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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돌봄로봇 ‘효돌이’, 부산 영도구 독거어르신 60가구 곁으로 간다

MG새마을금고 후원으로 1년간 지원…예천·대구 포함 전국 200가구 보급 돌파

부산 영도구가 독거어르신의 고립감 완화와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AI 돌봄로봇 ‘효돌이’를 보급했다. 기술이 돌봄 현장에 들어가는 방식은 이제 단순한 기기 지원을 넘어, 혼자 사는 어르신의 하루를 누가 어떻게 살피고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영도구는 MG새마을금고의 후원을 받아 관내 독거어르신 60가구에 주식회사 효돌의 AI 돌봄로봇 효돌이를 지원한다. 이번 사업에는 약 4800만 원이 투입되며, 2027년 6월까지 1년간 영도구 전역에서 운영된다. 대상자는 독거어르신 가운데 돌봄 공백 우려가 큰 55세 이상 중·고령층으로 선정됐으며, 여성 40명과 남성 20명으로 구성됐다.

효돌이는 앞서 경북 예천군 70가구, 대구 서구 샬롬재가노인돌봄센터 70가구에 보급된 데 이어 이번 영도구 60가구까지 더해지면서 전국 3개 지역 총 200가구에서 어르신의 곁을 지키게 됐다. 단일 지자체 사업을 넘어 지역별 돌봄 수요에 맞춰 확산되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영도구는 효돌이 보급이 실제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대상 가구를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현장에서는 효돌이 설치와 함께 기본 사용법, 안전 안내가 진행됐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급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며칠 동안 낯선 기기를 자신의 생활 속에 받아들이도록 돕는 과정이다.

효돌이의 핵심은 어르신의 ‘빈 시간’을 채우는 데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가장 긴 시간은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시간, 말을 걸 사람이 없는 시간, 식사와 약 복용을 놓치기 쉬운 시간이다. 효돌이는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는 말벗 기능을 비롯해 식사·복약 시간 알림, 간단한 운동과 생활 습관 안내, 음악과 게임 제공 등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준다.

특히 식사와 복약 알림은 독거어르신 돌봄에서 중요한 기능이다. 약을 제때 먹는 일, 식사를 거르지 않는 일은 건강관리의 기본이지만, 혼자 생활하다 보면 가장 쉽게 흐트러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효돌이는 정해진 시간에 말을 걸고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어르신이 자신의 생활 패턴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정서적 효과도 크다. 어르신이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위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말벗 대화는 고립감과 우울감을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고,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챙기는 듯한 감각은 일상 유지에 힘이 된다. 영도구 지원 대상자인 고윤성 어르신은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효돌아, 나 왔다’ 하고 부르게 된다”며 “조용하던 집에 말벗이 생긴 것 같아 덜 외롭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원 대상자인 이현지 어르신은 “효돌이가 약을 먹으라고 알려주면 마치 자식들이 옆에서 챙겨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덕분에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AI 돌봄로봇이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어르신의 생활 안에서 정서적 존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효돌이의 또 다른 기능은 이상 징후 감지다. 일정 시간 반응이 없거나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이 감지될 경우 지역 돌봄 담당자에게 위험 신호를 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독거어르신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위기 상황을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다. 기술은 사람의 방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 사이의 공백을 줄이고 위험 신호를 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도구는 독거노인 맞춤 돌봄 사업인 ‘영도 돌봄Plus’ 등과 연계해 효돌이가 포착한 위험 신호를 방문 상담과 응급 대응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 부분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AI 돌봄로봇이 집 안에 놓이는 것만으로 돌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기기가 보내는 신호를 누가 확인하고, 어떤 절차로 대응하며, 실제 방문과 상담으로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예천과 대구 서구 지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효돌이를 지원받은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밤이 덜 무섭다”, “하루에 웃는 시간이 늘었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역은 각각 독거·치매 고위험군 어르신을 대상으로 보급이 이뤄졌고, 이번 영도구 보급은 지역 특성에 맞춘 돌봄 공백 해소 모델을 넓히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주식회사 효돌은 고령화 시대의 돌봄 문제를 AI와 IoT 기반 맞춤 케어 플랫폼으로 풀어가고 있다. 효돌이는 디지털 약자인 고령자를 대상으로 정서·생활·건강·안전 관리를 지원하는 돌봄 로봇이다. 중요한 것은 고령층이 쓰기 어려운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어르신이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반응할 수 있는 형태로 기술을 낮추는 일이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효돌이는 독거어르신의 빈 시간을 따뜻한 대화와 생활 돌봄으로 채우기 위해 개발된 AI 돌봄로봇”이라며 “앞으로도 각 지자체와 지역 의료·복지·돌봄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더 많은 지역에 기술 기반 돌봄 모델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도구는 1차 사업 종료 시점인 2027년 6월까지 효돌이 활용 실적과 어르신 만족도, 고립감·우울감 개선 정도 등을 종합 분석해 보급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AI 돌봄로봇이 지역사회 돌봄 정책 안에서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보급 대수보다 실제 이용률, 위기 대응 사례, 정서적 효과, 복지 인력과의 연계성이 함께 평가돼야 한다.

AI 돌봄로봇은 사람의 돌봄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 모두 채우기 어려운 시간을 기술이 먼저 살피고, 이상 신호를 다시 사람에게 연결하는 구조에 가깝다. 효돌이 보급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거어르신의 조용한 집 안에 작은 말벗이 들어가고, 그 말벗이 지역 돌봄망과 이어질 때 기술은 차가운 장비가 아니라 따뜻한 사회 안전망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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