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듯이 경기도내의 진귀한 여행지는 추워지는 계절 , 진흙 속 진주처럼 꼭꼭 숨어 있다 . 여행지하면 차로 몇 시간 타고 휴게소에 들러 뜨끈한 우동을 먹어야 제 맛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 가까운 경기도에도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
특히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로 안보의식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요즘 , 이보다 더 좋은 ‘ 맞춤 여행지 ’ 는 없을 것이다 . 어린이들은 옛 조상들의 조국애를 느낄 수 있고 , 연인들에게는 산책하기에 적당한 데이트 코스이며 ,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장엄한 문화유산을 소개할 수 있는 곳 , 바로 경기도의 3 대 산성이다 .

세계가 관리하는 유산 , 수원 화성
경기도 수원은 갈비로만 유명하지 않다 . 경기도에 위치한 수원화성은 조선의 왕 정조가 뒤주 속에서 불운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가리기 위해 축성된 성으로 , 그만큼 애달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
지난 1997 년 일찌감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은 지역 사람들의 쉼터를 자처하며 어느새 수원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 하였다 . 서울을 대표하는 국보 1 호인 숭례문이 화마로 그 모습을 잃었지만 수원 화성은 아직도 굳건히 혹은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
그 옛날 군사 , 정치 , 행정적 목적까지 모두 충족시켜야 했던 화성의 건설에 당대 동서양의 과학과 기술의 성과가 총결집되었고 , 단원 김홍도를 비롯한 예술가 , 실학의 거두 정약용을 포함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 그 결과 화성은 근대 초기 성곽건축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고 지금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일부 파손된 부분을 ‘ 화성성역궤 ’ 에 따라 복원하여 당시 원형을 그대로 복원했다 .
또한 야간 조명을 설치하여 밤에는 화성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부각시켜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수원화성은 최근에 일본 , 중국관광객도 많이 오는데 그 이유는 이곳 화성행궁이 대표적 한류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 장소였기 때문이다 . 아직도 건물 저 어딘가에서 장금이가 임금님께 올릴 최고의 수라상을 내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만 같다 .
혼자 꼼꼼히 보려면 2 일이 걸릴 정도로 큰 수원 화성은 주변에 맛집도 많다 . 행궁에서 종로 3 거리 쪽으로 나와 우측으로 직진하면 팔달문이 보이는데 , 그 우측으로 보면 만두가계가 하나 있다 . 그런데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마치 햄버거를 먹는 듯 한 느낌이 든다 . 잘 익고 고기도 푸짐해서 한기로도 그만이다 .
수원화성은 또 성곽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테마별로도 색다른 멋이 있다 . 일년 내내 체험 , 관람 , 학습 등 의 기회가 주어지는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 새해 첫날 하루만 무료로 개방한다고 하니 이른 아침 해돋이가 지겨웠다면 이곳화성에서 뭔가 색다른 것도 좋을 듯하다 .

삼국시대의 거울 , 광주 남한산성
서울에서 동남방으로 약 24km 인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위치한 해발 약 460m 의 고원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요새지인 남한산성 . 그 역사가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백제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던 이곳은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막기 위해 높이 7.5m, 성 주위 9.5km 나 되는 국내 최고의 석성인데 이제는 천혜의 자연공원으로 탈바꿈 했다 .
인조 때부터 2 년 동안 축성 공사를 했고 산성 내에는 행궁을 비롯한 인화관 , 연무관 등이 차례로 들어서 수백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 이러한 문화유산은 1894 년에 산성 승번제도가 폐지되고 , 일본군에 의하여 화약과 무기가 많다는 이유로 1907 년 8 월 초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
옛날 백제 사람들에게 남한산성은 성스러운 대상이자 진산으로 여겨졌고 아직도 연간 200 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고 , 수도권 시민의 자연휴식처로 애용되고 있으며 , 계절마다 주변 자연과 어울리는 성곽이 단아하고도 묘한 매력을 뽐낸다 .
맑은 날 산 정상에 올라가면 서울시가 훤히 보이는데 , 안타깝게도 성능이 좋은 사진기를 가져가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남한산성은 또 서울도심과 가까워 등산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 요즘 둘레길의 원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코스별 난이도가 다양하고 정비도 잘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운이 좋으면 멸종위기 동물인 고라니도 볼 수 있으니 기대해보고 가자 .
행주대첩의 승리의 장 , 행주산성
앞선 산성들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면에서 가장 작은 고양시의 행주산성은 그러나 가장 치열했던 격전이 있었던 곳이다 . 얼마 전 이순신 동상이 대수술을 마치고 광화문에 복귀했다고 하는데 , 이순신이 해전의 귀재였다면 육지에서는 권율장군의 행주대첩을 빼놓을 수 없다 . 부녀자들이 치마를 이용해서 돌을 날라 유명해진 행주대첩의 승리의 기운은 이곳 행주산성에 고스란히 있다 .
당시에 왜군은 3 만여 병력으로 피습 , 여러 겹으로 성을 포위하고 총 9 차례에 걸쳐 종일토록 맹공격했다고 하는데 , 권율장군은 2 천여 명의 적은 인원을 가지고도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왜군과 맞섰고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였다 .
행주산성에 들어서면 먼저 권율장군의 동상이 보인다 . 동상을 지나 옆으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멀지도 않으며 오르막도 완만한 편이라 산책하기 좋다 . 또한 정상에 올라서면 한강과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 서울시내와 비교적 조용한곳을 찾고 있다면 행주산성이 제격이다 .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지만 , 옛날 전장에서 적에 맞서 싸운 장군들은 생각하면 마음만큼은 따듯하기만 하다 . 이 산성을 사시사철 지키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것을 생각하며 지금 북한의 위협 속에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을 생각한다면 추위는 쉽게 사그라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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