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전략의 중심을 연결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2026에서 Connected Care를 주제로 전시와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가전, 스마트홈 플랫폼, 파트너 서비스를 연결하는 예방 중심 헬스케어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Open Invitation to a Healthier Tomorrow로 잡고, 연결된 기기와 서비스가 집 안팎에서 보다 선제적인 건강관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패널 토론에는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박헌수 팀장, 삼성넥스트 데이비드 리 센터장, Xealth CEO 마이크 맥쉐리, Generation Lab CEO 알리나 수, SiPhox Health CEO 마이클 두브로브스키가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삼성 헬스 사용자 7700만 명, 스마트싱스 가입자 4억6000만 명 이상이라는 고객 접점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파트너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말하는 커넥티드 케어는 병원 중심의 사후 치료 모델을 일상 중심의 선제 관리 모델로 넓히는 개념이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갤럭시 워치, 갤럭시 링, TV, 가전, 스마트홈 기기에서 생성되는 건강·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 활동, 식이, 마음 건강, 생체 징후를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파트너사의 진단·의료·디지털 헬스 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다.
핵심은 개방형 파트너십이다. 삼성전자는 Xealth, Generation Lab, SiPhox Health 등과의 협업을 통해 병원 안의 치료와 집 안의 일상 관리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 한다. Xealth는 의료진이 디지털 헬스 솔루션을 처방·추천하고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Xealth 플랫폼과 연결해 병원 밖에서도 환자와 의료진이 건강관리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Generation Lab과 SiPhox Health의 역할은 예방과 진단 쪽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Generation Lab이 집에서도 생물학적 나이를 확인하고 노화를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SiPhox Health는 가정 기반 혈액검사를 통해 병원 밖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진단 도구를 일상 관리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웨어러블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헬스케어 경험을 진단, 검사, 의료 의사결정과 연결하려는 방향이다.
스마트싱스의 의미도 커지고 있다. 건강관리의 중심이 병원과 피트니스센터에서 집으로 이동할수록, 집 안 환경 자체가 건강관리 인프라가 된다. 수면 중 조명과 온도, 공기질, 소음, 가전 사용 패턴, 가족 돌봄, 반려동물 케어까지 연결되면 스마트홈은 단순 자동화 플랫폼이 아니라 생활 건강 데이터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된다.
개발자 생태계도 중요한 축이다. 삼성전자는 비바테크에서 삼성 헬스 SDK 스위트를 소개하며, 개발자가 삼성의 센서와 헬스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msung Health Data SDK는 파트너가 사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삼성 헬스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필터링·집계·연관 데이터 조회 기능을 통해 건강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헬스케어 데이터는 민감도가 높은 정보다. 커넥티드 케어가 확장될수록 수면, 심박, 운동, 혈압, 혈당, 검사 결과, 가족 돌봄 정보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 사이를 오가게 된다. 삼성전자는 녹스 보안을 기반으로 모바일부터 가전, TV까지 보안 체계를 적용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사용자 동의, 데이터 접근 범위, 보관 기간, 제3자 제공 구조가 신뢰를 좌우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헬스 전략은 웨어러블 판매 확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접점이고, 삼성 헬스는 이를 해석하는 플랫폼이며, 스마트싱스는 생활 환경을 조정하는 장치다. 여기에 병원, 진단 스타트업, 디지털 치료·관리 플랫폼, 개발자 SDK가 붙으면 삼성의 헬스케어는 기기 사업을 넘어 서비스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한다.
관건은 의료와 웰니스의 경계를 어떻게 다루느냐다. 일상 건강관리와 질병 관리 사이에는 규제, 임상 근거, 개인정보, 의료진 개입이라는 복잡한 문제가 놓여 있다. 삼성전자가 커넥티드 케어를 본격화하려면 데이터 연결의 편리성뿐 아니라 어떤 기능이 웰니스이고, 어떤 기능이 의료적 판단과 연결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헬스케어 생태계의 경쟁력은 연결 규모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연결의 품질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비바테크 2026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래의 건강관리는 병원 방문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집과 기기와 데이터와 파트너 서비스가 이어지는 일상의 동반자에 가까워진다. AI가 개인의 필요를 예측하고, 기기가 생활 환경을 조정하며, 의료·진단 파트너가 필요한 순간 개입하는 구조다. 커넥티드 케어는 삼성전자가 AI 홈과 디지털 헬스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적 접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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