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미디어원
2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국 국적의 64세 남성이 ‘독도는 우리 땅’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이 춘계 예대제 진행을 방해했다고 보고 위력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AP와 TBS, 교도통신 전재 보도를 보면 당시 현장은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 기간이었고, 남성이 현수막을 펼친 지점은 정문·신문 부근의 천황 칙사 차량 앞이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 지요다구 구단키타에 있는 신사다. 신사 측 공식 영문 설명에 따르면 1869년 메이지 천황의 뜻에 따라 쇼콘샤로 세워졌고, 1879년 지금의 야스쿠니 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공식 자료는 이곳을 1853년 이후 일본을 위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는 공간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합사된 영령 수는 246만6천 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이 신사가 한일 관계와 중일 관계에서 계속 논란이 되는 이유도 분명하다. 브리태니커는 야스쿠니가 일본 전몰자를 기리는 신사이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함께 합사돼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는 전몰자 추모 시설이라는 의미가 강조되지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와 연결된 상징 공간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법적으로 이번 사건에서 일본 경찰이 문제 삼은 것은 신사 훼손이 아니라 제례 진행 방해였다. TBS는 경찰이 이 남성을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보도했고, 일본 법령 영문 번역본에 따르면 형법 234조의 위력업무방해는 타인의 업무를 힘으로 방해한 경우에 적용되며, 233조와 같은 방식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다. 공개 보도 범위에서는 폭행이나 기물 손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해당 사건은 연합뉴스를 비롯한 한국의 유수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만 관련 보도와 관련하여 한 가지 바로잡을 것은 있다. 교도통신과 AP, TBS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일을 국내 일부 보도처럼 ‘한국인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에 현수막을 건 사건’으로 쓰기는 어렵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한국인 남성은 야스쿠니 신사 시설물에 현수막을 건 것이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 정문·신문 부근에서 공물 봉납을 위해 들어온 천황 칙사 차량 앞에 서서 현수막을 펼친 것이다. AP는 이 남성이 신사 정문 쪽에서 황실 사자를 태운 차량들 앞에 섰다고 전했고, 교도통신 전재 기사도 현수막이 펼쳐진 곳을 천황 칙사가 탄 차량 앞이라고 적었다. TBS 역시 신사 훼손이 아니라 춘계 예대제 진행 방해 혐의로 사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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