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래 기자 ㅣ 미디어원
서울 AI 허브가 체코 인공지능협회와 손잡고 국내 AI 스타트업의 유럽 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 서울시 AI 산업 육성의 핵심 거점인 서울 AI 허브는 지난 5월 7일 서울 양재동 메인센터에서 체코 인공지능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국 AI 산업 생태계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관 간 교류보다 실질적인 해외 진출 네트워크 확보에 의미가 있다. 유럽 시장은 기술력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 AI 규제, 현지 투자 네트워크, 산업별 파트너십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 AI 스타트업이 유럽에서 사업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 기관과의 연결, 투자자 접점, 공동 연구 기반이 필요하다.
서울 AI 허브와 체코 인공지능협회는 이번 협약을 통해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IR 행사와 투자 연계, 공동 연구 프로젝트와 사업 참여, 한국과 유럽 시장 진출 협력, 기관 간 네트워크와 행사·프로그램 연계 등을 추진한다.
체코 AI 협회, 유럽 진출의 현지 네트워크 역할
체코 인공지능협회는 체코의 AI 기업, 공공기관, 학계, 비영리기관 등이 참여하는 대표 AI 협회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400개 이상의 회원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AI 기술의 책임 있는 확산과 산업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체코는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와 맞닿은 중부 유럽의 산업 거점이다. 제조업과 공학 기반이 강하고, 유럽연합 시장과 연결되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한국 AI 기업 입장에서는 서유럽 주요국에 바로 진입하기 전, 중부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실증과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번 협약식에는 루카시 벤즐 체코 인공지능협회장 겸 체코 상공회의소 AI 분과 위원장, 크리슈토프 리글 체코 무역청 한국 지사장, 블라스티밀 유레츠카 체코 무역청 한국 사업 운영 담당 등이 참석했다. 이는 협력 범위가 단순 기술 교류를 넘어 산업·무역 네트워크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AI 스타트업,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시장 접점
국내 AI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 속도는 빠르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진입 장벽을 겪는다. 특히 유럽은 AI 규제와 데이터 보호 기준이 엄격하고, 산업별 고객 요구도 세분화돼 있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현지 파트너, 투자자, 공공기관, 연구기관과의 접점이 부족하면 사업화 속도가 늦어진다.
서울 AI 허브가 이번 협약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도 이 지점에 있다. 국내 AI 기업이 체코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서 투자자와 고객, 연구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IR 행사와 공동 연구, 프로그램 연계가 실제로 운영되면 스타트업은 단순 해외 전시 참가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
AI 산업은 이제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규제 대응, 데이터 협력, 산업별 적용 사례, 신뢰성 검증, 국제 공동 연구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 서울 AI 허브와 체코 인공지능협회의 협력은 국내 스타트업이 이런 복합 조건을 갖춘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한국과 체코, 양방향 AI 협력 가능성
이번 협약은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체코 AI 스타트업과 기관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거나, 한국 기업과 공동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함께 열어둔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통신, 플랫폼, 의료, 콘텐츠 분야에서 AI 적용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시장이다. 체코 기업에게도 한국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양국 간 AI 협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후속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기관 간 협약만으로는 시장 진출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어떤 분야의 기업을 연결할지, 어떤 투자자를 참여시킬지, 어떤 공동 연구 과제를 만들지, 어떤 실증 무대를 제공할지가 성패를 가른다.
따라서 이번 MOU의 가치는 협약서 자체보다 이후 실행력에 달려 있다. IR 행사, 공동 연구, 스타트업 매칭, 유럽 현지 프로그램, 한국 진출 지원 등이 구체화될 때 서울 AI 허브는 서울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힐 수 있다.
서울 AI 허브, 글로벌 AI 거점 경쟁에 올라서나
서울 AI 허브는 서울시가 양재 일대를 AI 특화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기관이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컨소시엄이 운영하며, AI 스타트업 지원, 인재 양성, 연구개발 협력, 글로벌 네트워킹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서울이 글로벌 AI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내 생태계 육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해외 연구기관, 투자자, 기업, 공공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이번 체코 인공지능협회와의 협약은 서울 AI 허브가 아시아권 협력을 넘어 유럽 AI 생태계와 직접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AI 산업은 기술 경쟁과 국제 협력이 동시에 진행되는 분야다. 미국과 중국의 대형 플랫폼 경쟁이 전면에 있지만, 실제 산업 적용은 각국의 스타트업, 연구기관, 산업별 고객, 공공기관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서울 AI 허브와 체코 인공지능협회의 협력이 실질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AI 스타트업에는 유럽 시장을 시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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