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2025년 말 시작된 시위가 단기간에 통제 불가능한 단계로 치닫고 있다.
히잡 단속 강화와 만성적인 경제난, 정치적 불만이 겹치며 시작된 시위는 당초 테헤란 일부 지역의 항의 집회에서 출발했지만, 2026년 1월부터 무기 탈취와 실탄 충돌, 국가 상징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되며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일 사건에 대한 반발이라기보다,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된 결과로 분석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이후 이란 사회는 급격한 물가 상승과 실업, 에너지 보조금 축소 등으로 생활 여건이 빠르게 악화됐고, 여기에 여성에 대한 히잡 단속이 다시 강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긴장이 높아졌다.
특히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이후 완화됐던 히잡 단속이 재개되자, 여성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다. 테헤란과 이스파한, 시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소규모 항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시위 초기에는 구호와 집회 위주의 비폭력 시위가 주를 이뤘으나 체포와 강경 진압이 반복되면서 충돌 수위는 빠르게 상승했다.
■ 무장화 단계로 진입한 시위
2026년 들어 시위 양상은 뚜렷한 변곡점을 맞았다. 외신과 현장 영상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가 군인과 경찰의 무기를 탈취했고, 이 과정에서 실탄 사격이 오가는 총격전이 발생했다. 단순한 군중 충돌이 아니라, 보안군과 시위대가 무력으로 맞서는 장면이 확인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이란의 시위가 비무장 항의 단계를 넘어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가의 치안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 국가가 독점해온 폭력 수단이 거리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외신들은 이를 시위대의 급진화라기보다, 정권의 통제력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국가와 종교 상징을 겨냥한 공격
시위대의 공격 대상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국영 방송국 건물이 불타는 장면이 포착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모스크 방화까지 발생했다.
국영 방송은 정권의 선전 도구이며, 모스크는 이란 신정체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핵심 시설이다. 가디언은 이 같은 공격을 두고 “정권의 메시지와 종교 권위를 동시에 부정하는 상징적 행위”라며, 시위가 단순한 사회 불만을 넘어 체제 정당성 자체를 겨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여성 시위의 상징적 장면
이번 사태에서 가장 강렬하게 확산된 장면은 여성 시위다. 히잡을 벗어 던진 채 거리로 나온 여성들, 자유로운 복장, 그리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운 뒤 그 불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 사진과 영상으로 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장면을 두고 “이란 신정체제에서 가장 강력한 금기를 공개적으로 조롱한 사례”라며, 여성 시위가 공포 정치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히잡은 규범이었고, 최고지도자의 초상은 금기였으며, 조롱은 처벌의 대상이었다. 그 금기들이 공개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 인터넷 차단과 정보의 역류
이란 정부는 시위 확산과 함께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차단은 완전하지 않았다. 위성 인터넷과 외부 플랫폼을 통한 접속이 유지되면서, 거리 충돌과 방화, 체포 과정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외부로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과거와 달리 위성 인터넷 환경에서는 정부가 정보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며, 영상 확산 자체가 국제 여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현재 시점의 판단
주요 외신들의 평가는 비교적 일치한다. 이번 사태는 산발적 시위도, 단일 정책에 대한 항의도 아니다. 여성 인권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경제·정치·종교 권위 전반에 대한 불복종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직 정권 붕괴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 우세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란 사회 내부에서 공포가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기 탈취, 성역 방화, 공개적 조롱은 모두 그 신호로 읽힌다.
외신 요약 | 이란 시위 격화에 대한 주요 외신 판단
로이터 통신
“이란의 시위는 비무장 항의를 넘어 일부 지역에서 보안군과의 무력 충돌로 전환되고 있다. 국가의 치안 통제력이 약화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AP 통신
“경제난과 사회 통제가 결합되며 시위가 확산되고 있고, 당국의 강경 대응이 오히려 충돌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디언
“국영 방송국과 모스크를 겨냥한 공격은 이란 시위가 신정체제의 정통성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
“히잡을 벗고 최고지도자의 초상을 불태우는 여성 시위는 공포 정치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 차단에도 불구하고 위성 인터넷을 통한 영상 유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 여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한 줄 정리
주요 외신들은 이번 이란 사태를 산발적 시위가 아닌,
무력 충돌·상징 파괴·정보 통제 실패가 동시에 나타나는 ‘체제 충돌 국면’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