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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론] 안민석은 벌금 300만 원, 변희재는 징역 2년… 같은 허위사실 유포, 왜 이렇게 달랐나

안민석 전 의원은 최서원 관련 발언으로 민사상 2천만 원 배상 책임이 확정됐고, 별도의 형사사건 1심에서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변희재 대표는 태블릿PC 조작설 유포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같은 허위사실 유포 문제인데도 왜 책임의 무게는 이렇게 달라졌는지, 법원이 본 유죄 범위와 반복성·전파력, 그리고 사법의 형평성 문제를 짚어본다.

허위사실 유포 판결 비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법정 저울과 안민석·변희재 이름이 배치된 대표 이미지 캡션
안민석 전 의원과 변희재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 사건을 비교한 기사 대표 이미지

이정찬 발행인 ㅣ 미디어원

최근 법원이 내놓은 두 건의 허위사실 유포 관련 법적 판단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하나는 안민석 전 의원의 최서원 관련 발언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변희재 대표의 태블릿PC 조작설 유포 사건이다. 안민석 전 의원은 최서원 관련 발언으로 민사상 2천만 원 배상 책임이 확정됐고, 별도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사사건 1심에서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변희재 대표는 태블릿PC 조작설 유포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두 사건은 내용도 다르고 경위도 다르다. 그러나 같은 허위사실 유포 문제를 놓고 법적 책임의 무게가 이처럼 크게 갈린 이유는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누구를 두둔하거나 누구 편을 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허위사실 유포는 개인의 명예만 해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할 수도 있고, 기업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공적 판단을 흐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 법 현실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은 대체로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현실을 감안하면 안민석 전 의원 사건의 민사상 2천만 원 배상은 결코 가벼운 액수가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변희재 대표에게 확정된 징역 2년과 함께 놓고 그 차이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안민석 사건과 변희재 사건의 판결 내용을 항목별로 비교한 인포그래픽 이미지
손해 배상 2천만 원·벌금 300만 원과 징역 2년, 두 사건의 법적 판단을 비교한 본문 이미지

안민석 전 의원 사건은 민사와 형사를 나눠서 봐야 한다. 민사에서 확정된 2천만 원은 형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이다. 형사사건 1심의 벌금 300만 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또 형사 1심에서 재판부는 문제 된 발언 10개 가운데 1개만 유죄로 인정하고 9개는 무죄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숫자만 떼어 놓고 “왜 겨우 300만 원이냐”고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법원이 실제로 어디까지 형사책임을 인정했는지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민사상 2천만 원 배상 책임이 확정됐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법원이 이 사안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변희재 대표 사건은 더 무거운 결론으로 끝났다.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변희재 대표가 저서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JTBC가 태블릿PC를 조작해 최순실 씨 소유물처럼 보도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인터넷 매체의 광범위하고 신속한 전파력, 그리고 언론의 지위를 이용해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배포한 점을 무겁게 봤고, 대법원도 그 판단을 유지했다.

바로 여기서 비교가 시작된다. 안민석 전 의원은 민사상 2천만 원 배상과 형사 1심 벌금 300만 원이었고, 변희재 대표는 징역 2년 실형이었다. 물론 두 사건을 같은 선에 세워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안민석 전 의원 사건은 형사 유죄 범위가 좁았고, 변희재 대표 사건은 반복 유포와 전파력이 핵심으로 문제 됐다. 그렇더라도 국민이 묻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같은 허위사실 유포 문제에서 왜 한쪽은 벌금형과 배상 책임에 그쳤고, 다른 한쪽은 실형까지 갔는가. 그 차이를 설명하는 기준이 분명해야 사법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도 줄어든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것은 단순한 호오가 아니다. 법원이 어떤 발언을 허위로 인정했고, 어디까지 형사책임을 물었으며, 반복성·전파력·사실 확인 부족을 어떻게 판단했는지가 핵심이다.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공적 공간에서 영향력이 큰 말을 한 이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 역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고 동일한 기준 아래 설명돼야 한다. 그것이 사법의 권위이고, 언론이 이 문제를 짚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민석 전 의원 사건은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다. 최종 형사 판단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이미 민사상 거액의 배상 책임이 확정됐고 형사 1심 유죄 판결까지 받은 인물이 반성 없이 다시 선거판에 나서는 모습은 국민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법적 책임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 해도 정치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까지 함께 미뤄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법적 판단의 빈틈으로 계속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적 신뢰는 그렇게 회복되지 않는다.

사법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존중은 침묵을 뜻하지 않는다. 같은 허위사실 유포 사건 앞에서 어떤 이는 실형을 살고, 어떤 이는 벌금형과 손해배상에 머문다면 국민은 그 차이가 무엇 때문인지 물을 권리가 있다. 법이 엄정했다면 그 엄정함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진영의 변호가 아니라, 같은 저울이 같은 무게로 적용됐는지에 대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