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가 탄생시킨 문화
한해의 마지막인 12월 겨울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고자 온 가족이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온 것이다. 모두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위도상 북쪽에 위치한 북유럽 국가들은 다른 나라보다 더 길고 추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 덕분에 핀란드에서 산타할아버지가 탄생되는 등 북유럽만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탄생 됐다. 음식과 기후가 그 나라의 문화를 만든다고 한다.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스웨덴은 겨울의 등잔불이 되어줄 루시아 축제가 한창이다.
바이킹의 후예들
욤감무쌍한 바이킹의 후예로 수식되는 스웨덴 사람들. 하지만 한번 만나보면 이 사람들보다도 순박하고 검소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반도의 약 4배정도 되는 넓은 땅덩어리에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자작나무, 또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유명한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이 나라의 복지 수준은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에 힘을 실어준다.
조지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수십 년 안에 휘발유가 필요 없는 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을 때 스웨덴은 한술 더 떠 달리는 모든 차량이 휘발유 없이 주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스웨덴은 지리적으로 외져서 변방국가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 나라처럼 다방면에서 진보한 나라도 드물다.
겨울철이 특히 긴 스웨덴은 매년 10월 말쯤 되면 수도인 스톡홀름에 첫눈이 온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3월 달까지 약 5개월 동안 영하 20도를 내려가는 추은 겨울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혹한의 날씨가 계속되다가 잠깐 따듯해진다 싶더니 이내 찾아오는 것이 2개월의 여름이다. 그리고는 다시 급속도로 추워져 다시 긴 겨울이 시작되는 것이 스웨덴이다.
그러다보니 여름이 되면 스웨덴 사람들은 여러 공공장소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여름 내내 햇볕을 쇄서 겨울철에 필요한 비타민을 미리 보충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보이는 것이다. 짧은 여름을 기념이라도 하려는 듯 스웨덴 사람들은 해가 제일 긴 하지날 전통복을 입고 넓은 들판에서 바비큐를 먹으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것이 그들의 여름을 나는 법이다.
알고 보면 문화 선진국
스웨덴은 알게 모르게 전 세계에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 대중 음악시장은 세계적으로 미국 영국 다
음으로 큰 시장일정도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많이 배출했다. 70년대 남녀혼성 그룹 아바를 비롯해서 80년대 록셋 그리고 최근의 아이돌 그룹들까지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날씨가 흐린 지역에서 감수성이 풍부한 음악이 많이 나오는 것이 신빙성이 가는 말이다.
스웨덴의 3대 최고 수출품은 다음 3가지라고 한다. 아바, 테니스 스타 비에른 보리 그리고 볼보자동차. 특히 안전의 대명사 볼보자동차는 아직까지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웨덴에서 역사를 바꾼 뛰어난 발명품도 많이 있다. 모든 공업부품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볼베어링이나 음료를 담을 때 쓰는 젓지 않은 종이팩, 테트라팩은 스웨덴이 자랑스러워하는 발명품이다. 하지만 12월 이맘때 쯤 되면 항상 기억나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바로 노벨상의 창시자인 폭약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이다.
원래 평화를 위해 발명한 폭약이 전쟁의 살상무기로 쓰이게 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던 노벨은 죽기 전 그의 유언으로 노벨상을 제정한다. 그의 막대한 유산으로 7가지 상을 제정하여 매년 이 상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7가지 분야는 물리, 화학, 생리의학, 경제, 약, 문학 그리고 평화상이다. 1901녀부터 수여되기 시작한 노벨상은 이제 국가 경쟁력을 재는 척도로 자리 잡을 만큼 그 신용이 두텁다. 매년 12월 10일 평화상을 제외한 모든 노벨상 수상자들은 스톡홀름의 시청에 모여 상을 수여 받게 되고 이때 그해에 뽑힌 루시아 천사가 축가를 불러주게 된다.
루시아 축제
루시아 축제는 기독교에 기반을 둔 축제로 루시아는 이탈리아의 성인을 말한다. 흰 드레스에 빨간 허리띠를 두르며 머리에는 진짜 양초를 여러 개 꽂을 수 있는 촛대를 쓰고 두 손을 합장한 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밤이 긴 북유럽 국가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예전부터 즐기던 이 축제가 어떤 이유로 그 맥이 끊기다가 60여 년 전 다시 부활한 것이다. 제일 길다는 동지에 동물들이 말을 하고 요괴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겼다고 한다.
학교나 어린이 집을 방문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맛있는 과자를 나눠준다. 이때 루시아를 보조하는 다른 천사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복장을 하고 노래를 합창한다.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매년 축제 몇 주 전 그해의 루시아 뽑기 대회를 개최한다. 루시아로 뽑히면 스웨덴의 국립극장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노래를 부르고 각종 대외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뽑는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지역에서 예선을 거치면 신문에 각 지역의 대표가 공고된다. 그 다음은 신문독자들이 대표가 선출된 후보들을 뽑는 식이다. 역대 루시아는 푸른눈에 금발의 미녀들이 많았지만 꼭 금발만 뽑히지는 않는다. 학교나 회사에서도 각각 그녀를 호위하는 천사들을 선별하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다. 양쪽에는 남자 머리에 고깔모자를 쓰고 손에는 별 막대를 쥔 채 루시아를 호위하는 것이다. 북유럽과 이탈리아 미국 일부 주에서 아직도 내려오는 이 루시아 축제는 스웨덴에서 열리는축제가 규모면에서 가장 크고 상업적으로도 변질되지 않아 가장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스웨덴 사람들에게 루시아의 빛은 길고 추운 겨울의 터널을 지내는데 있어 한줄기 희망이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