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운동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실천을 미룬다. 최소 1시간은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운동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이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운동 강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NTNU) 연구진은 주당 단 30분 수준의 고강도 운동만으로도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약 4~5분 정도다. 단순히 짧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숨이 차고 심박수가 충분히 올라가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운동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심폐 체력
NTNU 연구진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운동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건강의 핵심 지표는 운동 시간이 아니라 ‘심폐 체력(cardiorespiratory fitness)’이라고 강조했다.

운동생리학자 울리크 비슬뢰프 교수는 “좋은 심폐 체력은 현재와 미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라며 “심폐 기능이 좋으면 생활습관병과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폐 체력이 높아지면 심장이 한 번에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고, 산소와 영양분이 몸 전체로 효율적으로 전달된다. 혈압과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며, 신체 피로 회복 속도 역시 빨라진다.
‘숨이 차는 운동’이 중요한 이유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적으로 주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권고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운동 시간을 채우는 것보다 실제 심박수를 얼마나 높였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천천히 한 시간 걷는 것보다, 짧더라도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뛰는 운동이 심폐 기능 향상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고강도 운동은 무조건 달리기나 전력 질주만을 뜻하지 않는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은 빠르게 걷기나 계단 오르기만으로도 충분히 심박수가 높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짧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 어려운 수준” 정도를 적절한 강도로 설명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가 어려워진 시대
연구진은 운동 강도에 초점을 맞추면 시간 부족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예로 계단 빠르게 오르기, 인터벌 걷기, 짧은 자전거 고강도 운동 등이 제시된다.
특히 인터벌 운동은 짧은 시간 대비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꼽힌다. 20초 운동 후 10초 휴식을 반복하는 ‘타바타 운동’, 45초 강한 운동 후 15초 휴식을 반복하는 방식, 혹은 4분 고강도 운동과 3분 회복을 반복하는 ‘4×4 인터벌’이 대표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는 ‘주말 전사 운동’도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나타났지만, 연구진은 가능하면 주 3~4회로 나눠 꾸준히 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운동 효과가 24~48시간 정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운동 효과는 심장만이 아니라 뇌에도 간다
운동의 효과는 체중 감량이나 심장 건강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폐 기능이 향상되면 뇌 혈류 개선과 염증 감소, 신경 연결 강화 등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짧고 강한 운동이 무조건 오래 걷기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걷기, 자전거, 수영 같은 중등도 운동도 충분한 건강 이점이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안전하게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갑작스럽게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보다 전문가 상담 후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운동의 핵심은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강도’를 찾는 데 있다. 하루 5분이라도 숨이 찰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건강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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