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다. 연구진은 국민 인식조사와 국제기구 공개자료, 기업 공시자료, 미디어 빅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2020년 시작된 조사는 올해로 7년째다.

한국 GDP 순위 13위, 경제 체감도는 27위

연구진이 국제통화기금의 1인당 GDP와 입소스의 국가 경제 인식 자료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경제 지표와 국민 체감 사이의 격차가 큰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의 1인당 GDP 순위는 29개국 중 13위였지만 경제 체감도는 27위였다. 일본도 GDP 순위는 15위였으나 경제 체감도는 29위로 가장 낮았다.

반면 싱가포르는 1인당 GDP와 경제 체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각각 3위와 4위, 호주는 4위와 6위로 숫자와 체감 사이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다만 이번 비교는 서로 다른 국제 통계와 인식조사를 결합한 분석이다. GDP 순위가 체감경제를 직접 결정한다는 의미보다는 객관적인 경제 규모와 국민이 현재 생활에서 느끼는 경기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지표로 읽어야 한다.

경제 평가는 올랐지만 ‘살기 좋은 사회’ 평가는 하락

국가 경제 평가는 10점 만점 기준 2020년 5.43점에서 올해 5.68점으로 상승했다. 가정 경제 평가도 같은 기간 5.43점에서 5.66점으로 올라 두 항목 모두 7년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신뢰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평가는 2020년 5.48점에서 올해 5.43점으로 낮아졌다. 살기 좋은 사회 평가 역시 6.11점에서 5.96점으로 떨어졌다.

사회문제는 악화됐는데 해결 행동은 절반 수준

국민이 느끼는 사회문제의 부정적 영향력은 2020년 평균 6.54점에서 올해 6.91점으로 높아졌다. 소득과 고용 등 만성적인 문제뿐 아니라 자연재해와 같은 급성 문제를 포함해 조사 대상 10개 사회문제의 부정적 영향력이 모두 상승했다.

10대 사회문제가 국민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 비교 그래프
국민이 체감하는 10대 사회문제의 부정적 영향력은 2020년보다 모두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사회적가치연구원

봉사와 재능기부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20년 80.4%에서 올해 72.3%로 하락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을 추가로 낼 수 있다는 응답도 55.5%에서 42.6%로 낮아졌다.

사회문제를 일으킨 기업의 제품을 불매한 경험은 같은 기간 63.6%에서 31.7%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책임 소비 활동도 54%에서 30%로 24%포인트 줄었다.

가족 신뢰 96.3%지만 일반인 신뢰는 21.9%

가족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96.3%였지만 정부·공공기관·제도에 대한 신뢰는 52.2%에 머물렀다. 일반인에 대한 신뢰는 21.9%,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는 5.5%까지 떨어졌다.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1명 이하라는 응답은 2024년 24.3%에서 지난해 29.2%, 올해 34.6%로 늘었다. 사회 갈등 수준은 4점 만점에 3.25점이었으며 정치적 갈등은 3.73점으로 가장 높았다.

국민 55.7% “기업도 ESG 관리 우선해야”

기업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서는 경제 성장이 우선이라는 응답이 44.3%,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관리가 우선이라는 응답이 55.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이 사회적 요구와 사업적 연관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맵을 제안했다. 온실가스 증가, 대체에너지 기술 부족, 청년 일자리 부족 등은 사회적 영향과 기업의 사업적 영향이 모두 큰 문제로 분류됐다.

보고서가 보여준 핵심은 경제 성장률 하나만으로 사회 전체의 회복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이 성장의 결과를 생활의 안정으로 체감하고 제도와 타인을 신뢰하며 문제 해결에 다시 참여할 수 있을 때 숫자의 회복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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