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정호기자
한국잡지협회가 ‘제19회 잡지 미디어 콘텐츠 공모전’을 시작했다. 공모 기간은 9월 30일까지다. 잡지협회는 잡지 읽기 문화를 넓히고, 잡지가 가진 기록·해석·창작 매체로서의 가치를 다시 알리기 위해 해마다 이 공모전을 열어왔다.
올해 공모전은 잡지를 좋아하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개인뿐 아니라 팀 단위 참여도 가능하다. 공모 부문은 글쓰기, 만화, 그림, 영상, 사진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종이잡지에 대한 추억을 글로 풀어내도 되고, 잡지에서 받은 영감을 영상이나 사진, 그림으로 표현해도 된다. 핵심은 ‘잡지’라는 매체를 자신의 경험과 시선으로 다시 해석하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의 의미는 단순한 작품 모집에 있지 않다. 잡지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문화적 취향, 생활 방식, 지식, 산업 정보를 기록해온 매체였다. 신문이 그날의 사건을 빠르게 전하고, 책이 한 주제를 깊게 묶어낸다면, 잡지는 시대의 관심사와 생활의 감각을 일정한 호흡으로 담아왔다. 패션, 문학, 과학, 여행, 경제, 예술, 어린이, 취미, 지역 문화까지 잡지는 각 분야의 독자층을 만들고, 독자의 취향을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
디지털 전환 이후 잡지의 유통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잡지 콘텐츠는 종이 지면에만 머물지 않고 웹, 모바일, 영상, SNS, 뉴스레터, 전자잡지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잡지가 가진 본질은 여전히 ‘기획된 읽기’에 있다. 한 권의 잡지는 단편적인 정보 묶음이 아니라 편집 방향, 주제 선정, 사진, 글, 디자인이 결합된 하나의 콘텐츠 경험이다. 이번 공모전은 그 경험을 독자가 직접 창작으로 이어가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공모 주제는 ‘잡지와 나의 이야기’
공모 주제는 넓게 열려 있다. 잡지를 통해 영향을 받은 이야기, 소개하고 싶은 잡지 이야기, 일상 속에서 잡지와 함께한 경험, 잡지사 기자가 된다면 써보고 싶은 기사, 내가 만들고 싶은 잡지, 잡지가 있는 삶의 풍경 등이 모두 가능하다.
이 주제들은 잡지를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취향, 진로, 창작의 계기로 바라보게 한다. 어떤 사람에게 잡지는 어린 시절 처음 만난 과학 세계였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패션과 미술, 음악을 배운 창이었을 수 있다. 여행잡지 한 권이 낯선 도시를 꿈꾸게 했거나, 문예지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했을 수도 있다.
특히 ‘잡지사 기자가 된다면 써보고 싶은 기사’와 ‘내가 만들고 싶은 잡지’라는 주제는 청소년과 청년층에게 좋은 참여 통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직접 정하고, 독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전할지 구상하는 과정은 미디어 교육의 성격도 갖는다. 잡지를 읽는 독자에서 잡지를 상상하는 창작자로 이동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부터 영상·사진까지 5개 부문
올해 공모전은 글쓰기, 만화, 그림, 영상, 사진 등 다양한 형식을 허용한다. 이는 잡지의 콘텐츠 언어가 문자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잡지는 글과 사진, 일러스트, 그래픽, 인터뷰, 칼럼, 에세이, 리뷰, 화보가 함께 작동하는 매체다.
글쓰기 부문은 잡지에 얽힌 경험담이나 기사 기획, 에세이 형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만화와 그림 부문은 잡지와 관련된 상상, 기억, 장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영상 부문은 잡지를 읽는 경험, 잡지 소개, 내가 만들고 싶은 잡지의 콘셉트 등을 짧은 영상 콘텐츠로 풀어낼 수 있다. 사진 부문은 잡지가 놓인 공간, 잡지를 읽는 사람, 잡지가 만든 취향의 풍경을 담아낼 수 있다.
이처럼 형식을 다양하게 연 것은 잡지 독자층을 넓히는 데도 의미가 있다. 기존 독자에게는 잡지를 다시 꺼내 읽게 하는 계기가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잡지를 하나의 창작 소재로 접하게 하는 기회가 된다. 잡지를 모르는 세대에게도 ‘잡지는 오래된 매체’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미디어’로 다가갈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대상 300만원
수상자에게는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장려상 등이 수여된다.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으로 상금 300만원이 주어진다. 최우수상은 한국잡지협회장상으로 상금 200만원, 우수상은 한국잡지협회장상으로 상금 100만원이다.
특별상도 마련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상, 국회도서관장상, 국립중앙도서관장상, 서울특별시장상 수상자에게 각각 100만원이 수여된다. 장려상은 한국잡지협회장상으로 5명에게 각각 30만원이 주어진다.
이번 공모전은 한국잡지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진흥재단,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서울특별시가 후원한다. 잡지 산업과 미디어 문화, 독서 문화, 기록 문화와 관련된 기관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공모전의 공공적 성격도 크다.
접수 마감은 9월 30일
작품 접수는 한국잡지협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참가 신청서와 작품 양식을 내려받아 진행하면 된다. 접수 마감은 9월 30일까지다. 결과는 10월 중순 협회 홈페이지 발표와 개별 안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참가자는 먼저 자신이 잡지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된다. 좋아했던 잡지 한 권, 오래 보관한 표지, 병원 대기실에서 우연히 읽은 기사, 여행을 떠나게 만든 사진, 진로를 바꾸게 한 인터뷰, 자신이 언젠가 만들고 싶은 작은 잡지의 콘셉트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잡지의 힘은 오래 남는 데 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디지털 콘텐츠와 달리, 잡지는 특정 시기의 관심과 감각을 묶어두는 편집 매체다. 한 권의 잡지는 한 시대의 생활사이자 취향의 기록이 될 수 있다. 한국잡지협회의 이번 공모전은 그 기록을 다시 읽고, 시민 각자의 언어로 새롭게 쓰게 하는 참여형 문화 행사다.
잡지 산업은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독자와 만나는 방식을 계속 찾아야 한다. 이번 공모전은 잡지를 산업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시민의 기억과 창작의 장으로 다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잡지를 읽었던 사람, 잡지를 만들고 싶은 사람, 잡지라는 매체를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열린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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