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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의 허구 ①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2026년 다시 가동됐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검색제휴는 이름만 ‘제휴’일 뿐, 실제로는 트래픽도 수익도 보장하지 않은 채 언론사에 긴 준비와 평가, 벌점과 통제만 요구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크다. AI 시대에 접어든 지금, 이 제도가 과연 언론 생태계를 살리는 장치인지, 아니면 강소매체의 성장을 가로막는 구시대적 관리 체제인지 다시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거대한 플랫폼이 수많은 기사와 정보를 한곳으로 빨아들이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플랫폼이 뉴스 생산과 유통의 중심에 서고, 언론사는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이미지.

제휴라는 이름의 거짓말… 네이버는 무엇을 주고 무엇을 가져가나

이정찬 발행인 | 미디어원

1-1. 2026년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 재가동, 왜 다시 문제인가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다시 돌아왔다. 네이버는 2026년 2월 20일 정책설명회를 열고 새 규정을 공개했고, 3월 3일부터 신규 제휴 심사를 다시 시작했다. 2023년 5월 기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멈춘 뒤 약 2년 8개월 만이다.

겉으로만 보면 제도를 손질해 다시 세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3년 제평위가 멈춘 이유는 제도가 잘 돌아가서가 아니었다. 공정성 시비, 위원 편향 논란, 누적된 불신이 쌓여 더는 버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 번 신뢰를 잃고 멈춘 구조를 이름만 바꾸고 항목만 늘렸다고 해서 갑자기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신규 매체가 절실해서 다시 연 것도 아니다. “왜 제휴 심사를 다시 하지 않느냐”는 바깥의 압박에 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턱은 높이고, 규정은 더 복잡하게 만들고, 절차는 더 정교해 보이도록 다듬었다. 겉모양은 바꿨지만 언론 환경을 바꾼 것은 없다. 반성은 없고 형식만 두꺼워졌다.

더 수상한 것은 숫자다. 예전에는 몇 개 매체가 신청했고, 그중 몇 개가 어떤 단계까지 갔는지 비교적 분명하게 공개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뉴스검색 제휴 신청 매체가 297개였고, 2023년 상반기에도 268개 매체가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기본적인 신청 매체 수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공개하던 숫자를 이번에만 감춘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신청이 기대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재가동이 실질 개혁보다 “우리는 다시 열었다”는 보여주기와 자기방어 성격이 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재가동의 허구는 시장 현실을 보면 더 선명해진다. StatCounter 기준 2026년 3월 한국 검색엔진 점유율은 구글 46.81%, 네이버 43.96%, 빙 5.61%, 다음 1.41%였다. 공개 지표상으로는 이미 구글이 네이버를 앞섰다. 시장은 이미 바뀌고 있는데, 네이버만 옛 방식으로 언론사를 붙잡고 있는 셈이다.

1-2. 이름부터 틀렸다, 이건 제휴가 아니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은 이름이다.
‘제휴평가위원회’라는 말부터 틀렸다.

제휴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 give and take다. 한쪽이 콘텐츠를 내놓으면 다른 쪽도 그에 맞는 대가와 책임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네이버 뉴스제휴 구조에서 언론사는 기사와 사진, 영상과 데이터, 브랜드와 편집 노동을 낸다. 네이버는 무엇을 주는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수익도, 트래픽도, 노출도 보장하지 않는다. 제휴라면 콘텐츠를 받는 쪽도 그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네이버는 그 기본조차 외면한다.

반면 네이버가 분명하게 쥐고 있는 것은 있다. 심사, 운영평가, 부정점수, 계약 유지 여부를 가르는 권한이다. 기존 제휴 언론사에 대해서도 운영평가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조를 제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내어놓는 구조다.

이건 제휴가 아니다.
언론사를 심사하고 관리하는 구조다.
제휴라는 이름은 포장일 뿐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일방 구조다.

1-3. 검색제휴는 기회가 아니다. 단지 착시일 뿐이다

많은 매체가 아직도 “네이버 제휴”라는 간판에 기대를 건다.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지금의 검색제휴는 그렇지 않다.

이번 재가동 체계에서 네이버는 검색제휴 기준을 더 높였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합쳐 80점 이상을 받아야 하고, 제출 서류와 평가 항목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그 문턱을 넘는다고 해서 얻는 것이 분명한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트래픽도, 노출도,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다. 반면 심사 부담은 커지고, 정성평가의 불확실성은 그대로 남고, 제휴 뒤에는 운영평가까지 기다린다.

이건 기회가 아니다. 단지 착시일 뿐이다.
겉으로는 달라질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시장은 이미 네이버만 바라보던 때와 다르다. 2026년 3월 기준 한국 검색엔진 점유율에서 구글은 46.81%, 네이버는 43.96%였다. 이미 공개 지표상 구글이 네이버를 앞섰다. 이런 판에 강소매체가 6개월 가까이 매달려 네이버 검색제휴를 준비해야 할 이유는 예전보다 훨씬 약해졌다.

실제 현장 반응도 심상치 않다. 기자협회보는 이번 재개 국면에서 신청 매체 수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전했고, 정작 뉴스제휴위는 실제 신청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턱은 높였는데, 정작 몇 개 매체가 그 문 앞에 섰는지는 감춘 것이다. 신청 수 비공개는 이번 재가동이 얼마나 방어적 성격이 강한지 보여준다.

네이버는 이미 기존 제휴 구조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검색제휴는 희망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름값만 남고 실익이 없다. 이 착시가 더 위험한 이유는, 매체들이 그 간판을 얻기 위해 시간과 인력, 편집 방향까지 포털 기준에 맞추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검색제휴는 입점 문제가 아니라 포털이 언론사를 어떻게 길들이느냐의 문제가 된다.

뉴스룸에서 생산된 기사와 정보가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 화면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뉴스가 생산된 뒤 독자에게 직접 닿기보다 플랫폼과 AI 요약 시스템으로 먼저 흘러 들어가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4. 네이버가 검색제휴사에 내놓는 것은 통제뿐이다

네이버는 이번 재가동에서 제휴심사만 다시 연 것이 아니다. 운영평가, 이의심사, 부정점수 체계까지 다시 꺼냈다. 신규 매체는 들어오기 전에 심사를 받고, 기존 제휴사는 들어온 뒤에도 계속 평가를 받는다. 2026년 2월 20일 공개된 규정에서도 기존 제휴 언론사 운영평가는 운영평가위원회가 맡는다고 밝혔다. 방향은 분명하다. 더 많은 자유가 아니라 더 촘촘한 관리다.

문제는 그 관리에 맞는 대가가 없다는 점이다. 앞서 본 것처럼 제휴는 주고받는 관계다. 그런데 검색제휴 구조에서 네이버는 트래픽도, 노출도, 수익도 보장하지 않는다. 반면 심사와 운영평가, 부정점수와 계약 유지 여부를 가르는 권한은 또렷하게 쥐고 있다.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내어놓는 구조다.

노출을 조정하면 될 일을, 네이버는 언론사 평가와 관리로 끌고 간다. 해외 주요 플랫폼이 품질과 반응에 따라 기사 가시성을 조정하는 데 비해, 네이버는 언론사를 별도 제휴 체계 안에 세워 심사하고, 들어온 뒤에도 계속 관리한다. 기사 노출을 가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언론사 자체를 관리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그래서 네이버가 검색제휴사에 내놓는 것은 기회가 아니라 통제뿐이라고 봐야 한다.

1-5. 왜 이 구조가 언론사 자존과 편집권을 건드리는가

이 문제는 단순히 사업 조건이 불리하다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깊은 곳에는 언론사 자존과 편집권의 문제가 있다. 기사 한 줄, 단어 하나, 제목 하나는 기자와 편집국이 책임지고 만든 결과물이다. 데스크가 문장을 손보는 일조차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언론 현장이다. 그런데 사기업 플랫폼이 언론사의 기사와 사이트 전체를 장기간 들여다보며 품질과 윤리, 전문성과 신뢰성을 재단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건 단순한 심사가 아니다. 언론의 자존을 건드리는 일이다.

더 심각한 것은 평가 방식이다. 네이버 검색제휴 심사는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반년 가까운 시간이 들어간다. 그 정도로 오랜 기간 매체의 기사와 운영을 들여다봤다면, 최소한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느 항목에서 점수가 모자랐는지, 정량평가에서 떨어졌는지 정성평가에서 떨어졌는지 정도는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다음 심사 때 보완할 수 있고, 그래야 포털과 매체가 함께 더 나은 관계로 갈 수 있다. 그게 상생이다. 반년 가까이 평가했으면 결과를 설명할 책임도 그만큼 무거워진다.

그런데 이 구조는 그 기본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오래 받아왔다. 연합뉴스는 2021년 퇴출 분쟁 당시 제평위가 구체적인 채점 내용은 물론 총점조차 공개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반년 가까이 들여다본 심사라면 배점표와 점수표가 따라와야 하는데, 무엇이 부족했고 어디서 감점됐는지 분명하게 알 수 없다면 누가 그 심사를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평가표 없는 평가는 공정한 평가가 아니다.

유리벽 너머 평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통제와 심사를 받는 듯한 공간을 표현한 이미지
점수표는 보이지 않지만 평가는 계속되고, 통과 여부는 바깥에서 알기 어려운 구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1-6. 신규·후발 매체는 처음부터 불리하다

네이버 뉴스제휴 구조는 출발선부터 공정하지 않다. 신규나 후발 매체는 검색제휴에 들어가기 위해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반면 기존 제휴사는 이미 포털 안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운영평가를 받는다. 들어가기 전의 문턱과 들어간 뒤의 관리는 전혀 다른 문제다. 후발 매체는 들어가기 전부터 시간을 쓰고, 인력을 쓰고, 편집 방향까지 포털 기준에 맞추며 버텨야 한다. 기존 매체는 이미 이름값과 노출 기반을 안고 움직인다. 출발선이 다르다.

이 차이는 단순한 심사 난이도 문제가 아니다. 결국 강소매체, 지역매체, 1인 기반 독립매체가 가장 큰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는 뜻이다. 기자협회보는 이번 재개 국면에서 신청 매체 수가 예상보다 적었고, 뉴스제휴위가 실제 신청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보다, 네이버가 왜 그 숫자를 감췄느냐는 점이다. 예전에는 공개하던 수치를 이번에는 감췄다. 신청이 기대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문턱은 높였지만, 정작 몇 개 매체가 그 문 앞에 섰는지는 숨겼다. 신청 수 비공개는 이번 재가동이 실질 개혁보다 방어 논리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좋은 매체를 더 끌어들이는 구조가 아니라, 바깥 매체를 더 주저하게 만드는 구조다. 여기에 시장 현실까지 겹치면 문제는 더 선명해진다. 네이버는 더 이상 예전처럼 절대 강자가 아니다. 2026년 3월 기준 한국 검색엔진 점유율은 구글 46.81%, 네이버 43.96%, 빙 5.61%, 다음 1.41%였다. 공개 지표상으로는 이미 구글이 네이버를 앞섰다. 이런 상황에서 강소매체가 반년 가까이 매달려 네이버 검색제휴를 준비해야 할 이유는 갈수록 약해진다. 그런데 네이버는 시장이 바뀐 현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여전히 높은 문턱과 긴 심사 구조를 앞세운다. 결국 이 제도는 언론 품질 혁신이 아니라 기존 레거시 매체 우대 구조로 기울 수밖에 없다.

1-7. 1편 결론 — 제휴가 아니라 관리며 통제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는 이름만 제휴위일 뿐, 실제로는 제휴를 심사하는 기구가 아니다. 제휴가 아니라 관리며 통제다.

제휴라면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언론사가 기사와 사진, 영상과 브랜드를 내놓으면, 플랫폼도 그에 맞는 대가와 기회를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네이버는 트래픽도, 노출도, 수익도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심사하고, 운영평가하고, 부정점수를 매기고, 계약 유지 여부를 가르는 권한은 분명하게 쥐고 있다. 이건 상호 관계가 아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내어놓고, 다른 쪽이 일방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다.

그래서 검색제휴는 기회가 아니다. 단지 착시일 뿐이다. 들어가면 달라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후발 매체와 강소매체만 긴 심사와 높은 문턱, 불투명한 정성평가와 운영평가 부담을 떠안는다. 기존 질서는 그대로 남고, 바깥 매체만 더 주저하게 된다.

더구나 지금은 시장도 바뀌었다. 구글은 이미 공개 지표상 한국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를 앞섰다. 그런데 네이버는 여전히 예전 방식으로 언론사를 붙잡고 심사하고 평가하려 한다. 시장은 앞으로 가는데, 네이버만 뒤를 본다. 그래서 이번 재가동은 개혁이 아니라 복원이고, 개선이 아니라 방어다.

이쯤 되면 정부도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 구조는 개별 매체의 불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강소매체의 성장 길을 막고, 독자의 선택 폭을 좁히고, 포털 중심의 낡은 뉴스 질서를 더 오래 붙들어 두는 문제다. 정부는 포털이 언론사를 심사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방치하지 말아야 하고, 동시에 작은 매체와 독립 매체가 포털 밖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키워야 한다. 그게 출구다.

결국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는 언론 생태계를 넓히는 제도가 아니다.
언론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제도다.
그 본질을 바꾸지 않는 한, 제휴라는 이름은 끝내 허구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