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지역 개발 공약, 교통망 확충, 그리고 ‘신공항 건설’.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은 거대한 예산과 장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유독 한국 정치에서는 ‘표심’을 겨냥한 도구로 활용돼 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 전국 곳곳의 ‘유령 공항’으로 남았다.
■ 무안, 양양, 사천… 이름만 다른 실패들
2007년 개항한 무안국제공항. 연간 이용객 10만 명도 되지 않고, 2023년 기준 누적 적자만 수백억 원. ‘좀비공항’이라 불리는 양양국제공항은 2021년 일평균 탑승객이 100명을 넘지 못했다.
사천공항, 포항공항, 울진공항까지. 이름만 다른 이들 공항은 대부분 정치인이 만든 지역 숙원 사업이자, 정부가 경제성 검토 없이 밀어붙인 공약의 산물이었다.
결국 공항은 세워졌지만, 사람은 없었다. 활주로는 비어 있고, 유지비만 계속 들어간다.
■ 가덕도는 반복의 연장선인가, 마지막 경고인가?
가덕도 공항 역시 예타 면제, B/C 0.51, 초연약 지반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붙는다.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이라는 점에서는 무안·양양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가덕도는 정치권이 훨씬 더 노골적으로 개입한 공항이라는 점이다. 특별법 통과, 여야 동시 찬성, ‘노무현 공항’이라는 상징까지. 여기에 2025년, 시공사인 현대건설까지 철수하며 그 한계가 노출되었다.
■ 반복되는 실패, 왜 교훈이 되지 못하는가
공공 인프라란 사회 전체의 편익과 미래 세대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치에 휘둘린 SOC는 단기 표심용 토목 사업으로 전락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떠안는다.
공항만이 아니다. 철도, 도로, 지역축제장, 심지어 체육관까지. ‘일단 지으면 표가 된다’는 정치는 남았지만, 그 뒤의 책임은 사라졌다.
■ 가덕도는 예외일 수 있는가?
정치가 만든 공항은 수없이 존재했지만, 그 중 어느 것도 ‘국가적 성공 모델’이 되지 못했다. 가덕도는 지금 그 경계에 서 있다. 예외가 되지 못하면, 또 다른 좀비공항이 된다.
예산, 입지, 기상, 시공 모두가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정치는 이제 답할 차례다. 책임지는 추진이 가능한가, 아니면 또다시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남길 것인가.
■ 결론: 반복을 멈추는 공항,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무안, 양양, 사천… 반복된 공항 건설의 실패는 단지 공항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공공 인프라를 이용해온 방식의 실패를 보여준다.
가덕도 공항이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반복의 끝에서 마지막 경고를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예타를 면제한 정치, 현실을 무시한 상징, 사업성보다 표심을 택한 결정.
지금 이대로라면, 가덕도 역시 ‘조금 더 비싼 좀비 공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다르다. 민간 시공사의 철수, 시민 사회의 비판,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
이쯤에서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공항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공공의 미래를 어떻게 결정해왔는가?”
반복을 멈추는 것, 그것이 진짜로 국민을 위한 ‘공항’이 되는 길이다.
2025년 5월 16일 | 미디어원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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