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미리기자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여행은 시드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드니 남쪽 사우스 코스트에는 파도가 절벽을 때리는 해안 도시가 있고, 내륙에는 골드러시 시대의 거리와 문학 유산을 간직한 소도시가 남아 있으며, 북쪽 헌터밸리에는 와인과 미식, 국립공원이 함께 놓인다.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 협회가 발표한 2026 NSW Top Tourism Town Awards는 이 지역 여행의 폭을 보여주는 목록이다.
올해 수상 결과에서 인구 5000명 이상 Top Tourism Town 금상은 키아마가 차지했다. 은상은 오렌지, 동상은 울릉공이며, 방문객 투표로 선정된 NRMA People’s Choice Award는 오렌지에 돌아갔다. 인구 1500명 이상 5000명 미만 Small Tourism Town 금상은 굴공, 은상은 글로스터, 동상은 써미어가 받았고, 피플스 초이스는 쇼얼 베이가 차지했다. 인구 1500명 미만 Tiny Tourism Town 금상은 브로크, 은상은 밀소프, 동상은 문긴디, 피플스 초이스는 밀소프였다.
이번 어워즈는 단순한 인기 투표가 아니다. NSW Tourism Association은 이 상이 지역 관광지를 조명하고, 해안·내륙·아웃백·산악·강변 커뮤니티가 가진 관광 역량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각 부문 금상 수상지는 올해 말 호주 Top Tourism Town Awards에서 뉴사우스웨일즈주 대표로 경쟁하게 된다.
키아마는 시드니 남쪽 약 120km 거리의 사우스 코스트 대표 해안 도시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키아마 블로우홀이다. Visit NSW는 키아마 블로우홀을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우홀로 소개하며, 남동쪽 너울이 들어올 때 바닷물이 30m 이상 솟구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블로우홀 포인트에는 전망대, 피크닉 공간, 주차 시설, 인근 록풀과 등대가 모여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동선이 단순하다.
키아마가 강한 이유는 블로우홀 하나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키아마 코스트 워크는 약 20km의 해안 산책로로, 블로우홀을 중심으로 캐시드럴 록스, 봄보 헤드랜드의 현무암 기둥, 리틀 블로우홀, 해변과 습지까지 이어진다. 시드니 여행자가 하루만 시간을 내도 해안 절벽, 등대, 바다 수영장, 카페, 작은 마을 산책을 한 번에 엮을 수 있다.
굴공은 완전히 다른 결의 목적지다. 머지 지역에 있는 굴공은 골드러시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내륙 소도시로, 호주의 대표 작가 헨리 로슨의 고향이자 골드러시 역사와 헤리티지 건축, 국립공원을 함께 만나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거리 자체가 하나의 야외 박물관처럼 남아 있어 시드니 해안 여행과는 다른 호주의 내륙 시간을 보여준다.
굴공 여행의 중심에는 박물관과 역사 산책이 있다. 현지 관광 안내는 굴공 홀터만 박물관, 헨리 로슨 헤리티지 센터, 굴공 파이오니어스 박물관, 레드힐의 굴공 골드 익스피리언스를 주요 방문지로 제시한다. 골드러시 시대의 사진과 건물, 문학 유산을 따라 걷는 여행이기 때문에,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코스보다 하루 정도 머물며 거리와 박물관을 함께 보는 일정이 어울린다.
브로크는 헌터밸리 안에서도 조용한 와인 여행지에 가깝다. 브로크 포드위치 와인 지역에는 부티크 와이너리, 바이오다이내믹 와이너리, 레스토랑, 옌고 국립공원이 함께 놓인다. 헌터밸리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로 알려져 있고 세미용과 쉬라즈, 셀러도어와 레스토랑이 발달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브로크는 대형 와인 관광지보다 한 박자 느린 미식 여행지로 읽힌다.
브로크 여행은 와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옌고 국립공원은 Greater Blue Mountains Area World Heritage Property의 일부로, 가파른 협곡과 암릉, 원주민 문화유산, 올드 그레이트 노스 로드 같은 역사 자원을 품고 있다. 와이너리와 레스토랑을 낮에 즐기고, 국립공원 전망과 문화유산을 함께 묶으면 헌터밸리의 풍경이 더 넓어진다.
한국 여행자에게 이 세 목적지는 시드니 일정의 추가 옵션이 아니라 여행의 방향을 바꾸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키아마는 시드니 남쪽 당일치기 또는 1박 해안 여행, 굴공은 머지 와인 산지와 묶는 내륙 헤리티지 여행, 브로크는 헌터밸리 와인·미식 여행의 조용한 확장판으로 적합하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이후에도 뉴사우스웨일즈주는 해안, 산지, 와인 산지, 골드러시 마을을 모두 갖고 있다.
여행 계획은 목적에 따라 나누면 쉽다. 첫 호주 여행이라면 시드니 3박에 키아마 당일치기를 더하는 구성이 부담이 적고, 렌터카 여행에 익숙하다면 시드니에서 남쪽 키아마로 내려갔다가 울릉공까지 이어지는 해안 루트가 안정적이다. 와인을 중심에 두고 싶다면 시드니에서 헌터밸리로 올라가 브로크를 넣는 1박 2일 일정이 좋고, 내륙의 오래된 거리와 문학 유산을 보고 싶다면 머지와 굴공을 함께 묶는 로드트립이 맞다.
2026 NSW Top Tourism Town Awards의 결과는 시드니 밖의 뉴사우스웨일즈주가 얼마나 다른 얼굴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키아마는 바다가 만들어낸 힘을, 굴공은 금광 시대가 남긴 시간을, 브로크는 와인 산지의 느린 미식을 보여준다. 시드니 사람들이 주말마다 도시 밖으로 나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금만 벗어나면 여행은 대도시의 풍경에서 지역의 생활과 자연, 역사로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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