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 발행인 ㅣ 미디어원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불응할 경우 가장 큰 발전소부터 타격하겠다는 경고까지 직접 밝혔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위협의 수위가 아니라 공격의 대상이다.
발전소는 국가 기능 전체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다.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것은 전쟁이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단계임을 보여준다.
현재 전장은 이미 기울어져 있다. 미국은 제공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해안 방어망과 주요 군사시설 및 핵시설 등을 타격해왔다. 이 단계에서 남은 선택지는 단순하다. 군사 목표를 계속 타격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 기능 자체를 압박할 것인가다.
트럼프가 꺼낸 카드는 후자다.
외신들도 이 지점을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와 AP는 트럼프가 발전소라는 기반 인프라를 직접 언급한 점을 들어, 전장이 군사시설을 넘어 국가 기능을 겨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기준은 확전 의지가 아니라 전쟁 수행과 지속 능력이다.
전력망이 무너지면 레이더와 통신, 방공체계가 동시에 약화된다. 동시에 군수 체계 전반이 제약을 받는다. 탄도미사일과 드론 역시 생산과 운용 전 과정에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기가 끊기면 생산과 정비, 보급이 함께 제한된다.
중동의 주요 도시들은 담수화시설에 의존해 식수를 공급한다. 이 시설들은 전력 기반으로 작동한다. 전기가 끊기면 즉시 멈춘다. 즉, 발전소를 타격하는 순간 물 공급도 동시에 차단된다.
물 부족은 위생과 의료, 냉각 시스템, 식량 생산과 유통까지 영향을 미친다. 전력과 물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도시 기능과 산업 기반이 함께 압박을 받는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전쟁의 성격은 달라진다. 군사력의 문제가 아니라 유지 능력의 문제다.
핵심 인프라가 연속적으로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
이란은 트럼프의 최후통첩성 경고에 반발하며 걸프 지역 인프라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는 긴장을 높일 수는 있어도 미국 자체를 직접 압박하는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 지역 확전의 명분은 될 수 있지만, 전쟁의 방향을 바꾸는 수준의 대응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국가 기능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고, 이란은 주변 지역을 흔드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두 선택지의 성격은 다르다.
발전소가 실제로 타격될 경우 전력망과 물 공급이 동시에 흔들리며 도시 기능과 군수 체계가 함께 압박을 받는다. 이 상태에서는 전쟁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
발전소 타격은 확전이 아니라 종전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