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은 왜 ‘외신 반응’을 내세워 특정한 해석만 부각했나
김미래 기자 ㅣ 미디어원
언론 비평의 출발점은 무엇을 썼느냐보다, 무엇을 쓰지 않았느냐를 먼저 살피는 데 있다. 최근 《미디어오늘》의 〈李 이스라엘 반인권 비판에 외신 언론인 “놀라워”〉 기사는 바로 그 점에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외신 반응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시각만을 전면에 배치해 독자의 판단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끄는 구성에 가까웠다.
외신 반응인가, 선택된 반응의 편집인가
문제는 외신을 인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어떤 반응을 가져왔고, 어떤 반응을 제외했는가에 있다. 해당 기사는 팀 셔록, 트리타 파르시 등 특정 성향의 인물들의 평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들의 견해를 소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반응의 대표성과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선택된 몇몇 목소리를 마치 국제사회의 일반적 평가인 것처럼 배치했다는 데 있다.
그러한 견해를 인용했다면, 동시에 이스라엘 측의 반론이나 외교적 파장을 우려하는 상반된 시각도 함께 제시했어야 했다. 그러나 기사에는 그런 균형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독자가 받게 되는 것은 외신 반응의 다면적 소개가 아니라, 정해진 방향으로 편집된 반응의 나열이다.
‘외신’이라는 말이 객관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내 언론은 종종 외신을 인용하는 순간 기사에 객관성이 덧입혀진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외신도 각자의 시각과 논조, 이념적 배경을 가진다. 따라서 외신 보도나 외신 인사의 발언을 끌어올 때는 그것이 국제 여론의 전부인지, 일부인지, 어느 정도의 대표성을 갖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번 기사에는 그 과정이 빠져 있다. 외신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만, 정작 인용의 범위와 한계, 반대되는 시각의 존재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 그 결과 독자는 ‘해외에서도 대체로 이렇게 본다’는 인상을 받게 되지만, 실제로는 선택된 일부 반응만 접하게 된다. 이것은 정보의 확장이 아니라 해석의 유도에 가깝다.

언론의 역할은 확신을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넓히는 것이다
저널리즘의 역할은 독자가 이미 갖고 있는 확신을 반복해 확인시켜 주는 데 있지 않다. 서로 충돌하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함께 보여주고, 그 안에서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재료를 제공하는 데 있다. 대통령의 발언을 인권 차원에서 평가하려면, 동시에 그것이 외교적으로 어떤 부담과 파장을 낳을 수 있는지도 함께 다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그러한 긴장을 보여주기보다, 특정 독자층이 듣고 싶어 하는 반응을 중심에 배치함으로써 확신을 강화하는 방식에 가깝다. 이런 구성이 반복되면 언론은 토론의 장을 넓히는 기관이 아니라, 진영 내부의 자기 확신을 되풀이하는 장치로 축소된다.
편향은 의견보다 배열 방식에서 드러난다
어떤 기사든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관점의 존재가 아니라, 그 관점을 사실 배열과 인용 선택을 통해 독자에게 은근히 강요할 때 발생한다. 균형을 가장한 편집, 대표성을 가장한 선택적 인용, 맥락이 빠진 반응 배열은 독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언론이 신뢰를 얻으려면 자기 진영에 유리한 문장만 모아 놓는 방식부터 경계해야 한다. 언론은 독자의 편을 드는 기관이 아니라 사실의 편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신의 이름을 빌린 선택적 찬사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사안을 둘러싼 찬반의 맥락, 외교적 파장, 국제사회의 복합적 반응을 함께 보여주는 정직한 기사다. 보고 싶은 장면만 확대해 독자의 확신을 강화하는 글은 일시적 박수를 받을 수는 있어도, 저널리즘의 신뢰를 쌓지는 못한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자기 확신의 증거를 찾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빠진 것까지 함께 보여줄 때 비로소 기사는 균형을 얻는다. 그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기사는 주장으로 바뀌고 저널리즘은 선전으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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